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알면 다가올 미래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법.
올 한 해 우리는 무엇에 열광했고, 어떤 것에 호감을 느꼈는지 돌아보았다.
26개 항목으로 정리한 리빙 디자인의 흐름 속에서 우리를 둘러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감지할 수 있었다.
1 © 에뮤. 2 에뮤의 의자와 테이블.
13 안과 밖, 경계를 허무는 아웃도어 가구
캠핑, 서핑 등 레저 문화의 확산으로 집 안을 야외처럼 꾸미는 새로운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등장했다. 야외용 의자와 테이블은 물론 텐트, 파라솔, 난로 등 집 밖에서 사용하던 가구와 소품을 실내 곳곳에 배치하니 고정 관념에서 탈피한 색다른 이미지가 연출된 것. 독일 브랜드 메로윙즈에서 선보인 ‘포레스트 컬렉션’의 통나무 쿠션은 캠핑족이라면 하나쯤 갖고 있어야 할 잇 아이템으로 등극했고 하이브로우의 캠핑용 박스를 실내용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 © 파르나스몰
14 백화점 가고 몰이 몰려온다
여의도에 오픈한 IFC가 큰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이제 몰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했던 찰나 삼성동에는 ‘파르나스몰’이 개장했고 잠실 ‘제2롯데월드몰’도 화제 몰이에 성공했다. 파르나스몰은 롯폰기 힐을 개발한 일본 모리 부동산의 컨설팅을 받아 간결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탄생했고 제2롯데월드몰은 홍콩의 쇼핑몰을 연상하게 하는 탁 트인 전경과 색다른 이벤트로 방문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개장을 앞두고 있는 삼성동 코엑스몰 역시 다양한 고객층을 염두에 둔 입점 리스트로 소문이 나면서 유통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 마루니 소파. 2 인아트.
15 나무야 나무야 뭐하니
신혼부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혼수로 주목받은 원목 가구의 인기가 아직도 뜨겁다. 친환경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인아트, 젊은 목수들이 운영하는 스탠다드 에이, 프레그셋 등 가구 브랜드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지난 3월, 디자이너이미지는 이 같은 현상을 고려한 듯 후카사와 나오토가 지휘하는 일본 원목 가구 브랜드 마루니를 공식 수입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혔다. 자연을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 친환경, 유행을 초월하는 등 다양한 장점은 원목 가구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16 작품 많은 집, 갤러리 하우스
갤러리 컨셉트로 집을 꾸미고 개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과거 아트테크 목적으로 구입한 작품을 창고에 꽁꽁 숨겨두었다면, 요즘은 집 안을 갤러리처럼 꾸며 일상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유행이다. 작품의 환금성과 무관하게 일상을 빛나게 하는 작품이라면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 아닐까.
17 진화하는 사무실
집보다 머무는 시간이 많은 사무실이 변화하고 있다. 2013년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를 통해 건축가 장 누벨이 선보인 ‘Office for Living’은 사무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예고했다. 가구 브랜드에서는 공간 활용도를 높인 모듈 가구를 비롯해 삭막해 보일 수 있는 분위기에 산뜻하게 바꿔줄 디자인,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사무용 의자를 대거 출시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현대카드 디자인 랩은 장 누벨이 진두지휘했던 전시를 그대로 옮겨와 딱딱한 사무 공간과는 확연히 다른 사무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 © 한샘
18 부엌, 거실을 넘보다
이제 가족 생활의 중심은 부엌이 됐다. ‘먹방’, 맛집 투어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 한몫했겠지만 맛있는 음식을 두고 식탁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의 소중함을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 거실과 부엌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으며 거실에 식탁을 두는 경우도 많아졌다. 덕분에 식탁은 공간이 허락하는 한 널찍한 것으로 구입하고 주방의 조리대 방향 또한 식탁을 향하게 두어 소외되는 구성원 없이 부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1 © 알루퍼스. 2 키티버니포니의 침구 세트와 쿠션.
18 디자인부터 제조까지
국내 브랜드 중 디자인과 판매는 물론 직접 생산까지 책임지는 브랜드가 있다.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브랜드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더욱 믿을 수 있고 제조를 겸하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고 대구에 위치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키티버니포니’, 국내 유일의 전구 회사로 50여 년째 백열전구를 수작업으로 만들어온 ‘일광전구’, 알루미늄 소재로 가구를 생산하고 있는 ‘알루퍼스’ 등 제조 분야를 탄탄하게 다진 브랜드의 경쟁력은 나날이 커질 것이다.
에디터 박명주 ·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박상국 · 차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