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의 조건

명당의 조건

명당의 조건

통의동에 사는 동안 종로를 오가면서 조계사에서 사람들이 예불을 드리는 모습을 보곤 했다.

통의동에 사는 동안 종로를 오가면서 조계사에서 사람들이 예불을 드리는 모습을 보곤 했다. 깊은 산속에만 있을 것 같은, 우리 일상과는 멀게만 느껴졌던 절이 북적한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참 신선했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온 부인부터 동네를 떠도는 노숙자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는데 다양한 계층의 사회 구성원들이 이곳에서는 같은 자세로 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한 회사의 대표, 부모, 부부와 같은 역할에서 벗어나 온전한 자신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일까? 어떤 이유에서인지 조계사에 가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졌기에 불교 신자가 아님에도 꾸준히 새벽 예불을 다녔다. 언젠가 대웅전을 개보수할 때였다. 지붕을 뜯어내고 천막을 씌워놨는데 한동안 그 안으로 참새, 비둘기가 쌀과 과일을 먹겠다고 날아 들어왔다. 자연과 사람, 삼라만상이 만나는 풍경에 감흥을 느끼면서 마음이 건강해짐을 느꼈다. 배산임수보다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곳이 바로 진정한 명당이었다. 땅 그리고 사람이 함께 꿈꾸는 자리, 마땅히 있어야 할 장소에 오래도록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계사야말로 훌륭한 건축이자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에디터 최고은 | 포토그래퍼 조용기 · 김대형(인물) | 가온건축 임형남, 노은주 소장 | 일러스트 노은주
출처 〈MAISON〉 2014년 3월호

CREDIT
햇살로 채운 집

햇살로 채운 집

햇살로 채운 집

절제미를 선호하는 독자 김새봄 씨는 자신의 취향과 클래식, 빈티지를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을 절충해 집을 꾸몄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여백을 메워 따스하게 연출한 두 번째 오픈 하우스.

일본 유학 시절, 남편을 만나 결혼 후 한국으로 돌아온 김새봄 씨는 두 돌이 갓 지난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2년째 머물고 있는 경기도 양평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182㎡의 넓은 면적이지만 공간 분할이 잘 되어 있어서 집 안에 가구가 많지 않아도 허전하지 않은 구조다. 젠 스타일을 좋아하던 그녀는 남편과 살면서 취향이 조금씩 변했다. 클래식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가구를 선택하는 대신 컬러는 절제했다. 가구는 오래 써도 질리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으로 선택하고 패브릭과 꽃으로 포인트를 줬다. 패션 디자인을 공부한 그녀는 전공을 살려 동대문 원단 시장에서 직접 패브릭을 골라 쿠션, 커튼, 침구 등을 제작했다. 원단 시장 지하 1층에서는 간단한 박음질을 해주는데 적은 비용으로도 쿠션, 커튼 정도는 금방 만들 수 있다. 또 미술을 사랑하는 부부는 현대 작가의 작품으로 집 안 벽면 곳곳을 장식했는데, 현대갤러리에서 운영하는 K옥션 온라인 경매를 이용한다고. 유화 작품보다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한 판화나 사진 작품이 실내 곳곳에서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존재감을 발하고 있다.

사색하는 소파
거실 오른쪽에 둔 2.5인용 소파는 남한강과 양평 시내를 전망할 수 있도록 창문과 마주 보게 배치했다. 거실 중앙에 있는 큰 소파는 편안하게 앉아 TV를 감상할 수 있는데 책을 읽거나 생각을 정리할 때, 남편과 담소를 나눌 때는 이 작은 소파를 애용한다. 소파 위에 걸어놓은 판화 작품은 옥션에서 구입한 것. 키티버니포니에서 구입한 블랙 스트라이프 쿠션과 함께 매치해 모던한 느낌을 더했다.

모던클래식 스타일의 다이닝 공간
나무 소재의 테이블이 지겨울 때는 식탁보를 씌워 분위기를 바꾸곤 한다. 원형 대리석 위에 양초와 유리 화병을 올려놓은 아이디어는 인테리어 잡지를 참고한 것. 벽면에 걸어놓은 판화 작품은 평소 눈여겨보던 황규백 작가의 작품으로 K옥션을 통해 낙찰 받았고, 샹들리에는 최대한 심플하고 모던한 형태의 제품을 와츠에서 주문 제작했다.

