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맛집 리뷰 #성수동

메종 에디터들의 내돈내산 성수 맛집 방문기

메종 에디터들의 내돈내산 성수 맛집 방문기

오랜 시간 굳건히 성수동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 두 곳과 따끈따끈한 오픈 소식을 알린 음식점 두 곳을 다녀왔다. 에디터들의 내돈내산, 성수동 스폿 리뷰.

합리적인 가격의 솥밥 요리, 성수만학

굳이 여러 밑반찬을 차려 먹을 필요도, 메인 음식이 없어도 충분히 든든해서일까 신선한 재료를 듬뿍 넣어 고슬고슬 지은 솥밥을 좋아하는 편이다. 20~30대가 즐겨 찾는 성수동은 한식보다는 와인 바와 양식, 퓨전 음식점이 많은 편인데, 솥밥집이 오픈했다는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갔다. 발길을 끊은 지 조금된 성수동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였다. 따뜻한 솥밥과 함께 정갈한 메인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성수만학. 메인 요리에 버금가는 가격의 솥밥을 따로 주문해야 하는 여느 음식점과 달리 성수만학은 1인 1메인 요리를 선택하면 4가지 솥밥 중 2인 1택, 4인 2택이 가능하다. 물론 밑반찬과 국물까지 함께 제공된다. 솥밥은 전복버섯 솥밥, 차돌박이마늘 솥밥, 새우버터 솥밥, 도미 솥밥으로 총 4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차돌박이마늘 솥밥과 메인 요리로는 제주돔베고기와 일품 갈치조림을 주문했다. 우선 가장 기대했던 차돌박이마늘 솥밥은 기대가 컸기 때문인지 실망스러웠다. 사실 고기나 생선 특유의 기름진 냄새와 비린내에 남들보다 무딘 편인데도 한입 넣자마자 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건지, 조리 방식의 문제인지 기름진 냄새가 심하게 올라왔다. 기름진 차돌박이를 좋아해서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다행히 제주돔베고기는 별다른 잡내가 없으며 갈치조림 역시 적절한 간으로 담백하게 맛볼 수 있었다. 모두에게 익숙한 집밥 같은 메뉴이기에 놀라울 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성수동을 좋아하는 10~20대의 어린 친구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솥밥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instagram @manhak_official
editor 원지은

 

찐친과 성수동에 갔다면, 외가집

화려하고 트렌디한 메뉴도 좋지만 편한 사람과 밥을 먹을 때는 오히려 음식 맛에 집중할 수 있어 맛집을 더 찾게 된다. 그런 사람과 성수동에 갔다면 외가집을 추천한다(외갓집이 아닌 외가집으로 표기돼 있다). 맞은편이 성수동의 유행을 이끈 오르에르여서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성수동에서 와인이나 사케가 아니라 소주를 찾는 이들에게 잘 알려진 이 동네의 터줏대감이다. 연식이 있어 보이는 간판만 봐도 알 수 있듯 2대째 운영 중이라고 한다. 메뉴는 갈매기살, 항정살, 삼겹살, 매운 항정살. 자리를 잡으면 연탄불을 올려준다. 평일 오후 5시였지만 사람들로 금세 가득 찼다. 대부분은 갈매기살을 기본으로 시키고 다른 고기를 주문한다. 갈매기살, 항정살, 삼겹살을 1인분씩 주문했다. 드럼통 연탄불의 운치를 즐기며 고기를 구울 수 있어 좋았고, 기다리면서 맥주와 안주로 먹은 파채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외가집은 갈매기살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의외로 갈매기살은 평범했고 항정살이 발군이었다. 쫀득한 식감과 부드러움이 잘 어우러져 다음에 온다면 항정살만 시키고 싶을 정도. 파채에 싸서 한 점씩 먹다 보면 어느새 파채 리필은 필수다. 고기를 굽다 보면 진한 청국장 스타일의 찌개도 기본으로 나온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김치말이국수도 꼭 먹어볼 것. 평범해 보이지만 시원하고 달큰한 육수가 입가심으로 제격이고 간이 되어 있는 것 같은 면발도 계속 젓가락을 움직이게 만든다. 방문한 날은 비가 와서 앉지 못했지만 날이 좋다면 야외 좌석을 선택해보자. 지나다니는 패셔너블한 사람들 사이에서 연탄불에 고기를 굽는 재미가 쏠쏠하다.

