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미식의 중심, 서울에서 두 번째 열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서울에서 열린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어워드 현장.

5위에 오른 밍글스는 ‘대한민국 최고 레스토랑’ 상을 받았다. 자료제공: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산펠레그리노
서울에서 엿본 아시아 미식의 미래
한국 미식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한 ‘2025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이 2년 연속 서울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서울시가 개최 파트너로 함께한 이번 행사는 아시아 미식계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축제로서 업계 주요 인사와 셰프, 글로벌 미디어 등 많은 사람이 서울을 찾았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본 시상식은 순위 발표를 넘어 도시의 미식 역량과 창조적 잠재력을 선보이는 자리로, 서울이 아시아 미식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의 영예로운 1위는 방콕의 레스토랑 가간 Gaggan이 차지했다. 수차례 정상에 오른 바 있는 이 레스토랑은 스타 셰프 가간 아난드 Gaggan Anand가 지휘하며, 혁신적인 인도 요리와 일본, 프랑스, 태국의 감각을 조화롭게 녹여낸 시그니처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무려 20개 이상의 코스로 구성된 인터랙티브한 다이닝은 연극 같은 몰입감을 선사하며, 개방형 주방과 좌석은 미식 경험에 예술적 감성을 더한다. 개최 도시 서울에서는 4곳이 50위 안에 진입했다. 밍글스는 5위에 오르며 ‘대한민국 최고 레스토랑’으로 선정됐고, 온지음(10위), 세븐스도어(23위), 이타닉 가든(25위)도 순위에 오르며 한국 미식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이타닉 가든은 ‘최고 신규 순위 진입상’을 받으며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51~100위 리스트 중에서는 한국의 본앤브레드가 가장 높은 순위인 51위를 기록했고, 스와니예(57위)가 새롭게 이름을 올리며 국내 미식의 다양성과 저변 확대를 입증했다. 이번 시상식은 서울이 미식 도시를 넘어 아시아 미식의 미래를 이끄는 창조적 허브로 자리 잡았음을 다시금 보여주는 자리였다.

윌리엄 드루 50 베스트 콘텐츠 디렉터.

1위를 거머쥔 가간의 창의적인 요리들.

분주한 가간 레스토랑의 풍경. © Gaggan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는 가간 아난드 셰프.
INTERVIEW
윌리엄 드루 50 Best 콘텐츠 디렉터 서울에서 두 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를 통해 특별히 기대한 부분이 있는가? 한국의 따뜻한 환대 문화에 대한 기억이 매우 인상 깊었다. 그래서 올해도 서울에서 행사를 열게 되었다고 했을 때, 우리 팀 모두가 매우 기뻐하며 큰 기대감을 가졌다. 다시 한 번 서울을 찾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고, 이번에도 훌륭한 경험이 될 거라 믿었다. 지난해는 한국에 처음 오는 셰프나 관계자들이 많았는데, 두 번째 방문인 이번에는 한국의 미식이나 환대 등을 잘 알고 있어 더 많은 기대를 했다.
스트리트 푸드와 파인다이닝이라는 두 카테고리에 대해 말한 적 있는데, 이 둘이 어떻게 연결된다고 보는가? 요리에 대해 꼭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트리트 푸드부터 파인다이닝까지, 그 사이에는 정말 다양한 스타일과 형태의 음식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이걸 ‘스펙트럼’이라 표현하고 싶다. 예전엔 파인다이닝이 완전히 별개 영역처럼 느껴졌고, ‘비싸고 고급 식재료를 써야만 좋은 레스토랑’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꼭 좋은 레스토랑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좋은 레스토랑을 정의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안성재 셰프의 모수는 굉장히 고가지만, 만약 어떤 사람이 그 가격을 지불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다면, 반드시 가야 할 필요는 없다. 다른 선택지에도 훌륭한 레스토랑은 많으니 말이다.
아시아 각국의 미식 문화를 봤을 때, ‘미식을 즐긴다’는 개념이 국가마다 다르다고 보는가? 당연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국가마다, 또 개인마다 ‘최고’라고 여기는 기준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맛을 느끼는 방식도 모두 제각각이다. 물론 자라온 환경이 비슷하다면 비슷한 입맛을 가질 수는 있지만, 결국 미식에 대한 관점은 각자의 경험, 취향, 문화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다양한 관점을 존중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넓혀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미쉐린의 ‘빕 구르망’처럼 접근성 높은 레스토랑을 위한 별도의 어워드를 운영할 계획이 있는가? 우리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50 디스커버리’라는 섹션을 볼 수 있다. ‘50 베스트’는 레스토랑, 바, 호텔의 세 가지 영역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디스커버리 리스트에는 단순히 상위 50위에 오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소개할 가치가 있는 훌륭한 레스토랑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는 접근성이 높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곳도 있다. 결국 리스트에 오르는 레스토랑 수가 제한되어 있을 뿐, 다양한 매력을 가진 식당도 분명히우리의 레이더 안에 있다.

