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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사우나에서 만난다. 사우나가 휴식 공간을 넘어 회복과 감각, 디자인이 어우러진 웰니스의 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도시에서 포착한 웰니스 공간 다섯 곳과 함께, 사우나가 집 안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흐름을 살펴본다.

 원형 조명을 중심으로 둥글게 벤치를 배치한 메인 사우나. © Félix Michaud

브랜드가 설계한 루틴, 리세스 × 이솝

요즘 사람들은 사우나에서 만난다. 사우나가 휴식 공간을 넘어 회복과 감각, 디자인이 어우러진 웰니스의 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도시에서 포착한 웰니스 공간 다섯 곳과 함께, 사우나가 집 안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흐름을 살펴본다. EDITOR 원하영 최근 글로벌 웰니스 신에서 사우나는 스파의 부속 시설을 넘어, 도시 한가운데서 몸의 리듬을 재정렬하는 루틴형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브랜드 역시 제품을 넘어 ‘컨디션’과 ‘머무는 경험’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웰니스를 확장하는 중이다. 이 흐름 속에서 캐나다 몬트리올에 웰니스 브랜드 리세스 Recess와 라이프스타일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 Aesop이 협업한 도시형 사우나가 문을 열었다. 방문객은 75분간 ‘서멀 서킷 Thermal Circuit’을 따라 사우나, 냉수욕, 휴식, 라운지를 순환하며 뜨거움과 차가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한다. 온도 변화는 리추얼이 되고, 사우나는 개인적 힐링을 넘어 공유 가능한 경험으로 확장된다. 공간 역시 이 순환을 시각화한다. 퓨처 심플 스튜디오가 설계한 원형 사우나는 오큘러스 조명과 계단식 벤치로 열의 중심을 만들고, 냉수욕 존은 블루 톤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최대 12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플런지 풀은 냉수욕을 개인적 도전이 아닌, 함께 감각을 환기하는 경험으로 만든다. 루틴의 종착지인 라운지에서는 아트 설치와 DJ 세트, 브레스워크 세션이 이어지며 휴식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겹친다. 이곳에서 사우나는 조용한 치유를 넘어 도시 안에서 감각과 관계를 회복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한다.

WEB www.recessthermalstation.com

거친 질감의 스톤월 너머로 이어지는 샤워실. © Félix Michaud
푸른 조명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콜드 플런지 룸. © Félix Michaud
카운터에도 세면대를 두어 이솝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다. © Félix Michaud
DJ 세션, 호흡 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라운지. © Félix Michaud

역피라미드 구조의 조명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하는 솔트 풀 © Adrian Gaut

대도시 속 몰입형 성소, 배스하우스

바쁜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휴식은 느긋한 쉼이 아니라, 과도한 디지털 자극과 속도감에서 의도적으로 차단되고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순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명상 앱이나 1인 웰니스를 넘어, 공간의 스케일과 건축적 힘으로 감각을 전환하는 장소가 요구된다. 이를 상징하는 사례가 뉴욕의 배스하우스 플랫아이언 Bathhouse Flatiron이다. 록웰 그룹이 설계한 이 사우나는 맨해튼의 오래된 주차장을 개조한 3개 층 규모의 공간으로, 문을 넘는 순간 도시의 소음과 속도가 단절된다. ‘영웅의 여정’이라는 콘셉트 아래 여러 포털을 지나며 사우나로 향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서사를 이룬다. 다양한 온도의 풀과 사우나, 스팀룸이 이어지고, 묵직한 소재와 조명이 동굴 같은 몰입감을 만든다. 특히 역피라미드 구조의 솔트 풀과 DJ 사운드가 더해진 아우프구스 세션은 이곳의 하이라이트다. 배스하우스를 더욱 도시적으로 만드는 지점은 에너지 활용 방식이다. 일부 온수 풀은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재활용해 데워진다. 보이지 않는 도시의 에너지를 회복의 자원으로 전환하며, 배스하우스는 도시형 웰니스 공간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선명하게 제시한다.

WEB www.abathhouse.com/flatiron

© Adrian Gaut
러시아식 사우나 반야. © Adrian Gaut
메탈릭한 마감으로 미래적 분위기를 완성한 라커룸 © Adrian Gaut
스팀룸은 천장과 벽면을 잇는 코너형 틈을 통해 빛이 들며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 Adrian Gaut
계단식 벤치를 배치해 65명 이상의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 사우나.

