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호텔처럼 집 꾸미기

디자인 호텔처럼 집 꾸미기

디자인 호텔처럼 집 꾸미기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가구를 선보이고 있는 까사알렉시스 쇼룸에서 부티크 호텔처럼 집을 꾸밀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았다. 라운지부터 침실, 다이닝 공간, 서재 등 디자인 부티크 호텔의 요소를 집 안에 적용할 수 있는 팁을 공개한다.


인더스트리얼 무드로 꾸민 다이닝 공간

런던 ACE 호텔 같은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디자인 호텔이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꼭 화사한 인테리어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전형적이지 않은 분위기의 다이닝 공간을 집 안에 적용할 수 있다. 벽은 무난한 그레이 톤으로 페인트칠을 하고 널찍한 철제 테이블과 수납장으로 균형을 잡아준다. 분위기가 너무 무겁지 않도록 의자나 소품 등으로 포인트를 준다면 이색적인 다이닝 공간을 꾸밀 수 있다. 

 

1 소나무 소재의 서랍과 목재 상판을 스틸로 마감한 ‘멘탈 콘솔’은 까사알렉시스. 2 모래색, 카키색 볼은 모두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3 내추럴한 멋을 살린 유리병은 자라홈. 4 노란색 세라믹 저그와 잔 세트는 파넬. 5 자연 건조한 고재 위에 아연으로 마감한 ‘엘드 다이닝 테이블’은 까사알렉시스. 6 양면 가죽 케이스는 허명욱 작가의 작품으로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7 유광 스틸 소재의 펜던트 조명은 까사알렉시스. 8 시원한 리조트풍의 작품 ‘Relaxing at Lake Tahoe’는 옐로우코너. 9,21 베이지색으로 옻칠한 타원형 트레이와 3단 옻칠 플레이트는 모두 허명욱 작가의 작품으로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10,11,12,14,15,17,18 붉은색, 오렌지색, 보라색, 분홍색 등 따뜻한 색감으로 제작한 꽃병과 접시, 컵은 모두 장미네 작가의 작품으로 정소영의 식기장. 13 등받이와 시트 부분을 가죽으로 만든 의자는 까사알렉시스. 16 금색 스푼은 ‘오슬로’ 커트러리로 챕터원. 19,20 유리 꽃병과 화이트 오브제는 모두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22,23 회색, 파란색 나무 소재의 ‘코펜하겐’ 체어는 헤이 제품으로 라꼴렉뜨.

 

 


호텔 라운지 같은 거실

대부분 소파는 벽에 붙이고 맞은편에 TV나 오디오를 두는 전형적인 거실 모습에서 벗어나보자. 베란다나 창가를 등지고 소파를 두면 입체적인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폭신한 흰색 리넨 소파 위에 쿠션을 여러 개 올려두고 그중 몇 개는 컬러와 패턴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여기에 사이드장과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조명, 철제 테이블을 키 큰 식물과 매치해 호텔 라운지처럼 흥겹고 풍성한 연출을 제안했다.


1 레드, 화이트, 블루 컬러의 갓이 산뜻한 ‘웜홀 03’ 플로어 조명은 세 개의 조명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일 브론제토 제품으로 모벨랩. 2 구스다운과 목화솜으로 충전한 폭신한 리넨 패브릭 소파는 까사알렉시스. 3 동물이 그려진 쿠션은 자라홈. 4,5 노란 색감의 직사각형 쿠션과 블랭킷은 모두 자라홈. 6 유리 소재의 디퓨저 용기는 아큐스 제품으로 빌라토브. 7 와인잔과 샴페인잔은 모두 리브룸 제품으로 인엔. 8 유리 질감의 핑크빛 꽃병은 까사알렉시스. 9 위는 서랍, 아래는 유리문으로 수납공간이 넉넉한 사이드장은 까사알렉시스. 10 둥근 라탄 바구니는 수수소품. 11 컬러풀한 니팅 카펫 ‘주트앤코튼’은 자라홈. 12 노송과 스틸 소재를 사용해 내추럴하게 마감한 ‘칼라일 소파 테이블’은 까사알렉시스. 13,14 민트 컬러의 ‘에델’ 꽃병과 수채화 같은 무늬의 꽃병 ‘쉐도우 이브닝’은 모두 보컨셉에서 판매. 15 원형 골드 트레이는 아트플레이어 제품으로 빌라토브. 16 지그재그 무늬의 그레이 쿠션은 하우스라벨. 17 짙은 녹색 사이드 테이블은 라꼴렉뜨. 18,19 브라스 소재의 와이어 캔들 홀더와 손잡이가 달린 블루 컬러 세라믹 잔은 모두 챕터원. 20 유리 오브제 ‘그랑 호텔 드 라 팔라주’는 애술린.

