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이번 셀린 겨울 쇼에 아주 커다란 ‘가구 음악’이 등장했다. 조각과 스피커의 융합을 시도하는 마테오 가르시아Matéo Garcia의 작업물이다.

음악은 가구와 같다던 에릭 사티의 말은 어디에나 자주 인용된다. 그것은 사티가 생활비를 위해 몽마르트의 카바레 ‘검은 고양이(Le Chat Noir)’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비롯된 것으로, 손님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의 연주에 굳 귀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그의 여유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잔잔한 배경 음악이 되어 공간의 공기를 흐트러뜨리지도, 주도하지도 않고 그저 거기 있어주는 가구로서의 음악을 추구한 것이다. 덕분에 음악은 무형의 카타르시스적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가구’라는 개념으로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되었다.

프랑스 학술원Institut de France에서 열린 셀린 겨울 2026 쇼

그렇다면 셀린 겨울 쇼에 등장한 이 커다란 스피커의 존재감은 어떻게 보아야할까? 에릭 사티의 말대로 가구로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컬렉션 피스를 입고 런웨이를 누비는 모델들만큼이나 눈에 띄었다.

셀린 패션쇼에 등장한 스피커. 이미지 출처 @hifi.retro

조형미가 돋보이는 세 가지 스피커는 이번 쇼를 위해 특별히 마테오 가르시아Matéo Garcia가 디자인한 사운드 오브제다. 마테오 가르시아는 사운드 시스템을 다루기 전, 제품 디자이너로서 오브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으며, 스피커에서 완벽한 오브제의 가능성을 발견했. 2024년 9월, 건축가 마르셀로 줄리아와 함께 마테오 가르시아 오디오(Matéo Garcia Audio)를 창립해 공간과 문화 프로젝트를 위한 맞춤형 사운드 시스템을 설계하고 제작한다.

이번 셀린 쇼는 공간과의 조화를 이루는 스테레오 시스템을 쇼 자체의 오브제 피스로 내세웠고, 거기서 더 나아가 옷과도 결합시켰다. 이는 쇼를 보는 이로 하여금 옷이라는 아이템에 시선을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소리까지 입은 듯한 감각까지 연출한 것이다. 스피커는 런웨이의 배경인 동시에 컬렉션의 일부였고, 음악은 공기 중에 흐르는 것을 넘어 공간 자체의 질감이 되었다. 패션이 시각과 촉각의 언어라면, 이번 쇼는 거기에 청각이라는 차원을 더했다. 사티가 ‘가구로서의 음악’을 말했다면, 이번 셀린은 ‘옷으로서의 음악’을 들려준 것이나 다름 없다.

Updated viewCount. Affected rows: 1 Updated viewCount. Affected rows: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