대형 커뮤니티 웰니스, 아크

지금 런던에서 가장 주목받는 웰니스 공간을 꼽자면 카나리 워프에 문을 연 아크 Arc 아닐까 싶다. 퇴근 후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펍에서 사우나로 이동한 지금, 아크는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이곳은 사우나를 개인적인 휴식이 아닌, 함께 완성하는 루틴으로 확장한 대형 커뮤니티 웰니스 공간이다. 전 소호하우스 디렉터와 신경과학 박사가 공동 설계한 아크는 영국 최대 규모급 사우나 & 웰니스 클럽으로, 현재 사우나 문화의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대형 사우나와 아이스 배스를 오가는 컨트라스트 테라피를 중심으로 호흡법, 사운드 테라피, 가이드 세션이 결합돼, 단순히 뜨거운 공간에 머무는 대신 몸의 반응과 회복 과정을 의식적으로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이 모든 과정이 혼자가 아닌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같은 온도, 같은 타이밍, 같은 호흡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리듬을 만든다. 공간 중심에 자리한 커뮤니티 라운지는 이 흐름을 자연스럽게 잇는 공간인데, 사우나와 냉수욕 사이에서 시선과 호흡, 대화가 자연스럽게 겹친다. 고요한 명상을 넘어 집단의 에너지와 동시성이 만들어내는 회복. 도시 속에서 몸과 관계의 리듬을 다시 조율하는, 런던식 ‘소셜 웰니스’의 새로운 모델이다.

WEB www.arc-community.com

테라코타 마감재와 자연 본연의 테이블, 메시 커튼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하는 중앙 라운지.
라커룸은 어두운 동굴처럼 블랙으로 마감해 대비감을 줬다.
단체 명상, 호흡법, 아로마테라피 등 다양한 사우나 세션을 제공한다.

사우나를 위해 떠나는 곳, CYCL

도쿄에서 차를 타고 약 2시간 거리의 야마나시현. 사이클 CYCL은 오직 사우나를 위해 일부러 이동해야 하는 목적지다. 온천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일본에서 이곳은 탕을 과감히 비우고, 90℃ 이상의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와 냉수욕, 휴식 공간만으로 구성된 극도로 단순화한 루틴을 제안한다. 경험의 중심은 물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과 시선의 방향에 있다. 아키히사 히라타가 설계한 건축은 ‘순환’을 테마로 열과 사람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최대 12명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로프트형 사우나에서는 뜨거운 돌에 물을 붓는 ‘뢰일리 Löyly’ 방식으로 습도를 조절하고, 천연 암반 지하수를 사용한 냉수욕이 선명한 온도 대비를 만든다. 마지막 휴식 공간에 이르면 후지산과 야마나카 호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대화는 줄고, 호흡과 시선은 자연으로 향한다. 일본식 미니멀리즘과 북유럽 사우나 문화가 만난 사이클은 온천과는 다른 방식으로, 도심을 벗어나 몸을 깨우는 사우나의 또 다른 선택지를 제안한다.

WEB cycl.co.jp

휴식 공간의 4면을 유리 통창으로 마감해 라운지에 앉아 후지산과 호수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메인 사우나는 뜨거운 돌에 물을 부어 습도를 조절하는 뢰일리 방식으로 운영된다.

헬싱키 아치펠라고 해안가에 독채 캐빈으로 운영 중인 마야마야.

북유럽 오프그리드 사우나, 마야마야

핀란드의 사우나는 여전히 자연 가까이에 있다. 빠르게 소비되지 않는, 사우나의 원형에 가까운 풍경이다. 헬싱키 도심에서 자전거로 30분 거리, 아치펠라고 바다를 마주한 마야마야 Majamaja는 전기와 수도, 네트워크에서 벗어난 오프그리드 캐빈이다. 북유럽 사우나 문화가 전제해온 삶의 리듬을 숙박 단위로 확장한 공간이다. 리토우 아키텍츠에서 설계한 이 캐빈은 중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조립식 목재 패널로 현장 시공됐다. 전원적 풍경 속 미니멀한 우드 건축과 친환경 기술을 결합해, 도시를 떠난 휴식의 밀도를 극대화한다. 전통 핀란드식 사우나 이후 곧바로 바다로 들어가는 해수욕은 이곳 웰니스 경험의 핵심이다. 인공 냉수풀 대신 자연 그대로의 바다에 냉각 장치가 있다. 사우나가 더 이상 실내 시설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과 고립과 회복을 아우르는 하나의 생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WEB majamaja.com