tel 02-463-0748
editor 신진수

 

기억 소실 주의, 소문난 성수 감자탕

이상하리만치 술이 술술 들어가는 곳이 있다. 거리두기 시행 전 사시사철 24시간 운영되는 이곳 소문난 성수 감자탕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리 없듯 성수를 방문하는 술꾼이라면 쉬이 지나치기 힘들다. 그 덕에 얼굴이 시뻘개진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모든 원인은 바로 혀에 착 붙는 감칠맛의 국물 덕분이다. 잡내 없이 절로 해장이 될 것 같은 붉은 국물을 몇 번 떠먹다 보면 절로 소주를 주문하는 자신을 발견할 터. 2인 이상 방문할 경우 감자탕을 시킬 테지만, 몇 명이 가더라도 뚝심 있게 1인 1감자국을 시키는 편인데, 그 양 또한 심상치 않다. 당장이라도 넘칠 것 같은 양을 자랑하는 등뼈, 국물과 찰떡 같은 합을 자랑하는 야들야들한 고기는 점심에도 너끈히 생각나게 만들 만큼 양과 맛 모두 만족스럽다. 특히 고기는 연겨자와 송송 썬 청양고추, 양파를 넣은 양념장에 찍어 먹는 것을 권한다. 간혹 감자국을 먹고 싶은 날이면 을지로에 위치한 동원집과 함께 이곳을 강력히 주장하는 편이나 식사 시간대에는 줄을 설 만큼 많은 인원을 맞닥뜨릴 테니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식사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주문조차 북적북적한 소음에 묻히는 경우가 있으니 방문하고 싶다면 조금의 인내심을 탑재하도록 하자. 거창하거나 눈이 휘둥그래질 만큼 새롭고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불현듯 생각날 장소임에 틀림없다. 자신도 모르게 날씨 탓을 하며 동행인을 은근슬쩍 이곳으로 유도할지도 모를 테니까.

tel 02-465-6580
editor 이호준

 

퓨전 일식 다이닝, 진작 다이닝

성수의 메인 거리가 아닌 한쪽 골목에 위치한 진작 다이닝. 오래된 주변 건물 사이에 잘 다져진 주택이 화사하게 반기고 있어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긴 줄의 웨이팅은 필수지만 이 기다림이 괴롭지만은 않다. 웨이팅할 수 있도록 지붕 아래 긴 벤치가 마련되어 있고, 시원한 물과 부채가 제공된다. 이 작은 배려가 음식을 맛보기도 전 진작 다이닝에 대한 호감도를 상승하게 만든다. 기다림 끝에 레스토랑으로 입장하면 널찍한 공간이 외부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공장을 개조해 높은 천고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또 좌석 간격도 넓어 사람이 많은데도 한적하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메뉴는 일식을 재해석한 퓨전 음식을 맛볼 수 있는데 후토마키와 마제 파스타, 모둠 카츠를 주문했다. 개인적으로 D음식점의 후토마키를 좋아하는데 이를 능가하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다. 모둠 카츠는 등심과 안심, 새우튀김, 멘치카츠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데 그중 쉽게 접할 수 없는 멘치카츠에 손이 자꾸 갔다. 함께 나오는 콘슬로우와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입에서 살살 녹더라. 마제 파스타는 소스만 먹었을 때는 맛있었지만 일반 파스타 면과는 잘 어우러지지 않아 아쉬웠다. 또 이곳의 시그니처 주류인 춘하추동은 매장에서 제철 과일로 직접 만든 담금주인데 500ml 병으로 판매한다. 남은 술은 외부 반출이 불가해 혼자 마시기 부담스러워 주문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시도해보고 싶다.

instagram @jinjak_dining
editor 권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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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OF SEASON

향과 맛 그리고 분위기까지 책임질 애호박, 홍합, 복숭아 요리 레시피 리스트

향과 맛 그리고 분위기까지 책임질 애호박, 홍합, 복숭아 요리 레시피 리스트

좋은 컬러, 향, 풍미 그리고 분위기까지… 시장에 가면 요리를 하고 싶어진다. 여기 소개하는 레시피와 노하우로 애호박, 홍합, 복숭아 요리를 해보자.