다시 한 번 1위 자리에 오른 가간 아난드 셰프.

시상식 전후 셰프들의 아뮤즈 부슈가 제공되었다.

51위를 차지한 본앤브레드의 매장 전경.

57위 스와니예는 올해 처음 51~100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50 베스트 토크에서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파브리치오 페라리 셰프.
Highlight Scenes of Event
시상식에 앞서 ‘아시아의 물결’이라는 주제로 아시아 미식 경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눌 수 있었던 ‘50 베스트 토크’가 진행되었다. 이날 한국에서 프렌치 레스토랑 파브리키친을 운영하고 있는 파브리치오 페라리 Fabrizio Ferrari 셰프는 요리 리얼리티 쇼가 아시아 음식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울의 대표 셰프들을 포함한 아시아 각지의 셰프들이 함께 요리를 선보인 ‘50 베스트 시그니처 세션’, 한국의 우수한 재료와 요리의 진수를 보여준 ‘셰프스 피스트 Chefs’ Feast’, 그리고 셰프와 미디어가 소통할 수 있는시간인 ‘밋 더 셰프스 Meet the Chefs’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2025년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리스트에는 아시아 16개 도시의 다양한 레스토랑이 포진했다. 방콕과 도쿄는 각각 9곳의 레스토랑이 순위에 오르며 아시아 미식계의 양대 축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도쿄의 세잔 Sézanne은 올해 4위를 기록했으며, 30위를 기록한 크로니 Croy의 오너 소믈리에 카즈타카 오자와는 아시아 최고 소믈리에 상을 받았다. 방콕에서는 특히 42위를 차지한 반 테파 Baan Tepa의 셰프 추다리 ‘탐’ 데바캄 Chudaree ‘Tam’ Debhakam 셰프가 아시아 최고 여성 셰프상을 받았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각각 7곳의 레스토랑이 순위에 올랐다. 그 밖에도 9위를 차지한 마카오의 셰프 탐스 시즌스 Chef Tam’s Seasons는 40계단 상승하여 순위 상승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베이징의 람드레 Lamdre는 50위를 차지하며 새롭게 리스트에 등장했다.

영 셰프 아카데미 미디어 런천 행사 전경.

김재호 셰프가 요리를 준비하고 있다.

임정식 셰프 등이 참가한 다채로운 토크 세션이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와 인연을 맺은 셰프 여러 명이 합심해서 선보인 메뉴들.
Bring Your Future to the Table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주요 파트너인 산펠레그리노는 차세대 셰프를 발굴하고 미식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재능 있는 젊은 셰프들이 글로벌 푸드 신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멘토링,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올해는 ‘브링 유어 퓨처 투 더 테이블 Bring Your Future to the Table’이라는 주제로 서울의 정식당에서 미디어 런천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 싱가포르 롤라의 Lolla의 조한 시 Johanne Siy 셰프, 영 셰프 경연대회 2024- 25 아시아 지역 결선 우승자인 홍콩 벨론 Belon의 아디 퍼거슨 Ardy Ferguson 셰프 등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아카데미와 인연을 맺은 셰프 10인이 참여해 아시아 미식 문화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조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산펠레그리노 영 셰프 경연대회는 재능 있는 셰프를 발굴하고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아카데미의 주요한 방식이다. 최종 우승자는 오는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결선을 통해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