 

 


욕실 대신 간이 세면대 

침실에 딸려 있는 욕실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욕실을 터서 침실을 넓히고 손만 간단하게 씻을 수 있는 간이 세면대를 설치하면 어떨까. 벽에 거울도 달아 화장대로 겸한다면 디자인 호텔의 침실처럼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철제 프레임으로 이뤄진 간이 세면대는 무게가 가벼워 배관만 잘 연결하면 설치가 간편하고 옆에 수건걸이와 옷걸이 등을 함께 매치하면 이국적인 분위기의 침실을 연출할 수 있다.


1 클래식한 철제 폴딩 체어는 파넬. 2 세 가지 높이로 수건이나 로브를 걸어둘 수 있는 수건걸이는 까사알렉시스. 3 리투아니아산 블랭킷은 인포멀웨어. 4 와플 모양 텍스처의 페이스 타월은 인포멀웨어. 5 걸이형 샤워 브러시는 스마일리지. 6 등 브러시는 튜너&하르퍼 제품으로 인포멀웨어. 7 두 개의 세면대가 있어서 간이 화장대로 활용할 수 있는 ‘루쏘’ 세면대는 까사알렉시스. 8,10 라운드 샤워 브러시와 페이셜 브러시는 모두 스마일리지. 9 대리석 소재의 원형 베이스는 까사알렉시스. 11 나무 소재 칫솔 세트는 아이졸라. 12 미니 칫솔꽂이는 소일 제품으로 빌라토브. 13 ‘보틀 가든’ 캔들은 푸에브코 제품으로 에크루. 14 도르래 같은 행잉 거울 ‘에버’는 까사알렉시스. 15,22 핸드&바디솝 클렌저와 ‘오리지널 디퓨저’는 모두 바코 제품으로 케이홀스튜디오. 16 숲 속 향의 비누 방향제는 고져스토일렛. 17 심플한 유리 꽃병은 하우스라벨. 18 주니퍼&제라늄 비누는 U.S 아포테카리 제품으로 케이홀스튜디오. 19 베이지 컬러의 메탈 프레임 거울은 자라홈. 20 화이트 화분에 심은 선인장은 위드플랜츠 제품으로 까사알렉시스. 21 갈색 유리병 오브제는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23 벽에 기대 옷이나 수건 등을 걸어두기 좋은 사다리는 보컨셉. 24 가볍게 걸칠 수 있는 샤워 가운은 고져스토일렛. 25 인더스트리얼풍의 철제 침대 ‘그라넷’은 까사알렉시스. 26,27 철제 바스켓과 거즈 소재 게스트 타월은 인포멀웨어.

 

 


믹스매치의 서재

프로방스 지역의 부티크 호텔에 있을 법한 클래식한 화이트 책상을 두고 주변을 믹스매치 스타일로 꾸몄다. 지중해처럼 파랗고 팝한 디자인의 서랍장과 천장에 단 행잉 플랜트가 책상과 어우러져 코지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간을 꾸밀 때 한 가지 스타일만 고수하지 말고 서로 다른 스타일을 매치해보되, 식물처럼 두 가지 스타일의 다리 역할을 하는 자연스러운 요소를 곁들이면 상충하지 않는 믹스매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1 숫자가 포인트인 ‘M에어크래프트’ 8단 서랍장은 파넬. 2,3,4 천장에 매단 행잉 바스켓은 모두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5 심플하고 부드러운 디자인의 테이블 조명은 챕터원. 6 윗부분의 서랍단이 분리되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흰색 책상 ‘브레다’는 오리나무 소재로 만들었다. 까사알렉시스. 7 사각 오거나이저는 빌라토브. 8 빨간색 라벨 캔들은 애술린. 9 에어 플랜트 오브제는 위드플랜츠 제품으로 까사알렉시스. 10 스틸 소재 연필꽂이 ‘랜드 스케이프 볼케이노’는 챕터원. 11 흰색 테이프 커터는 푸에브코 제품으로 에크루. 12 버섯 무늬 캔들 홀더는 메종드실비. 13 식물이 그려진 빈티지한 액자는 하우스라벨에서 판매. 14 베이지색 수납 박스는 북바인더스디자인. 15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줄 노트는 하우스라벨. 16 가죽 소재 파우치는 애술린. 17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빈티지한 철제 의자 ‘세이프’는 까사알렉시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방상국

