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a! Zara Home

Hola! Zara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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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패션계의 지존, 자라의 정체성을 입은 자라 홈을 만나러 스페인으로 날아갔다.

↑ 마드리드의 명품 거리에 위치한 자라홈.

자라의 고향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에 위치한 라 코르냐 La Courna는 작은 옷 가게로 출발한 ‘자라’의 고향이자 인디텍스 그룹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시내에서 20분가량 달려 만난 인디텍스 본사 주변은 초록빛 융단이 펼쳐진 전형적인 유럽의 시골 마을의 모습이었다. 주변 환경과 달리 인디텍스 건물은 도심에 있는 건물을 뚝 떼어내 공간 이동을 시킨 듯 모던한 건물로 방문객들에게 다소 긴장감을 주었다. 세계적인 패션 기업인 인디텍스는 자라 홈 외에도 자라, 풀앤베어, 마시모두띠, 버쉬카, 스트라디바리우스, 오이쇼, 우떼르퀘 등 8개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이곳은 세계 88개국에 약 2000여 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인디텍스의 심장 같은 곳이니만큼 여유보다는 긴장감이 흐르는 것이 당연했다. 묵묵히 자리에서 평화롭게 일하는 듯 보이지만 전 세계를 무대로 벌어지는 치열함이 감지되기도 했다.

↑ 사무실과 이웃해 있는 촬영 스튜디오.

건물 한 층마다 자리한 자라 우먼, 자라 맨, 자라 키즈, 자라 홈의 사무 공간은 탁 트인 축구장처럼 웅대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공간은 부서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파티션을 두지 않았고 콤팩트한 책상과 의자, 회의 테이블, 책장을 모두 화이트로 통일해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공간임에도 깔끔한 모습이다. 자라 홈의 본사 홍보 담당자 블랑카 페레즈는 “아르데코에서부터 모던, 프로방스, 에스닉, 내추럴, 아메리칸 스타일 등 클래식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스타일을 제안합니다.”라며 모든 컬렉션은 하이엔드 리빙 스타일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각 층마다 카탈로그 촬영에 필요한 스튜디오를 마련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자연 채광을 이용할 수 있는 여유로운 스튜디오가 부럽기도 했다. 무엇보다 강한 인상을 남긴 건 실제 매장을 옮겨놓은 듯 꾸민 아케이드 공간이었다. 자라 우먼, 자라 맨, 자라 홈 매장이 들어서 있는 이곳은 전 세계 매장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을 한다. 공간 구성이나 디스플레이, 메인 아이템 선정 등 세부 사항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전 세계로 알림으로써 매주 업데이트되는 다양한 상품을 동일한 모습으로 전시한다.

↑ 자라홈 사무실 모습.

↑ 직원들을 휴식 공간.

마드리드에서 만난 자라 홈
라 코르냐는 스페인의 대표 음식인 갈라시아식 문어 요리로 유명한 도시다. 공항 카페테리아에서도 근사한 문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이곳에서 비행기로 3시간 날아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태양의 도시답게 강렬한 햇빛이 반겼다. 마드리드의 중심부 명품숍과 부티크가 형성된 클라우디오 코엘로 거리에서 만난 자라 홈 플래그십 스토어는 작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자라 홈과 자라 키즈 건물이 이웃해 있었다. 자라 홈의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본사가 만든 매뉴얼에 충실한 비주얼로 단장되었다. 매장 인테리어는 흰색을 바탕으로 공간 곳곳을 밤나무 소재로 마감해 내추럴함을 강조했으며 빛바랜 자개 효과를 낸 대리석 바닥을 적용해 심플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 미국 북부의 감성을 담은 패더&홀스.

