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를 닮은 신발

내추럴한 가죽 소재의 에스파드류 웨지힐 샌들은 랄프 로렌. 가격 미정. 이국적인 프린트와 손바느질 장식의 에스파드류 웨지힐 샌들은 탐스슈즈. 9만9천원.
하이힐이 선사하는 늘씬한 비례를 포기하지 않고 여유와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삭거리는 밀짚을 엮어 만든 에스파드류 웨지힐 샌들이 그것이다. 에스파드류는 본래 프랑스인들이 해변에서 신던 신발로 밀짚을 엮어 만든 밑창과 발목을 감는 끈이 특징이다. 에스파드류를 변형한 에스파드류 웨지힐 샌들은 두툼한 플랫폼과 안정적인 웨지힐 덕분에 킬힐만큼 높지만 안정적이다. 또 곱게 땋은 머리처럼 가지런히 웨지를 감싼 밀짚의 라인 덕분에 무겁거나 둔탁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바지와 치마를 교배한 퀼로트, 물 빠지고 낡은 느낌의 청바지, 보헤미안풍 통바지 등 요즘 유행하는 어정쩡한 실루엣의 하의를 멋스럽게 받쳐준다. 그러나 이 모든 이유를 차치하고서라도 여름엔 왠지 에스파드류에 끌린다. 그것은 이 신발이 1년 중 가장 즐겁고 편안한 때, 여름휴가를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보드라운 금빛 모래밭을 거니는 상상의 통로, 에스파드류는 아스팔트 위의 여자들에게 그런 기특한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