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자비에 드 생 장은 오래된 아파트를 컬러감이 돋보이는 공간으로 개조했다. 과감한 컬러와 패턴, 클래식한 스타일에 그의 상상력이 더해져 개성 있는 아이덴티티를 지닌 공간이 되었다.
현관 벽에 독특한 패턴의 벽지를 붙여 아트 월을 만들었다. 이케아의 흰색 ‘베스타 Besta’장은 스페인에서 구입한 빈티지 줄을 말아 손잡이를 새로 달았고, 그 위에 웨스트 엘름 West Elm과 앤트로폴로지 Anthropologie에서 구입한 세라믹 제품, 예술가 J.R.이 만든 베르나르도 Bernardaud의 접시, 상투 Sentou의 파란색 볼록거울을 올려놓았다. ‘아카이브 월페이퍼 Archives Wallpaper’ 벽지는 스튜디오 욥 Studio Job이 디자인한 것으로 아르트 앵테르나시오날 Arte International에서 구입. 앞쪽에 있는 노란색 암체어 ‘로 Raw’는 무토 Muuto. 오른쪽에 둔 검은색 철제 서랍장은 생테티엔 Saint-Etienne에서 구입한 빈티지 제품. 천장에 달아놓은 조명 ‘클러스터 Cluster’는 모오이 Moooi.
2012년부터 스튜디오 아지뮈 Studio Azimut를 운영하는 자비에 드 생 장 Xavier de Saint Jean은 색상을 자신의 디자인 상징으로 만들었다. 디자인하는 공간마다 예외 없이 갖가지 색을 솜씨 좋게 뒤섞어놓기 때문이다. 그는 컬러와 모티프, 소재를 과감하게 사용해 공간을 시각적으로 확장시키고 각 공간의 용도를 구분하는데, 자신의 아파트를 개조할 때는 좀 더 색다르고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했다. 이전에 마술사가 살았던 이 아파트는 85㎡ 규모로 35년간 레노베이션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정말 이상한 집이었어요. 거실 천장에는 페인트로 그린 천사들이 있고 욕실에는 진짜 바닷가 모래가 있었다니까요!” 인테리어가 과한 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버리다시피 한 공간임이 분명했다. 그는 아파트의 세 면을 살려 최대한 빛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고 넓은 공간감을 주었다. 그리고 각 공간의 용도를 재배치하고 몇 개의 벽을 유리로 교체했다. 문도 여러 개 제거하고 미닫이문을 달았는데 공간이 넓어 보이는 것은 물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동선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침실이었던 방을 부엌과 다이닝룸으로 바꾸었지만, 이 아파트가 지닌 원래의 매력을 간직하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부엌에 있는 벽난로의 깊이를 활용해서 부엌 가구를 최대한 많이 벽에 짜서 넣었고 벽난로가 더 잘 보이도록 했어요. 같은 방식으로 침실도 벽 한쪽이 쑥 들어간 ‘알코브 Alcove’를 새로 만들고 그 안에 책장 겸 책상을 짜 넣었어요. 드레스룸의 경우에는 원래의 공간을 두 배로 늘려 방 안에 또 다른 공간이 들어 있는 박스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기본 구조를 완성하고 나서 그 위에 다양한 색상과 모티프 를 입혀 리듬감을 부여했다. 독특한 벽지와 육각형 타일, 밝은 컬러가 놀랍게도 조화를 이루면서 어떤 집과도 다른 개성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거실은 원래 이 집에 있던 장식적인 요소가 잘 보존돼 있다. 클래식한 몰딩은 흰색으로 칠했는데, 벽을 파란색으로 칠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벤치는 스튜디오 아지뮈에서 디자인했고 파리 생피에르 Saint-Pierre 시장에서 구입한 패브릭으로 만든 쿠션과 H&M 홈 쿠션을 함께 올려놓았다. 왼쪽에 올려놓은 꽃병 ‘트리 트렁크 Tree Trunk WH’는 롱 포 헤이 Wrong for Hay. 꽃병 안에는 부룰렉 Bouroullec 형제가 디자인한 비트라의 ‘알그 Algues’ 제품을 넣었다. 벽 등은 르 코르뷔지에 Le Corbusier가 디자인한 ‘랑프 드 마르세유 Lampe de Marseille’로 네모 Nemo에서 구입한 것. 벽에 걸어놓은 사진은 디디에 들마의 작품이다. 바닥에 깐 카펫 ‘타베른 Tavern’은 툴르몽드 보샤르 Toulemonde Bochart 제품. 구리로 만든 ‘도트 Dot’ 스툴은 폴스 포튼 Pols Potten 제품. 붉은색 테이블 ‘불카노 Vulcano’는 파올로 나보네 Paolo Navone가 디자인한 것으로 폴리폼 Poliform 제품. 노란색 암체어는 생투앙 Saint-Ouen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침실 한 켠에 알코브를 내고 그 안에 책장 겸 책상을 짜 넣었다. 소나무 합판으로 만든 책장은 스튜디오 아지뮈에서 디자인한 것. 은색 벽 등은 아르떼미데 Artemide의 ‘톨로메오 Tolomeo’. 벽걸이용 만년 달력은 다네제 밀라노 Danese Milano의 ‘포르모사 Formosa’. 파란색 의자 ‘볼드 Bold’는 무스타슈 Moustache 제품. 구름 벽지 ‘누볼레테 Nuvolette’는 콜앤선 Cole and Son의 포르나세티 Ⅱ 컬렉션. 침대 위의 벽 등 ‘버디 Birdy’는 노던 라이팅 Nothern Lighting 제품. 헤드보드는 해비타트 Habitat. 리넨 소재의 이불 커버는 메르시 Merci. 네덜란드 빈티지 군용 담요는 로테르담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것. 쿠션은 렌 Reine과 H&M 홈 제품. 침대 옆에는 사이드 테이블 대신 스튜디오 아지뮈에서 만든 나무 상자를 놓았고 안에는 카르텔의 수납장 ‘콤포니빌리 Componibili’를 넣었다. 커튼은 렌에서 구입한 패브릭으로 맞춤 제작했다.
반짝이는 10×10cm의 흰색 타일 ‘세지 Cesi’와 파란색 육각형 타일 ‘토날리트 Tonalite’는 세라미카 제품. 수건을 걸어둔 노란색 사다리 모양 라디에이터 ‘튜브 Tubes’는 스칼레타 Scaletta. 둥근 거울 ‘스트랩 Strap’은 헤이 제품. 스튜디오 아지뮈가 디자인한 유리 벽을 열면 공간이 확 트이면서 빛이 안으로 들어온다. 바닥에 깔아놓은 타일 ‘우오누온 Uonuon’은 세라미카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