각 테마를 대변하는 데코 요소로 사용된 침대 주변으로는 테마에 어울리는 다양한 상품이 가까이 비치되어 눈짐작으로도 스타일을 그려볼 수 있다. “매장 인테리어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조명이에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LED를 사용해 친환경 매장을 입증하는 LEED 인증도 받았습니다.” 2층으로 구성된 자라 홈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2014년 F/W 제품과 크리스마스 아이템을 만날 수 있었다. 1층에는 이번 시즌 테마인 뉴 빈티지, 어번 우즈벡, 페더&홀스, 호텔&컬렉션, 허바리룸의 5가지 테마의 아이템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호텔&컬렉션은 호텔 침구에 관심이 많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2층에는 다이닝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식기류와 쟁반, 수저, 유리 제품을 만날 수 있었다.

↑ 에스닉한 스타일의 어번 우즈벡.

↑ 페더&홀스 컬렉션의 접시.

서울 코엑스 입성
자라 홈은 단지 예쁘고 저렴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제조업 인프라를 활용하여 가격은 저렴하지만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매너를 제품과 브랜드에 담아냈다. 이런 자라 홈을 이제 코엑스몰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11월 27일 국내 최초로 선보일 코엑스몰 매장은 자라 홈 키즈를 포함해 홈 데코와 관련된 다양한 컬렉션이 입고될 예정이다. 코엑스몰 매장 역시 현재 전 세계 자라 홈의 이미지와 동일한 분위기로 만나볼 수 있다. 매 시즌 트렌드를 반영한 컬렉션을 1년에 두 번씩 선보일 예정이며,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스페인에서 보내온 따끈한 신제품을 만날 수 있다.

↑ 편안한 느낌의 호텔&컬렉션.

↑ 귀여운 자라 홈 키즈.

↑뉴 빈티지 컬렉션으로 꾸민 침실.

2014 F/W COLLECTION 5

New Vintage 지나간 시간에서 얻은 영감을 모던하게 해석한 컬렉션. 꽃과 다마스크 패턴, 크로셰 제품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시대가 요구하는 로맨틱 스타일을 제안한다.

Urban Uzbak 우즈베키스탄의 특산품 수자니를 닮은 독특한 자수와 문양을 담았다. 개성 있는 에스닉 스타일을 연출하기 좋으며 파란색과 보라색이 주를 이룬다.

Feathers & Horses 미국 북부의 감성을 담은 컬렉션으로 말과 깃털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템으로 구성된다. 클래식하지만 무겁지 않은 진중한 멋이 깃든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Hotel & Collection 고급스러운 빅토리언 스타일을 기본으로 흰색과 회색, 은은하게 반짝이는 실버 톤으로 디자인한 라인이다. 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편안함을 집 안에 들일 수 있는 아이템을 제안한다.

Herbarium 눌러서 말린 식물의 표본처럼 꽃과 이파리가 선명하게 침구와 그릇에 새겨진 라인이다. 식물 패턴으로 로맨틱한 스타일을 꾸미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에디터 박명주 | 자료제공 자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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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Nest

First Nest

First Nest

출판사에서 북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는 석윤이 씨의 신혼집을 찾았다. 작은 공간에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가구와 부부의 취향과 고민이 녹아들어 더욱 따뜻한 집이다.

이곳에서 사신 지 얼마나 되었나요?
작년 12월에 결혼했으니 10개월 정도 되었네요. 친정이랑 가까운 곳에서 살기를 원했기 때문에 작은 평수의 아파트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어요. 18평형대 집이 나왔다고 해서 가보니 1층에다 남향도 아니었지만 그것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었어요.

1층이라 어두워서인지 오전인데도 집 안에 조명을 많이 켰네요.
평소에도 조명 켜는 것을 워낙 좋아해요. 형광등은 거의 켜지 않지만요. 1층이라 확실히 채광은 안 좋아요. 또 아침에 빛이 드는 시간이 짧아서 이른 오전 이후에는 쭉 조명을 켜두어요.

부실은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나요?
3개의 방을 부부 침실과 옷방, 서재로 쓰고 있습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양쪽에 위치한 방이 옷방과 서재이고 안쪽의 큰 방을 부부 침실로 사용하고 있어요.