 

애호박 요리

애호박 샐러드와 피스타치오 페스토

6인분
 준비 시간 15분 난이도 쉬움 가성비 좋음

재료 길쭉한 애호박 6개, 드라이 염소 치즈 75g, 피스타치오 125g, 마늘 2쪽, 씨를 뺀 블랙 올리브 50g,
바질 1다발, 올리브오일 100ml,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애호박은 씻어서 꼭지를 자르고 얇게 슬라이스한다. 채칼을 사용해도 좋다.
바질 잎 3~4장은 장식용으로 준비한다. 피스타치오는 마른 팬에 2분간 노릇하게 볶는다.
2 푸드 프로세서에 마늘과 바질 잎, 피스타치오, 올리브오일을 넣고 갈거나 절구에 빻아서
부드러운 크림 형태로 만든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블랙 올리브는 모양을 살려 둥글게 썬다. 샐러드 볼에 호박과 2의 소스를 넣고 섞는다.
치즈는 작게 잘라 샐러드에 뿌린다. 먹기 전 30분 정도 냉장고에 넣어둔다.

TIP 상추에 샐러드를 올리거나 올리브 빵을 곁들이면 좋다.
와인 페어링 Côtes de Provence Rouge

 

 


애호박 티앙 Tian

4인분 난이도 쉬움 준비 시간 15분 조리 시간 15분 가성비 좋음

재료 애호박 8개, 양파 3개, 마늘 2쪽, 달걀 2개, 잘게 간 페코리노 치즈 75g, 타임 3줄기, 오일·소금·후춧가루 조금씩

1 마늘은 다지고 양파는 얇게 슬라이스한다. 냄비에 오일 2큰술과 함께 넣고 10분간 익힌다.
2
오븐은 180°C로 예열한다. 애호박은 씻어 껍질과 함께 길게 슬라이스한다.
그라탱 몰드 바닥에 양파와 마늘을 깔고 슬라이스한 애호박을 올린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타임을 뿌린다.
볼에 달걀과 페코리노 치즈를 넣고 휘저은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달걀물을 호박에 붓고 오븐에서 15분 정도 노릇하게 익힌다.

와인 페어링
Tavel Rose(Provence)

 

PLUS RECIPE

애호박 2개를 채칼을 이용해 긴 끈 모양으로 자른다. 오이 1개는 껍질을 벗기고 돌려 깎아 기다란 끈 모양으로 만든다. 접시 4개에 호박 끈을 5개씩 놓고 잘게 부순 핑크 페퍼콘과 타임을 약간씩 올린다. 그 위에 오이끈 4개를 바둑판모양으로 올린 다음 다시 타임과 핑크 페퍼콘을 살짝 뿌린다. 마지막으로 호박 끈 3개를 얹는다. 올리브 오일을 뿌린 다음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해서 차게 먹는다.

 

 


홍합 요리

코코넛 밀크와 커리 홍합

4인분
준비 시간 15분 조리 시간 15분 난이도 쉬움 가성비 좋음

재료 홍합 1L, 토마토 1개, 생강 1톨, 셜롯 1개, 레몬 그라스 1줄기, 카피르 라임 잎 3장, 코코넛 밀크 250ml,
올리브오일 2큰술, 커리 1큰술, 고춧가루 1꼬집,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홍합은 충분히 해감한 다음 씻는다.
2 생강, 셜롯, 레몬그라스는 껍질을 벗겨 슬라이스한다.
큰 냄비에 넣고 5분간 노랗게 굽는다. 토마토는 껍질을 벗겨 가운데 과육을 제거하고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다.
3 냄비에 카피르 라임 잎과 토마토를 넣은 다음 홍합을 넣고 커리와 고춧가루를 뿌린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코코넛 밀크를 붓는다.
홍합이 입을 벌릴 때까지 익히면서 고루 섞는다. 홍합이 익으면 바로 먹는다.

