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름하다, 모양새가 나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모임이나 외식 장소로 외면당했던 밥집이 변하고 있다. 양식 레스토랑 못지않은 분위기와 다이닝을 표방한 건강한 맛, 신년 모임 장소로도 훌륭한 음식점 여섯 곳을 소개한다.
다이닝 떡볶이
칠레의 유명 작가인 이반 나바로부터 김덕기, 박항률 등 국내 작가까지 총 1억원이 넘는 작품으로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다이닝 떡볶이’. 한껏 힘을 준 공간처럼 길거리 음식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떡볶이를 일품 요리로 변신시킨 광교의 맛집이다. 인공 첨가물을 뺀 100% 천연 재료로만 만드는 즉석 떡볶이는 한 달에 한 번 직접 구해오는 속초산 북어, 완도산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 설탕 대신 양배추와 양파로 단맛을 내고 고추장 외엔 소금도 쓰지 않는다. 그래서 오래 끓여도 짜지 않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 순한 맛이 좋아 임산부나 민감성 피부를 가진 단골이 있을 정도다. 대표 메뉴로는 아침마다 공수한 생물 해산물을 푸짐하게 넣은 ‘해물 떡볶이’와 배로 단맛을 낸 ‘한우 불고기 떡볶이’. 유기농 와인과 유기농 콜라 등의 엄선된 음료도 있다.
ADD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264-2
TEL 031-246-3985
MENU 해물떡볶이(1인분) 1만4천원, 불고기 떡볶이(1인분) 1만2천원
알라면
프렌치 레스토랑 ‘르꼬숑’의 정상원 셰프가 문을 연 라면 가게. 시판 봉지 라면에 특제 육수와 갖은 채소, 해산물을 더한 라면을 맛볼 수 있다. 메뉴는 ‘해물신라면’ 단 한 가지. 렌틸콩과 병아리콩 등 5가지의 콩과 채소에 와인비네거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가 애피타이저로 제공된다. 라면에는 게, 홍합 등의 싱싱한 해물을 장시간 끓여 만든 육수와 직접 빻은 고추를 넣어 얼큰하면서 개운한 맛이 특징. 숙주, 부추, 양배추를 생으로 넣어 아삭한 식감을 더했다. 밀맥주와 라거 등의 독일 맥주도 있어 라면을 안주 삼아 술 한잔 즐기기에도 좋다.
ADD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11-5
TEL 02-6097-1300
MENU 해물신라면 8천5백원, 독일 밀맥주 바이젠 5천원
의기투합
병과점 ‘합’의 신용일 셰프가 차린 한식당 ‘의기투합’. 조미료의 힘을 빌리지 않고 매일 새벽에 공수하는 재료로 만든 콩나물밥과 육개장이 대표 메뉴다. 밥과 콩나물을 각각 따로 조리한다. 차진 밥에 아삭한 콩나물을 올리고 다진 파를 넣은 간장 양념장에 비벼 먹는 ‘콩나물비빔밥’은 담박하면서 슴슴한 맛이 좋다. 또 부챗살로 낸 육수에 대파와 버섯을 듬뿍 넣은 ‘대파육개장’은 달큰하면서 깊은 감칠맛이 좋아 식사는 물론 안주 메뉴로도 인기다. 당일 공수한 생물 대구로 만든 생선전과 갈빗살을 다져 만든 떡갈비, 효소가 살아 있는 약주도 있어 추운 겨울철 헛헛한 속을 달래기 그만이다.
ADD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3-3 1층
TEL 02-511-3792
MENU 콩나물비빔밥 6천원, 대파육개장 7천원, 약주(1잔) 3천5백원, 약주(주전자) 2만5천원
배러댄비프
삼겹살을 스테이크만큼 우아하게 즐길 수 있는 ‘배러댄비프’. 프렌치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고풍스런 공간에 10년간 삼겹살집을 운영한 대표의 내공이 더해졌다. 주문과 동시에 구워서 나오기 때문에 옷에 냄새가 배일 걱정이 없다. 어린 돼지를 습식, 건식, 마리네이드 등의 방법으로 10일간 숙성시켜 누린내가 나지 않고 육질이 연한 것이 특징. 여기에 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은 특제 양념으로 감칠맛을 더했다. 대표 메뉴로는 과일과 허브로 숙성한 삼겹살을 그릴에 구운 ‘오리지널 그릴드 삼겹살’과 오징어 먹물로 양념한 삼겹살구이에 새송이 크림소스를 곁들인 ‘다크나이트’. 자체 개발한 막걸리 10종을 즐길 수 있고 그중 ‘리코타드림막걸리’를 주문하면 아침에 만든 따끈한 리코타 치즈가 함께 나온다. 10인석 룸이 있어 단체 모임을 갖기에도 좋다.
ADD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14-9
TEL 02-3446-0400
MENU 오리지널 그릴드 삼겹살(2인분) 1만9천원, 다크나이트(2인분) 2만5천원, 리코타드림막걸리 1만2천원
월향
전국 곳곳의 장인이 만든 막걸리를 선보여 식도락가는 물론 해외 관광객이 즐겨 찾기로 유명한 막걸리집. 당도를 높이기 위한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누룩의 함량을 높인 전통 막걸리로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 전북 정읍의 송명섭 장인이 만든 막걸리, 지리산 청학동의 최 참판댁에서 만든 악양막걸리, 허영만 화백의 <식객>으로 알려진 충북 진천의 덕산막걸리 등이 있다. 여기에 묵은지로 감싼 돼지고기 등심의 ‘묵은지 탕수육’, 통영산 굴을 듬뿍 넣은 ‘굴어묵탕’ 등의 한식 안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오후 4시 이전에 방문해 오후 6시까지 주문할 경우 지역별 막걸리를 모두 반값에 즐길 수 있다.
ADD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2-13
TEL 02-794-9202
MENU 묵은지 탕수육 1만9천원, 굴어묵탕 2만8천원, 양파 동그랑땡 2만원, 현미막걸리(700ml) 1만원, 지역 막걸리 8천~1만원대, 프리미엄 막걸리 1만~2만원대
장이오
오랜 연구를 거친 특제 장을 사용해 조미료 없이 깊은 맛의 된장찌개를 선보이는 ‘장이오’. 합천에서 참나무 장작과 가마솥을 이용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저염 된장을 쓴다. 또 각종 채소와 건어물을 넣고 5시간 이상 끓인 후 하루 동안 숙성시킨 육수를 사용해 구수한 맛을 낸다. ‘김치장이오’라는 된장찌개는 해남산 고춧가루가 들어간 묵은지와 청양고추를 넣은 부산 어묵을 넣어 얼큰한 맛이 좋다. 이 밖에 해산물과 차돌박이를 넣은 된장찌개는 물론 된장 육수에 삶아 육질이 부드럽고 쫄깃한 돼지고기 보쌈도 맛볼 수 있다.
ADD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21-9 지하 1층
TEL 02-3473-1025
MENU 김치장이오 9천원, 보쌈(중) 2만8천원
에디터 이경현 | 어시스턴트 에디터 권민지 | 포토그래퍼 신국범 · 안종환 · 이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