거실에 있는 진공관 앰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버님이 만드셨다고 들었어요.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하신 아버지가 취미 삼아 예전부터 오디오와 관련된 것들을 직접 만드시곤 하셨어요. 진공관 앰프도 직접 만드셔서 저와 동생이 결혼할 때 하나씩 선물로 주셨어요. 제작과 테스트를 거쳐 완성하기까지 20일 정도 걸렸고, 비용도 꽤 들었죠. 하지만 저에겐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한 물건이에요. 전원을 켜면 은은한 조명처럼 불이 들어오는데 인테리어 효과도 있고 음악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푹 빠져버리죠.

집 안 곳곳에 책이 참 많은데요, 책이 놓인 장소도 색다르네요.
제 직업이 북 디자이너이다 보니 당연히 책에 관심도 많고 많이 구입해요. 언젠가부터 좋아하는 책을 곁에 두는 것이 습관이 됐어요. 내 집이 생기니 좋아하는 표지의 책이나 작가의 책을 침대 헤드보드 위나 소파 위 등 손에 닿기 쉬운 곳에 두게 되네요. 화집은 그 안의 그림을 나중에 크게 뽑아서 액자로 만들 계획이라 책을 옮기면서 액자를 걸 위치도 고려하고 있어요.

결혼하기 전에 꼭 구입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었나요?
가죽 소파보다 패브릭 소파를 구입하고 싶어서 알아보던 차에 가격대도 합리적이고 디자인도 괜찮은 거스 Gus 소파를 알게 돼 눈여겨보았어어요. 색깔이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또 거실에 있는 은색 테이블은 웨스트엘름의 사이트를 보고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어요.

이 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조명은 어떻게 선택했나요?
침실에는 아늑한 느낌의 깃털 조명인 비타의 이오스 조명을 달았어요. 거실에는 작고 낮은 테이블 조명을 여러 개 두었어요. 빈티지한 갓의 조명과 종이로 만든 아카리 조명의 대비가 매력적이죠. 사실 사고 싶은 조명이 있는데 아직 구입하진 못했어요. 디자인 조명은 가격대가 있는 만큼 디자인이나 놓을 위치 등을 고려 중이에요. 이렇게 기다리는 것도 재미있네요.

신혼집에서 가장 잘 샀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소파요. 거실 크기에도 적절하고 구입하기 전 발품을 많이 팔며 선택했기에 어떠한 아쉬움도 남지 않아요.

색깔을 과감하게 사용한 것 같아요. 원래 다채로운 색깔을 좋아하세요?
회화를 전공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색깔에 신경을 많이 쓰게 돼요. 무채색에 끌리다가도 막상 물건을 살 때는 독특하거나 좋아하는 컬러를 고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톤 다운된 색깔을 좋아하는 편이라 카펫이나 소품도 빈티지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골랐어요.

거실과 현관 코너, 서재 등 선반이 정말 많아요. 직접 만든 건가요?
아버지가 목공이 취미세요. 집 안에 있는 모든 선반은 아버지가 만드셨어요. 제가 어디에 어떤 용도로 달고 싶다고 말씀드리면 바로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가구가 집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져요.

선반 못지않게 식물이나 조화도 눈에 띄는데 베란다에도 화초가 많네요.
회사든 집이든 주변에 항상 식물을 두는 습관이 있어요. 집 안에 꽃이나 화분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정말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요. 공간에 식물이 많으면 생동감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지죠. 처음에는 생화를 사서 꽂아두고 시들면 다시 사곤 했는데 1층이라 빛이 잘 들지 않다 보니 음지식물만 키우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화 못지않게 섬세한 조화를 사게 됐어요.

지금 신혼집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빛이 잘 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아쉽죠. 그다음으로는 기본적인 문틀이나 문의 색깔이 제가 원하는 색상이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래도 작지만 실용적인 공간을 꾸밀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점이 더 많아요.

