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막상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질 때가 있습니다. 뉴욕 맨해튼에서 차로 두 시간 정도 달리면 그런 고민이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덴마크 디자인 브랜드 빕 Vipp이 뉴욕 업스테이트 럼벌랜드에 선보인 첫 미국 게스트하우스, 빕 파빌리온입니다. 빕이 약 10년 전부터 이어온 독립형 건축 스테이 중 15번째 프로젝트이기도 하죠.

덴마크에서 시작된 빕은 원래 휴지통 하나로 출발한 브랜드입니다. 지금은 키친, 가구, 조명까지 확장됐고, 최근에는 공간 자체를 다루는 방식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빕 파빌리온 역시 그 흐름 안에 있습니다. 제품을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서 직접 머물며 경험하게 하는 방식이죠.


커다란 연못을 끼고 있는 이 게스트하우스는 깊은 숲 속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죠. 이곳의 설계를 맡은 존스턴 마클리의 샤론 존스턴은 “처음에는 연못 위의 돌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입체적인 형태가 드러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걸음을 옮길수록 형태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뀝니다. 두 개의 타원형 구조가 맞물려 있고, 매끈한 스터코와 세로 결이 살아 있는 표면이 빛에 따라 다르게 반응합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한층 더 차분해집니다. 벽과 천장은 흙을 바른 듯한 질감이고, 색은 과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눌러둔 모습. 거실 한가운데에는 원형 천창 아래 빕의 V3 키친이 자리합니다. 이 집의 중심이 되는 공간이죠. 그 앞에는 연못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큰 유리창이 이어져,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시간의 흐름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창을 열면 바로 숲이 맞닿는 침실 역시 최대한 담백하게 정리했습니다. 빕의 3세대 오너 소피 크리스텐슨 에겔룬드 Sofie Christensen Egelund는 “캣스킬에서 수많은 주말을 보내며 이곳에 게스트하우스를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말처럼 거리적으로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환경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죠.








조경은 래리 위너 랜드스케이프 어소시에이츠가 맡아 토종 식물과 그린 루프를 적용했고, 건축이 주변 환경과 끊기지 않도록 이어줍니다. 이 게스트하우스는 특별히 무언가를 하라고 유도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내려놓게 되고, 시선은 바깥으로 향하게 되죠. 자연 안에 머무르는 감각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은둔형 리트릿, 빕 파빌리온에서의 하룻밤을 꿈꿔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