와인 페어링
Gewurztraminer D’Alsace

 

 


홍합 스파게티

4인분 준비 시간 15분 조리 시간 15분 난이도 쉬움 가성비 좋음

재료 스파게티면 500g, 홍합 1L, 빨강 피망 1개, 양파 1개, 마늘 2쪽, 바질잎 3장, 차이브 잎 10장, 화이트와인 50ml, 올리브오일 4큰술,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홍합은 충분히 해감한 다음 잘 씻는다. 빨강 피망은 씨를 제거하고 큐브 모양으로 썬다.
양파는 잘게 자르고 마늘은 다진다.
2 냄비에 올리브오일 2큰술을 두르고 양파, 마늘, 피망을 넣고 10분간 노릇하게 볶는다.
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스파게티 면은 조리 시간대로 익히는데, 1분 전에 불을 끄고 그대로 둔다.
냄비에 홍합을 넣고 화이트 와인을 부은 다음 홍합이 입을 벌릴 때까지 익히면서 잘 섞는다.
냄비에 스파게티 면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고 잘 섞는다.
허브를 잘게 잘라 냄비에 넣고 고루 섞어 뜨거울 때 낸다.

와인 페어링 Côtes-du-jura Blanc


PLUS RECIPE

아몬드 버터를 채운 홍합 4인분

홍합  24개를 충분히 해감해서 씻는다. 큰 냄비에 홍합을 넣고 센 불에서 2분간 가열하면 홍합이 입을 벌리는 데 푹 익히지는 않는다. 잘게 자른 셜롯 2개와 마늘 3쪽, 버터 150g, 바질 잎 5장을 넣고 섞는다. 아몬드 파우더 100g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오븐은 240°C로 예열한다. 홍합은 살을 분리해서 껍데기 하나에 담는다. 만들어놓은 속을 홍합 껍데기에 채우고 그라탱 접시에 담는다. 오븐에서 5분간 익힌 다음 뜨거울 때 먹는다.

 

 


복숭아 요리

복숭아를 곁들인 오리 가슴살 꼬치

4인분 준비 시간
20분 조리 시간 10분 난이도 쉬움 가성비 좋음

재료 오리 가슴살 2조각, 황도 3개, 로즈마리 1줄기, 꿀 50ml, 간장 2큰술, 포트와인 2큰술, 소금 · 후춧가루 조금씩

1 오리 가슴살은 기름을 제거하고 큼직하게 잘라 오목한 접시에 담는다. 꿀과 포트와인, 간장을 섞어 뿌린다.
로즈마리를 올리고 1시간 동안 재운다.
2 복숭아는 씻어서 껍질째 4등분한다. 나무나 쇠 꼬치에 오리 가슴살과 복숭아를 번갈이 꿴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3 꼬치를 그릴에 10분간 굽는다.
굽는 동안 작은 냄비에 오리 가슴살에 뿌리고 남은 소스를 넣고 5분간 졸인 다음 구운 꼬치에 바른다.

와인 페어링
Saint-emilion Grand Cru(Bordeaux)

 

 

복숭아와 여름 과일 샐러드

4인분 준비 시간 15분 난이도 쉬움 가성비 좋음

재료 백도 3개, 황도 3개, 라즈베리 125g, 커런트 125g, 루바브 1줄기, 라임 1개, 민트 2줄기

1 루바브와 복숭아는 껍질을 벗기고 막대 모양으로 자른다.
2 커런트는 한 알씩 뗀다. 라즈베리는 반으로 자른다.
3 민트는 잘게 자른다. 라임은 반을 제스트를 만들고 나머지는 즙을 짠다.
4 준비한 과일에 라임 제스트, 라임즙, 민트를 넣고 살살 섞는다.
5 냉장고에 1시간 이상 넣어둔 다음 먹는다.