아기가 태어나면 어떻게 방을 구성할 예정인가요?
얼마 후면 아기가 태어나는데 아기 방이 따로 없어서 공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꾸밀지 벌써부터 고민 중이에요. 서재나 부부 침실이 전부 아기 물건으로 채워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요. 아무래도 아기가 태어나면 집 안의 모습도 바뀌겠죠? 서재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에요. 아기 침대는 아버지가 이미 제작 중이시고 예쁜 모빌을 구입해서 장식하고 싶어요.

에디터 신진수 | 포토그래퍼 이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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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게, 쉬게 그리고 휘게

앉게, 쉬게 그리고 휘게

앉게, 쉬게 그리고 휘게

양평에 위치한 북유럽문화원이 서울 남산에 문을 열었다. 규모는 작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마음을 열고 휴식을 취하는 덴마크의 문화인 휘게 Hygge를 체험할 수 있는 아틀리에 같은 곳이다.

↑ 경사진 벽 때문에 다락방처럼 아늑한 방에는 스벤스크 텐의 벽지를 발라 포근한 느낌을 강조했다.

한 나라의 진정한 문화 수준과 특색을 알려면 그 나라의 가정집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유서 깊은 문화재, 멋진 마천루를 자랑하는 도시일지라도 문화의 평균치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는 구성원들이 살고 있는 집일 테니 말이다. 남산 자락에 문을 연 북유럽문화원은 이렇듯 멀리 있는 북유럽의 실제 가정집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준다. 편안한 분위기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세 명의 안주인은 김진희, 김희진 이사와 <오픈 샌드위치>의 저자이기도 한 이정민 이사. 작년에 양평 북유럽문화원을 오픈한 이들은 덴마크 대사관 상무팀에서 근무했던 시절부터 유난히 죽이 잘 맞는 동료였다. 선후배 관계였지만 서로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무릎을 탁 칠 수 있는 사이였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을 그만두고 한 발자국씩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남들이 생각하면 ‘너무 이상주의적인 얘기 아니야?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 속에서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어딨어?’라고 할 법한 이야기를 우리는 정말 멋진 아이디어라고 받아주곤 했어요. 북유럽문화원은 몇 년 전부터 유행하고 있는 북유럽 열풍 때문에 만든 건 아니에요. 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부터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널리 알리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 차근차근 준비했는데 운이 좋게도 때가 잘 맞았던 거죠.”

↑ 남산 북유럽문화원에서는 덴마크 왕실 지정 티인 A.C 퍼치스의 차도 맛볼 수 있다.

양평 북유럽문화원이 함께 위치한 로스팅 카페 테라로사와 가구점 빈트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면 남산 북유럽문화원은 공간만으로 방문객을 유혹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양평점에 비하면 작은 공간이고 찾아오기도 까다로운 위치예요. 원래 이곳은 예술가 부부가 살던 오래된 집이었어요. 벽의 수평과 수직, 천장의 경사각 등 반듯한 것이 없어서 공사를 하면서 애를 먹었죠. 하지만 오래된 집의 구조가 공간을 이색적으로 만들더군요.”

↑ 덴마크 빈티지 가구와 헤이, 난나 디트젤의 가구가 어우러진 1층 라운지. 병정 오브제와 소품 등은 동료나 지인들이 선물한 것이다.
문화원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할 수도 있다. 문화원은 포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문화를 즐기고 더 나아가 문화 전반에 관한 교육도 이뤄지는 곳을 의미한다. 다소 딱딱한 이름 때문에 방문 전 미리 예약을 하거나 와서도 안내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유럽문화원은 누구든 편하게 들러서 차도 마시고 북유럽 가구도 체험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작은 쉼터 같은 곳이다. 난나 디트젤이나 헤이의 가구, 마이클 아나스타시아즈의 조명 등 최근 주목받는 젊은 작가와 북유럽 브랜드의 제품을 덴마크 오리지널 빈티지 가구와 매치해 분위기 또한 무겁지 않다. “거창하게 갤러리처럼 뭔가를 전시하거나 박물관처럼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를 구비하진 않았어요. 말 그대로 문화를 즐기는 곳이기 때문에 ‘북유럽 사람들은 이런 가구와 조명을 쓰는구나. 이런 그림을 집에 거는구나’ 하면서 집과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쉬어 가길 바라요.” 문화란 거창한 것이 아닌 사회의 가장 작은 구성 단위인 가족과 집으로부터 비롯됨을 새삼 느낀다. “저희는 북유럽문화원이 방문객과 작가와 브랜드의 허브가 되길 바랍니다. 양평 북유럽문화원에서 전시를 했던 분이 있었는데 그때만 해도 아마추어 작가였죠. 그 전시 이후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가 있음을 느꼈죠.”

