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이든 그 집만의 백미인 공간이 있기 마련이다. 정원, 부엌, 거실 등의 역할을 새롭게 부여하거나 개성 있는 공간 분할로 그 집의 성격을 드러낸 주택 사례를 소개한다.
정원으로 끌어들인 거실

건축 노트
용도 세컨드 하우스의 정원
위치 경기도 용인시
가든면적 메인 정원 5x10m, 측면 정원 8x4m, 뒤쪽 정원 7x15m
사용 소재 분수 주변은 노출 콘크리트, 분수는 조적, 자연돌 벽난로는 철, 자연석 마감, 월아트는 부식철
주 식재나무 단풍나무, 벚나무, 메타세콰이어 나무, 화단은 조팝 등
디자인 및 시공 더 가든스 www.thegardens.co.kr


일반적으로 정원은 간단한 차를 마시거나 식물을 기르는 장소로 활용하기 마련. 그런데 용인시에 위치한 이 집은 마치 실내 거실을 정원으로 옮겨온 듯한 느낌을 준다. 작은 앞마당과 넓은 뒷마당을 실내 공간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 좁은 앞마당은 컬러가 있는 원단으로 햇빛을 가려줄 텐션 캐노피를 만들었고, 넓은 뒷마당은 장작을 피우거나 바비큐를 즐기는 가족을 위해 꾸몄다. 마치 하나의 완성된 거실처럼 뒷마당에는 널찍한 테이블과 장작을 때거나 비를 피할 수 있는 퍼고라도 만들었다. 조경과 디자인을 담당한 더 가든스의 한지희 실장은 거실에 액자를 걸 듯이 앞으로 녹이 슬면서 더욱 멋스러워질 레이저 커팅의 부식철 소재 작품도 걸고 작은 분수처럼 물이 나오는 코너도 만들어 정원에 생동감을 주었다고 전했다. 배수로를 오색의 돌로 장식해 비가 오면 색색의 돌 위로 물이 졸졸 흐르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정원을 관상용에 그치지 않고 가족 모두가 애용하는 공간으로 꾸민 사례다. 식사도 하고 홈 파티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적극 활용한 점이 눈여겨볼 만하다. 기존의 구조를 살려 재미를 더한 공간

건축 노트
용도 개인주택
대지 319.64㎡
건축면적 313.05㎡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 철근 콘크리트
외부 마감 전벽돌, 스타코뿜칠
내부 마감 마루 바닥재는 통원목, 벽은 타일과 일부 하이글로시 도장, 천장은 금속 패널에 도장
설계 건축집단 MA www.archigroupma.com


지붕과 골조 기둥을 제외한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꾼 성북동 주택. 뼈대만 남기고 전부 뜯어내고 난 뒤에 남은 구조물을 살려 다채롭고 재미있는 주택으로 만들었다. 1층 거실에서 작은 마당으로 이어지는 창은 본래 통창이었으나 아내의 의견에 따라 3개의 기다란 접이식 창으로 바꾸고 창 윗부분은 아치형 구조를 그대로 살렸다. 지하에 있는 서재 역시 기존 기둥을 활용했다. 기둥을 따라 소파가 있는 라운지와 책상을 놓은 공간이 자연스럽게 분할되는 효과는 덤이다. 이 집의 또 다른 포인트는 1층 거실에 있는 벽난로와 천장의 마감재다. 벽난로는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없애지 않고 그 주위로 소파를 둘러서 아늑하게 꾸몄다. 거실 천장의 마감재는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제 타일로, 다양한 크기와 무늬 중 아내가 직접 고른 것이다. 구조 변경부터 자재, 페인트 컬러와 종류, 소품 등 이 집의 모든 것은 갤러리 딜러로 일했던 아내의 의견과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되었다. 어떤 구조를 살리고 없앨 것인지 판단하는 것도 그녀의 역할이었다. 탁월한 감각 덕분에 기둥을 활용한 재미있는 구조의 집이 완성되었다. 단차가 주는 리듬감

건축 노트
용도 단독주택
건축면적 132㎡, 105㎡
규모 992㎡
외부 마감 스타코, 적삼목
내부 마감 핸드코트, 페인팅, 고벽돌 마감
시공 및 디자인 집을 그리다 www.drawinghome.co.kr대담회에 참여한 안희근, 김소연 부부의 집. 쌍둥이처럼 닮은 두 개의 집을 지어 이웃과 함께 사는 두 집은 주택 생활을 시작한 후 주말마다 교외로 나들이를 떠나야 하는 부담을 덜었다. 이 집의 백미는 거실보다 단을 높게 만든 서재 겸 놀이 공간. 접이식 도어를 닫았을 때는 벽이 되어 독립적인 공간이 되지만 열었을 때는 소파가 놓인 거실까지 확장된 열린 공간이 된다. 1층의 중심이자 엄마가 주인인 부엌은 거실의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주방 조리대 옆으로 식탁을 배치해 동선을 줄였고, 조리대의 앞면은 아이들이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는 마그네틱 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59평㎡ 활용법

건축 노트
용도 농가주택
건축면적 59㎡
규모 1층
외부 마감 재활용 팔레트 목재
내부 마감 석고보드 위에 수성 페인트 위에 비닐 코팅
가구 제작 수납장은 자작나무 합판, 테이블은 오크, 의자는 단풍나무, 화장실 왕겨를 사용한 생태 화장실
디자인 및 시공 마실연구소 www.marsil.net

국내 디자인 가구 브랜드인 모드 디자인을 운영했던 전기호, 김소영 부부 디자이너가 용인에 지은 아담한 농가 주택. ‘마실’이라는 정겨운 이름을 붙인 집 주변으로는 온갖 유실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친환경적인 의식주를 연구, 개발하는 마실은 부부에게 제2의 집이자 삶의 터전이다. 1년여에 걸쳐 손수 만든 이 목조 주택은 직접 설계, 시공하고 디자인했다. 주변의 주택과도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외부 마감은 폐자재를 썼고, 내부는 부부의 취향대로 모던한 스타일을 적용했다. 직사각형의 구조를 띤 내부 공간은 침실, 서재 겸 다이닝, 부엌, 욕실이 일자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입구에 단 불투명 폴딩 도어가 눈길을 끄는데, 때에따라 문을 앞으로도 열수있는 두 개의 기능을 갖췄다. 공간이 작기 때문에 가구는 최대한 군더더기 없는 형태로 제작했다. 수납 가구들은 공중에 띄워 벽에 달아 공간 활용을 높였고, 거실로 사용하는 서재 겸 다이닝에는 커다란 테이블을 배치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침실에 배치한 수납장은 세로, 가로 상판이 모두 분리될 수 있게 제작해 이동이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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