따뜻한 원목으로 마감한 객실 내부.
객실에서 테라스를 통해 바다와 바로 연결된다.

etc. 프리미엄 홈 사우나 브랜드 리스트

럭셔리 웰니스 파빌리온, 클라프츠

홈 사우나가 하나의 인테리어로 자리 잡는 시대, 글로벌 사우나 브랜드 클라프츠 Klafs는 ‘S11’을 통해 사우나를 기능적 설비에서 감각적인 디자인 오브제로 끌어올린다. 포르쉐 디자인 스튜디오 Studio F. A. Porsche와 협업해 완성한 S11은 집 안에 들이는 개인 웰니스 파빌리온에 가깝다. 프레임리스 글라스와 떠 있는 듯한 벤치, 일본 와시를 연상시키는 벽면 등 절제된 디테일이 공간에 긴장감을 더한다. 여기에 빛과 색, 사운드를 조합한 세레모니 프로그램이 더해져 단순히 땀 흘리는 공간을 넘어 감각을 조율하는 리추얼로 확장된다. 욕실이나 지하에 머물던 사우나를 거실과 정원, 생활 공간의 중심으로 끌어온 점은 현재 홈 웰니스 트렌드를 정확히 짚는다. WEB www.klafs.com

일상의 웰빙, 콜러

프리미엄 키친 배스 브랜드 콜러 Kohler가 홈 웰니스 영역으로 사우나 라인을 확장하며 실내용 사우나 ‘C1’ 선보였다. 욕실은 물론 거실, 정원 등 다양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디자인으로, 사우나를 일상의 루틴으로 끌어들인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와 마감이 특징이며, 내부는 스칸디나비안 스프루스로 마감해 편안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2인부터 5인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구성돼 개인 휴식은 물론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하는 공유 웰니스도 가능하다.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시스템과 아웃도어 모델 ‘C2’까지 더해, 콜러는 집 안팎을 아우르는 일상적 웰니스 환경을 제안한다.

WEB www.kohler.com

융합형 홈 스파, 에페

사우나를 즐기는 이들의 취향과 웰니스 프로그램이 점점 구체화되면서, 홈 사우나 역시 단일 기능을 넘어 여러 요소를 통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사우나 브랜드 에페 Effe의 ‘로지카 플러스 Logica Plus’는 사우나와 전통 터키식 증기실 하맘, 욕실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홈 스파 시스템이다. 전통적으로 분리되어 있던 웰니스 공간을 하나의 연속된 동선으로 설계해, 체험 간 단절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벼운 샌드 알루미늄 프레임이 전체 구조를 감싸고, 세 공간은 투명 유리벽과 수평 거울 요소로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기능은 나뉘어 있지만 하나의 장면처럼 인식되며, 열과 습도와 시선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내부에는 열 처리된 아스펜 우드와 얇은 그레스 포셀라노 타일을 사용해, 기능적인 구조 위에 모던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WEB www.effe.it

열의 흐름을 고려한 사우나, 마루니

일본 가구 브랜드 마루니 Maruni는 100년 넘게 쌓아온 목공 기술을 바탕으로 ‘쿠푸 사우나 Kupu Sauna’ 선보였다. 전통적인 배럴형 사우나는 공간 활용 면에서 제한이 많고, 열 흐름이 중앙으로만 모인다는 점을 보완해 하프 돔형 구조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열이 위로 상승하는 특성을 고려해 좌석 위치에 따라 체감 온도가 달라지도록 설계됐으며, 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형태가 열과 증기의 순환을 최적화한다. 손잡이와 벤치 등 세부 요소까지 섬세하게 마감해 가구 브랜드다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벽면에 밀착 설치하거나 두 개의 반쪽을 결합해 확장할 수 있어, 작은 거실이나 테라스에도 유연한 배치가 가능하다.

WEB sauna.maru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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