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하고 담백한, 완벽한 한입. 덴푸라 & 쿠시아게 오마카세 레스토랑 3곳.

네기도로

조린 무

연근

보리멸

표고새우
담백한 한입, 시라카와
제철 식재료로 선보이는 덴푸라 코스 요리를 가성비 넘치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시라카와. 갓 튀긴 덴푸라를 뜻하는 ‘아게타테’를 메인으로 한 캐주얼 오마카세 공간이다. 지난해 리뉴얼 오픈 후, 규모를 확장하고 가격은 3만원대에서 4만5000원으로 올랐지만, 그에 맞춰 메뉴도 새롭게 단장했다. 코스는 요리 2가지와 덴푸라 7종, 식사, 디저트로 구성되어 있다. 튀김만 계속 먹으면 물릴 수 있지만, 중간중간 요리와 입가심용 메뉴가 나와 균형을 잘 맞춰주었다. 먼저 후쿠오카식 참깨소스를 곁들인 숙성 사시미가 나왔는데, 고소한 소스가 입맛을 돋우며 식사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줬다. 이후 덴푸라 7종이 차례대로 서빙되었다. 새우, 브로콜리, 보리멸, 연근, 표고새우, 조린 무, 아나고로 구성된 덴푸라는 각각 개성 있는 맛을 자랑하며, 기름기가 적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시라카와의 시그니처 메뉴인 조린 무는 부드럽게 졸인 무를 튀겨 바삭한 식감을 더하며, 짭짤한 간이 인상적이었다. 네기도로는 김 튀김 위에 차가운 참치 다짐육이 올려져 뜨겁고 바삭한 튀김과 차가운 참치가 어우러지며 색다른 맛을 선사했다. 튀김 중간에는 상큼한 딸기 시라아에가 나와 입가심을 했다. 두부와 마스카포네 치즈로 만든 고소한 소스에 상큼한 딸기가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마무리 식사로 나온 우동은 우엉 튀김과 모시조개 베이스의 국물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냈다. 디저트는 솔티 캐러멜 아이스크림 또는 커스터드 푸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시라카와는 덴푸라 단품 외에도 키리모찌 튀김과 우유 튀김 등 독특한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니 단품으로도 즐겨보자. INSTAGRAM @shirakawa_tempura EDITOR 원하영

새우

송화 버섯

아나고
섬세함이 깃든 덴푸라 오마카세, 쿠시카와
쿠시카와는 꼬치 튀김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매일 신선한 재료에 따라 구성이 달라지는 주방장 특선 요리를 선보인다. 윤석현 셰프가 일본 유학 시절 경험한 대중 요리를 바탕으로 탄생시킨 이곳은,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점심 오마카세는 8가지 튀김과 식사로, 저녁에는 14종의 다양한 튀김을 맛볼 수 있다. 입구부터 스시 오마카세의 정제된 분위기와는 다른, 비교적 편안한 공간이 펼쳐진다. 튀김의 시작은 은행. 쫀득한 식감과 바삭한 튀김옷이 조화를 이루며 가벼운 첫입을 선사했다. 이어진 새우 튀김은 층층이 겹친 새우살이 균형 잡힌 식감을 제공했다. 특히 꼬리를 제외한 껍질을 섬세하게 손질해 한입 한입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연근 튀김은 따뜻한 식감이 살아 있어 기분 좋은 바삭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 치즈와 토마토, 바질을 더한 튀김은 익숙한 조합이라 특별함은 다소 덜했다. 하이라이트는 송화버섯과 새우살을 버섯과 함께 라이스페이퍼로 감싼 스프링 롤이었다. 깊은 버섯 향이 퍼지면서 씹을수록 감칠맛이 배어 나와 두 번 먹고 싶은 메뉴였다. 여기에 유자와사비가 가미된 소스를 찍어 먹으니 상큼함이 더해졌다. 돼지고기 안심 튀김은 돈가스 형태지만, 튀김에 가깝게 가볍게 튀겨내 바삭함이 살아 있었고, 트러플소스와 함께 즐기는 방식이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아나고 튀김은 깔끔하게 튀겨져 담백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솔직히 기름진 튀김을 연달아 먹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기름진 튀김 요리를 부담스럽지 않게 구성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따뜻한 차와 야채 꼬치, 우메보시 소스를 함께 제공해 튀김의 묵직함을 덜어주었고, 전체적으로 튀김옷이 얇고 바삭해 기름진 맛보다는 따뜻한 식감이 중심이 되는 코스였다.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고급스러운 튀김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가벼운 점심 모임으로 추천하고 싶다. INSTAGRAM @kushikawa_omacase EDITOR 원지은

모차렐라 치즈

어향가지

표고버섯

에비산도
쿠시아게의 정수, 쿠시마사
먼저 쿠시아게에 대해 말하자면, 쿠시아게는 꼬치에 튀김옷과 빵가루 등을 입혀 튀겨낸 튀김을 뜻한다. 쿠시마사는 쿠시아게를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논현동 본점을 비롯해 그 바로 옆과 한남동에도 분점을 운영하고 있다. 정시에 시작한 코스의 첫 메뉴는 대하 새우. 새우의 고소한 풍미와 적당하게 바삭한 튀김옷의 질감이 잘 어우러져 앞으로 나올 코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이후 나온 연근 튀김은 상대적으로 조금 무난한 듯 느껴졌지만 동행인은 가장 만족스러운 메뉴 중 하나라고 한 것으로 볼 때, 이곳의 메뉴들은 맛보다는 취향의 차이로 갈리는 듯하다. 연이어 우니크림소스를 얹은 가리비 관자, 표고버섯, 항정살과 에비산도, 어향가지, 치즈떡갈비와 모차렐라 치즈가 순차적으로 제공됐다. 메뉴가 나올 때마다 소금, 우스터소스 중 어떤 양념을 곁들이면 좋은지에 대한 설명 또한 함께했다. 이 중 기억에 남는 메뉴는 가리비 관자, 표고버섯과 모차렐라 치즈 쿠시아게. 가리비 관자는 튀기기 전 버터로 구워 더욱 깊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며, 표고버섯은 적당한 두께의 튀김옷을 입혀 과하지 않게 튀긴 덕에 버섯의 향과 풍미를 입안 가득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튀긴 모차렐라 치즈 위에 토마토 살사와 레몬 발사믹으로 만든 펄을 올린 메뉴는 톡톡 터지는 유쾌한 식감과 함께 색다른 맛을 선사했다. 식사로는 마라 마파두부밥이 제공되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나에게는 입안이 아릴 정도로 매운맛이었지만, 바로 제공된 아이스크림으로 이를 중화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내가 방문한 쿠시마사 한남점은 건물 재건축을 앞두고 곧 영업을 종료한다. 하지만, 기존 회원만 예약 가능했던 본점도 신규 고객의 예약을 일부 받기 시작했고, 바로 옆의 분점인 마루바이쿠시마사에서는 더욱 캐주얼한 메뉴들을 즐길 수 있어 다른 지점에서도 여전히 퀄리티 높은 쿠시아게 메뉴를 맛볼 수 있다. INSTAGRAM @kushimasa_ EDITOR 문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