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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7구, 연간 500만 명이 찾는 오르세 미술관 인근에 마침내 제대로 된 식탁이 들어섰다. 유서 깊은 건축물에 문을 연 이탤리언 레스토랑 글로리아 오스테리아다.

아르누보 양식의 커다란 아치와 무라노 샹들리에가 시선을 사로잡는 글로리아 오스테리아 내부.

인상파의 주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오르세 미술관은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보여주는 미술관이다.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기차역에서 출발해 다양한 시설로 사용되다 1986년 미술관으로 재탄생한 곳으로서, 가장 빛난 19세기 유럽 미술사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미술관 주변에는 훈장 박물관과 국회의사당 등 대형 공공기관들이 자리 잡고 있어, 연간 약 500만 명이 찾는 명성에 비해 식사나 휴식을 즐길 만한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오르세 미술관과 같은 골목에 자리한 1905년 완공의 아르누보 양식 건물이 이러한 풍경 속에서 유독 눈길을 끈다. 과거 전화교환원들의 숙소로 사용되며 ‘우편, 전신, 전화 여성의 집’이라 불리던 이 역사적 공간이 최근 레스토랑으로 문을 연 것이다. 파리를 찾는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레스토랑 ‘핑크 마마’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 이탈리아 다이닝 문화를 확산시켜온 빅 마마 Big Mamma 그룹의 신작, ‘글로리아 오스테리아 Gloria Osteria’가 그 주인공이다. 빅 마마 그룹이 파리에서 6년 만에 선보이는 야심찬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밝고 화사한 분위기의 테라스.
벽면 가득 LP판과 스피커를 채운 프라이빗 다이닝 룸.

내부 디자인은 스튜디오 키키 Studio Kiki가 맡았다.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면서 1970년대 이탈리아 빌라의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문화재로 지정된 기존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그대로 보존하고, 무라노 스타일의 대형 유리 샹들리에를 더해 호박빛 조명이 감도는 우아한 공간을 완성했다. 또한 70년대를 연상시키는 지브라 패턴 카펫과 토스카나 대리석으로 제작한 바는 레트로한 감성을 더하며,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인상을 남긴다. 레스토랑은 메인 홀 외에 조용하고 아늑한 대화가 가능한 ‘겨울 정원(Jardin d’hiver)’과 중정에 위치한 46석 규모의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서로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의 성격을 세심하게 나눈 점이 돋보인다. 로마 출신 셰프 프란체스코 프론다 Francesco Fronda는 이탈리아 각지의 생산지에서 직접 공수한 재료를 바탕으로 정교하면서도 풍성한 요리를 선보인다. 매일 아침 직접 반죽해 만드는 생면 파스타와 제철 트러플을 활용한 메뉴가 이곳의 시그니처다. 글로리아 오스테리아는 미식 경험을 넘어 운영 방식에서도 분명한 철학을 드러낸다. 2018년 비콥 B-Corp 인증을 받은 빅 마마 그룹의 원칙에 따라 에너지 절감, 식재료 직거래, 제로 웨이스트 실천 등을 통해 책임 있는 다이닝을 지향한다. 오르세 미술관 방문 일정에 여유를 더하고 싶거나, 파리의 역사적인 공간에서 이탈리아의 정성스러운 요리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셰프 프란체스코 프론다.
이탈리아식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 필레토 디 만조 Filetto di Manzo.

ADD 41 rue de Lille 75007 Paris INSTAGRAM @gloriaosteria.paris

에디터 | 원하영
WRITER | 진병관(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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