TIP 비스킷을 곁들여도 좋다.
와인 페어링 Cremant de Bourgogne Rose

 

PLUS RECIPE

버베나에 절인 복숭아와 라즈베리 6인분

작은 냄비에 물 200ml를 붓고 데운다. 설탕 100g과 버베나 잎 1줌을 넣은 다음 2분 지나 불을 끄고 버베나를 우린다. 백도 6개는 껍질을 벗기고 큼직하게 자른 다음 라즈베리 400g을 넣고 살살 섞는다. 그 위에 식힌 버베라 우린 물을 붓고 잘게 자른 민트잎 2개 분량을 넣는다. 과일을 넣고 냉장고에서 30분이상 숙성시킨 다음 먹는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로랑 루브래 Laurent Rouvrais

stylist

세브린 오게 Severine Auge

recipe

므뉘 요바노비치 Menut Yovanovi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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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맛집 리뷰 #용산

메종 에디터들의 신용산과 삼각지의 내돈내산 핫 스폿 방문기

메종 에디터들의 신용산과 삼각지의 내돈내산 핫 스폿 방문기

오래된 골목과 건물 사이에 보물 같은 장소가 곳곳에 자리한 신용산과 삼각지를 찾았다. 에디터들의 내돈내산, 핫 스폿 리뷰.

골목 안 내추럴 와인바, NM

두 번이나 예약을 시도한 끝에 방문하게 되었지만 근처를 돌아다녀도 쉽사리 찾을 수 없어 동행인과 15분가량을 헤맸다. 검색을 하고 나서야 간신히 샛길처럼 난 골목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잔뜩 약이 오른 상태였지만, 테이블에 놓인 손편지를 보니 그새 마음이 풀렸다. 물어보니 예약자 한정으로 약간의 사담과 고마움이 담긴 편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내추럴 와인을 판매하는 NM은 미리 찾아본 후기에는 어마무시한 와인 리스트 때문에 고르기가 어렵다고 했지만, 막상 열어보니 화이트와 레드로 구분된 두어 장 정도의 리스트업 밖에 없어 처음에는 선택지가 한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내추럴 와인을 처음 즐기는 동행인을 위해 세심하게 질문했던 직원의 배려가 더 큰 기억으로 남았지만. 레드와인 한 병을 주문하고 꽃문어와 추천 받은 셀러리악 퓌레를 곁들인 이베리코 뼈등심을 주문했다. 꽃문어는 조금 질긴 편인 데다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꽃 장식 때문에 계속 손이 가진  않았다. 다만 겉만 바싹 익힌 두툼한 두께의 이베리코 뼈등심은 육즙과 퓌레가 좋은 합을 이뤄 만족스러웠다. 와인과의 페어링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라이트한 타닌감의 와인을 주문했기에 조금 더 묵직한 풍미의 와인을 시켰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instagram @nm.seoul

editor 이호준

 

 

북유럽 가정식 브런치, 바통 밀카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장대비가 내리던 날, 용산 골목을 뚫고 도착한 브런치 카페 바통에서의 식사는 꽤 만족스러웠다. 용리단길이라 불리며 용산과 신용산 쪽으로 브런치 카페와 맛집이 우후죽순 생겨났는데, 나의 위시리스트에 올라있던 바통 밀카페. 주말에는 웨이팅이 엄청 길다는 소문을 듣고 늦은 오후 4시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들렀다. 바통의 메뉴는 각종 샌드위치와 토스트, 샐러드, 음료 등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북유럽 가정식으로 구성된다. 비를 쫄딱 맞아 추웠던지라 먼저 오늘의 수프인 옥수수 수프로 몸을 데웠다. 고소하고 달달한 옥수수 수프는 길쭉한 바게트와 함께 나와 허기진 배를 잠재우기 좋았다. 메인으로는 바통 클럽 샌드위치와 바통 슈카를 주문했다. 부드러운 브리오슈 번과 서니사이드 업한 달걀프라이, 치즈와 닭가슴살, 베이컨 등으로 구성되었지만 식재료가 신선해서인지 깔끔해서 좋았다. 영어로 에그인 헬, 아랍에서는 샥슈카라 불리는 슈카는 짭조름한 고기 소스에 빵과 수란, 샐러드를 곁들여 담백한 클럽 샌드위치와 함께 먹기 좋았다. 거창하게 화려하거나 놀라울 만큼 맛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맛조차 내지 못하는 브런치집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공간이 크지 않아 테이블 간의 간격도 좁은 편이지만 통유리를 통해 햇살이 환하게 들어와 여유로운 주말 브런치를 즐기기에 좋을 듯하다. 주말은 예약 불가이며 평일에는 3인 이상만 예약이 가능하니 참고할 것.