↑ 북유럽 관련 서적이나 일러스트, 그림 등을 감상할 수 있는 2층.
남산 북유럽문화원은 지상 3층 규모다. 1층은 라운지 겸 카페, 2층은 가구와 책이 놓인 공간, 널찍한 테이블이 놓인 3층은 사무실 겸 작은 회의실로 사용할 예정이다. 북유럽 가정집의 거실같이 편안한 카페에서는 덴마크 왕실에 납품하는 차 브랜드인 A.C 퍼치스 A.C Perch’s의 다양한 차와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에필로그처럼 공간의 성격을 미리 느낄 수 있다. 2층은 앞으로 책을 위주로 한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 루이지애나 미술관에서 진행한 전시회 포스터 작품.

↑ 오래된 집을 개조해 벽의 경사각이나 면이 비정형적이다.
북유럽이란 말을 ‘Book You Love’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고 한 지인의 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잡지를 비롯한 북유럽 관련 서적과 토베 얀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등 북유럽 작가의 일러스트와 그림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고 현재는 문화원 전체에 걸쳐서 덴마크의 루이지애나 미술관, 스웨덴의 현대미술관 포스터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2층 코너에 위치한 경사진 벽이 독특한 작은 방은 이국적인 느낌의 스벤스크트 텐 Svenskt Tenn의 벽지를 시공했는데 동화 속 일러스트나 미드센트리 시대의 빈티지한 무늬로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이너 조제프 프랭 크 Joseph Frank가 디자인 한 벽지다. 이 공간 역시 누구든 편하게 소파에 앉아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앞으로 북유럽 관련 제품을 위탁 판매하거나 북유럽 브랜드와 함께 이벤트나 클래스 등을 열어서 북유럽의 다양한 문화를 꾸준히 알릴 생각이에요. 북유럽에는 포크하이스쿨이라는 평생교육원, 대안학교 개념의 교육기관이 있어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죠. 북유럽문화원은 우리가 꿈꾸고 있는 포크하이스쿨의 첫 단추예요. 이 단추를 잘 끼워서 사람과 인간관계를 비롯한 문화 전반에 관한 교육을 할 수 있는 스쿨을 만들고 싶습니다.”

↑ 2층에는 빈티지 가구와 현대적인 북유럽 제품도 둘러볼 수 있다.

↑ 소규모 워크숍이나 회의실로 활용할 수 널찍한 3층 공간.
김진희, 이정민, 김희진 이사는 이곳에 부제를 붙인다면 ‘격려센터’라고 전했다. 운영자는 물론 방문객과 작가와 이곳을 찾은 모든 이들이 이 공간에서 잠시나마 격려를 얻고 북유럽의 휴식 문화인 ‘휘게’를 느끼길 바라서다. 가끔 세상에 지치고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혹은 뜻이 잘 맞는 친구와 누군가의 집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남산 북유럽문화원의 문을 열 것 같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영원한 삐삐 같은 세 명의 안주인은 기꺼이 우리를 반길 것이다.

↑ 건물의 층을 연결하는 계단은 원래 모습 그대로 두었다.
에디터 신진수│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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