화사한 분위기의 침실
우아한 곡선이 특징인 침대는 장미나 리본 등 과한 장식이 없어서 선택했다. 침대와 사이드 테이블, 커튼은 모두 아이보리색으로 통일하고 베딩은 화이트 컬러로 단정하게 연출했다. 밝은 그레이의 벽지 때문에 침구가 더 깨끗해 보인다. 스탠드 램프와 의자 등 꼭 필요한 가구는 투명한 소재의 카르텔 제품으로 골라 자칫 과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했다.

수납에 집중한 아이 방
아이의 장난감이 대부분 알록달록하기 때문에 최대한 숨겨놓을 수 있도록 수납에 신경 썼다. 짐은 ‘최대한 늘리지 말자’는 생각이기 때문에 아이의 연령에 따라 필요한 장난감은 대여해 썼고 꼭 사야 한다면 되도록 오래 써도 좋은 원목 장난감을 구입했다. 작은 장난감들은 선반에 가지런히 정리하거나 주머니 안에 넣어 보관하며, 장난감 주머니와 침구는 직접 만들었다.

다정한 서재
남편과 함께 사용하기 위해 책상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 한쪽 벽면에는 책장을 놓고 각종 서적과 CD를 수납했고, 오른쪽 벽에는 수납장 하나만 놓고 자잘한 소품들을 정리했다. 책장에 꽂아놓은 책들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책상, 의자, 수납장, 스탠드 램프는 물론 양초 등 소품까지 모두 흰색으로 통일했다.

에디터 최고은│포토그래퍼 김대형
출처 〈MAISON〉 2014년 3월호

CREDIT
컬러에 관한 모든 것

컬러에 관한 모든 것

컬러에 관한 모든 것

미국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토대로 만든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소리 없이 개봉되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이 영화를 리빙 신으로 재현했다. 색채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그림 같은 여섯 개의 공간.

Work Room
평범한 스타일에서 탈피한 공간에서 얻는 새로운 에너지. 독창적인 컬러와 새로운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집무실.

– 녹색 앵글포이즈 조명은 와츠에서 판매. 마르셀 반더스가 디자인한 검정색 네버랜드 우드 데스크는 모오이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 빈티지 타자기는 키스마이하우스에서 판매. 노란색 계산기는 플러스마이너스제로 제품으로 디자이너이미지에서 판매. 빨간색 시리즈 세븐 체어는 에이후스에서 판매. 돌 틈에 작은 사물을 키워 넣을 수 있는 위트를 가미한 책장은 조늘해 작가 작품. 빈티지 전화기는 키스마이하우스에서 판매. 펜 홀더는 북바인더스에서 판매. 듀오 그린 박스와 애플 그린 종이 박스는 모두 북바인더스디자인에서 판매. 노란색 초는 챕터원에서 판매. 흰색 옷걸이 코트 트리는 에이후스에서 판매. 콘스탄틴 그리치치가 디자인한 연두색 플로토토 체어는 두오모에서 판매. 빈티지한 파란색 바닥은 아트 맥시강 코발트 블루 바닥재를 시공한 것으로 구정마루에서 판매. 벽에 칠한 은은한 민트색 페인트는 던에드워드 제품으로 나무와 사람들에서 판매.

Woman’s Room
무채색 도시에 낭만적인 장밋빛이 스며들었다. 부드러운 곡선 가구와 소품이 공간에 우아함을 더한다.

– 원형 거울은 헤이 디자인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거울 안으로 보이는 검정색 라디오는 디자이너이미지에서 판매. 빈티지 벽등은 더쿠모스탁에서 판매. 오렌지색, 터쿼이즈 블루색의 스윙 화병은 모두 노만코펜하겐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빈티지 드라이어는 바바리아에서 판매. 조지 넬슨이 디자인한 서랍장은 인노바드에서 판매. 머스터드 컬러의 컨버티브 라운지 체어는 에디션365에서 판매. 파우더리한 핑크색 사이드 테이블은 헤이 제품으로 루밍에서 판매. 핑크색 커피컵은 사가폼 제품으로 스칸에서 판매. 핑크색 돼지 저금통은 루밍에서 판매. 옅은 노란색의 선키스드 페인트는 던에드워드 제품으로 나무와 사람들에서 판매.

Man’s Room
유토피아를 꿈꾸는 색, 블루. 심해의 어둡고 농도 깊은 블루를 테마로 꾸민 남자의 방.