instagram@baton_mealcafe

editor원지은

 

 

슴슴한 맛의 피자를 좋아한다면,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

이탈리아 현지 피자 맛을 구현한다는 소문이 자자한 포카치아 델라 스트라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무더운 날씨에 웨이팅은 없었지만 여전히 북적거렸다. 포카치아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빵 가운데 하나로 밀가루와 이스트를 넣고 구운 평평한 빵을 일컫는다. 포카치아 델라스트라다는 빵에 각종 토핑을 얹은 다양한 맛의 포카치아 피자를 판매한다. 가장 잘 알려진 마르게리타를 비롯해 꼬또와 풍기, 베르두레, 쥬키니 앤초비와 고르곤졸라 피칸테, 브로콜리와 샬치샤를 하나씩 주문했다. 주문하면 따뜻하게 데워져 나오고 직사각형의 피자를 원하는 대로 잘라먹을 수 있도록 작은 집게와 가위를 준다. 맛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평범했다. 미국식 피자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건조하고 담백한 포카치아 도우가 밍밍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어깨햄과 버섯이 들어간 꼬또와 풍기 그리고 각종 채소를 올린 베르두레는 짭쪼름한 맛이 감돌아서 손이 많이 갔다. 나머지는 무난한 맛. 또 같이 곁들일 만한 음료 메뉴가 있는데 동행자가 주문한 아페롤스프리츠는 많이 달아서 피자와 함께 먹기에는 어울리지 않았고, 나는 페로니 맥주를 주문했는데 개인적으로 IPA나 골든에일같이 쌉싸름한 맛의 맥주를 주문할 수 있다면 피자의 풍미를 더욱 올려줄 것 같다.  2인용 테이블 5개가 전부인 좁은 가게이지만 상호 그래픽과 내부의 아기자기함이 로마의 어느 로드 피자집을 떠올리게 할 만큼 매력적이어서 여행이 어려운 요즘 시기에 외국 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를 내기엔 제격이다. 하지만 특별한 피자 맛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instagram @focacciadellastrada

editor 신진수

 

 

올데이 브런치&와인, 베르트

이국적인 테라스에 앉아 시큼한 내추럴 와인 한잔과 맛있는 음식으로 여름밤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었던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가장 먼저 마주한 베르트 직원들의 애티튜드가 그 후의 식사에 영향을 끼쳐 즐겁지 못한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캐주얼한 분위기라고는 하지만 캐주얼의 경계가 모호하게 다가왔다. 내추럴 와인과 올데이 브런치를 선보이는 베르트는 테이블링을 통해 저녁에 방문했다.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저녁보다는 낮에 브런치와 커피를 즐기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솔직히 저녁에는 브런치 메뉴가 솔깃하지 않더라. 와인을 보틀로 먹기에는 부담스러워 글라스 와인을 시켰는데, 컨벤션 와인이었다. 내추럴 와인을 기대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마지막 희망은 와인에 곁들일 음식이었다. 내추럴 와인은 아니지만 컨벤션 화이트 와인과의 마리아주를 기대했지만, 이 역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포르치니 버섯 리조토에 허브 소금에 염장한 오리다리 콩피와 샤워도우, 잠봉햄, 치즈, 모네소스, 달걀로 이뤄진 크로크마담을 주문했는데 가격 대비 평범한 맛이다. 특히나 오리 콩피는 3만원대의 가격을 감안하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레스토랑이 꽤 많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많았지만 삼각지의 힙한 분위기에 취하고 싶다면 한 번쯤 방문해도 좋겠다.

instagram @vert_629

editor 권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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