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간에서 몸을 부대끼고 얼굴을 마주보며 지내는 네 팀을 만났다. 하는 일도 다르고 공간에 모인 사람의 수도 제각각이다. 그러나 혼자가 아니기에 더욱 에너지가 넘치는 것만은 분명했다.

↑ 핸즈인팩토리 이재헌 작가의 개인 공간.
취향과 개성 사이
한국을 대표하는 피규어 아티스트 쿨레인 Coolrain을 중심으로 핸즈인팩토리 Hans in factory, 투엘브닷 TwelveDot, 키도 Kido 총 4팀이 함께 ‘쿨레인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함께 작업실을 쓰며 동거동락하는 이들은 서로가 원동력이 되어 척박한 아트 토이 시장에서도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 키도와 핸즈인팩토리가 함께 완성한 ‘러닝 혼즈’ 스페셜 에디션.
처음 결성된 것은 2010년경, 핸즈인팩토리의 이재헌 작가가 당시 집에서 작업하고 있던 쿨레인 이찬우 작가에게 함께 작업실을 만들자고 제안하면서였다. “피규어를 제작하다 보면 몸에 해로운 화학약품을 써야 하는데, 아이가 있는 집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죠. 또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필요한 도구도 나눠 쓸 수 있으니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찬우 작가가 말했다. 초창기는 다른 피규어 작가와 같이 신사동에서 작업실을 사용하다가 2012년에 마포구 성산동으로 이사를 오며 지금의 멤버로 구성되었다.

↑ 왼쪽부터 투엘브닷 임현승, 쿨레인 이찬우, 키도 강병헌, 핸즈인팩토리 이재헌.
피규어는 다양한 재료로 만들지만 주로 스컬피라고 하는 특수 점토를 사용한다. 열로 구워내면 단단해지는 재료로 이를 이용해 조형을 만들고 실리콘으로 뜬 다음 우레탄 레진을 부어서 모형을 만들어낸다. 그 위에 에어브러시나 스프레이 도료, 물감 등으로 채색을 해 완성한다. 쿨레인스튜디오 작업실에도 각자 작업을 할 수 있는 개인용 책상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도색 공간을 마련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작업 과정을 보고 조언해 주게 되었다. 핸즈인팩토리의 작품 ‘러닝 혼즈’에 키도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감성이 더해진 스페셜 에디션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작업 환경 덕이다.

↑ 키도 강병헌 작가가 사용하는 책상.
“키도 강병헌 작가가 피규어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인데도 실력이 상당했어요. 그 재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만들어보자고 했죠”라며 이재헌 작가가 그들의 시작을 들려주었다. 그 후 강병헌 작가가 점차 인정받는 모습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고. 얼마 전 청량리 롯데갤러리에서 쿨레인스튜디오 그룹전 <노 라이프 위드아웃 토이 No Life without Toy>를 마무리한 그들은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서로 합심한 전시와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2)` 보러가기 >>
관련기사 `Extension of Life(3)` 보러가기 >>
에디터 신진수 · 최고은 | 포토그래퍼 신국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