– 벽에 걸린 말 그림 페더스트리안은 크레에이티브 다에서 판매. 빈티지풍의 플로어 램프는 지엘드 조명으로 마켓엠에서 판매. 네이비 위트레흐트 암체어는 카시나에서 판매. 조형적인 디자인의 조립식 책꽂이는 무어만 제품으로 인엔에서 판매. 리틀 프렌드라는 이름의 원형 사이드 테이블은 인엔에서 판매. 조지 넬슨 디자인의 콘 클락은 비트라에서 판매. 노란색 화병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빨간색 빈티지 TV는 키스마스하우스에서 판매. 네이비 사이드 보드는 아띠끄디자인에서 판매. 바닥재는 아트 맥시강 아트 카키로 구정마루에서 판매. 벽에 칠한 네이비 페인트 잉글랜드 리버는 던에드워드 제품으로 나무와 사람들에서 판매.

Living Room
블루, 그린, 머스터드의 중간 톤이 주는 편안함과 안정감. 꿈과 현실이 오가는 복고 무드를 입은 거실.

– 조지 넬슨이 디자인한 선 버스트 클락은 비트라에서 판매. 블루 컬러 블록이 인상적인 휴 소파는 SCP 제품으로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팬톤 컬러 민트 그린 337을 입은 머그는 루밍에서 판매. 오렌지색 도트 쿠션은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블루 색감이 패치워크된 브릭 쿠션은 이노메싸에서 판매. 오키 사토가 디자인한 하얀색 스플린터 사이드 테이블은 칸디하우스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 빨간색 티포트는 팬톤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클래식한 디자인의 등받이가 특징인 원목 체어는 에디션365에서 판매. 롤러스케이트 모양의 오브제는 루밍에서 판매. 콘스탄틴 그리치치 디자인의 빨간색 의자 마스는 클라시콘 제품으로 인엔에서 판매. 거꾸로 뒤집어진 형태의 조명, 업사이드 다운사이드 시리즈는 조늘해 작가 작품. 배경에 칠한 민트색 페인트 스티미 스프링과 문에 칠한 머스터드 색감의 골든 슬럼버, 바닥에 칠한 그린색 페인트 셰이디드 스프러스는 모두 던에드워드 제품으로 나무와 사람들에서 판매.

Laundry Room
오래된 물건이 주는 빈티지한 색감과 현대적인 색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세탁실. 차가운 현실에서 돌아와 가장 개인적이고 사소한 감성으로 채우는 공간.

– 빨간색 다리미판은 심스앤틱에서 판매. 오렌지색 휴지통과 먼지떨이는 모두 페리고에서 판매. 트렁크를 쌓아올린 디자인이 독특한 수납장은 카레에서 판매. 빈티지 다리미는 빈티지팩토리에서 판매.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조명 아뮬레또 미니는 라문코리아에서 판매. 그린 누박 가죽을 입은 의자는 르쏘메에서 판매. 침대를 덮은 갈색 리넨 패브릭은 에스갤러리에서 판매. 파란색 리넨 패브릭은 챕터원에서 판매.

Dining Room
은은한 물빛에서 해저의 깊고 어두운 블루로 물든 다이닝룸.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에 선 조명 오브제는 기능성과 장식성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 펜턴트 조명은 에스갤러리에서 판매. 노랑과 회색 배색의 AB알루미늄 체어는 루밍에서 판매. 빨간색 플로토토 체어는 두오모에서 판매. 빨간색 머그는 사가폼 제품으로 스칸에서 판매. 머그를 받치고 있는 코스터는 이노메싸에서 판매. 터쿼이즈 블루 접시는 사가폼 제품으로 스칸에서 판매. 오렌지를 담은 파우더리한 블루 컬러 오븐팬은 무겐인터내셔널에서 판매. 원형 마블 트레이는 챕터원에서 판매. 회색 밀크 저그는 웜지에서 판매. 레몬이 담긴 화이트 접시와 샤이니 레드 접시는 모두 무겐인터내셔널에서 판매. 배 모양의 옐로&네이비 접시는 모두 사가폼에서 판매. 레트로 디자인의 전기포트는 스칸에서 판매. 블루 접시는 모두 무겐인터내셔널에서 판매.

화보속에 등장한 창문 밖 이미지는 www.paulcatherall.com에서 판매하는 엽서를 프린트한 것.

에디터 박명주 | 포토그래퍼 진희석
스타일리스트 최지아(가라지) | 어시스턴트 김미금 · 박소영 · 이현재
출처 〈MAISON〉201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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