스타일리스트

문지윤(bureau de clau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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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Monologue

Interior Monologue

Interior Monologue

디자인 가구와 몰딩 장식, 빈티지 가구, 1970년대의 데커레이션을 잘 배합하면 유니크한 퓨전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다. 현실과 이상, 시공간을 넘나드는 인테리어로 연출한 여섯 개의 공간.

Black on White

벽에 건 사진 ‘팝콘 Pop Corn’은 로미나 레시아 Romina Ressia 작품. 옐로 코너 Yellow Corner에서 판매. 180×120cm, 1650유로. 의자 ‘스파게티 체어 딜라타타 Spaghetti chair Dilatata’는 알리아스 Alias 제품으로 리미티드 에디션. 봉 마르셰 Bon Marche에서 판매. 가격 미정. 쿠션(왼쪽에서 오른쪽)은 패턴이 프린트된 면 소재로 ‘로이 Roy’, ‘스패로 Sparrow’, ‘트로피컬 Tropical’. 마두라 Madura 제품. 개당 42유로. 물푸레나무로 만든 둥근 탁자는 하이메 아욘의 ‘포에티크 Poetique’ 컬렉션. 카시나 Cassina 제품. 890유로. 바닥에 놓은 트레이와 물병, 도자 컵은 필립 모델 메종 Philippe Model Maison 제품. 각각 78유로, 65유로, 45유로.

 

 

Flame Inside

황마와 양모 소재의 태피스트리는 모로칸 컬렉션. JD 스타롱 JD Staron 디자인. JD 스타롱 제품. 1850유로부터. 참나무로 만든 낮은 테이블 ‘미스 트레플 Miss Trefle’은 앳 원스 At Once 디자인. 에어본 Airborne 제품으로 봉 마르셰에서 판매. 1557유로. 테이블 위의 커피잔 세트는 빈티지. 무라노 유리로 만든 꽃병 ‘포세이돈 Poseidon’은 펜디 카사 Fendi Casa 제품. 699유로. 솔 Sole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암체어 ‘스푸트니크 Spoutnik’는 사샤 라킥 디자인. 로셰 보보아 제품. 1480유로. 메탈과 가죽으로 만든 둥근 테이블은 장 마리 마소 디자인. 폴트로나 프라우 Poltrona Prau 제품. 950유로. 세라믹 촛대 ‘카테드랄 Cathedrale’은 칼리가리스 Calligaris 제품. 116유로. 플라스틱 끈으로 만든 암체어 ‘트래블러 Traveler’는 스테판 버크스 디자인. 로셰 보보아 제품. 522유로. 니트 담요 ‘산카케이 Sankakkei’는 마두라 제품. 99유로.

 


Time for Study

떡갈나무 프레임과 다리에 MDF 상판을 더한 책상 ‘다윈 Darwin’은 뒤비비에 Duvivier의 ‘퍼스트 타임 First Time’ 컬렉션. 1360유로. 다양한 컬러를 담고 있는 물푸레나무 의자 ‘오버다이드 Overdyed’는 디젤 크레아티브 Diesel Creative 디자인. 모로소 제품. 444유로. 래커를 칠한 메탈 조명 ‘그래픽 드림 Graphic Drimm’은 발레리 보이valerie boy 디자인. 레 이레지스튀브 Les Iresistub 제품. 347유로. 벽에 칠한 페인트는 플라망 Flammant의 ‘코코 Coco’.

 


Be Lazy in the Bed

침대 옆에 놓고 테이블로 사용하는 바퀴 달린 서랍장은 USM 할러 제품. 1630유로. 그 위에 있는 아이코닉한 조명 ‘미니 피피스트렐로 Mini Pipistrello’는 가에 아울렌티 디자인. Led 버전. 마티넬리 루체 Martinelli Luce 제품으로 마이 디자인 my design에서 판매. 489유로. 묵직한 나무 의자 ‘톤 Ton’은 아릭 레비 디자인. 봉 마르셰에서 판매. 568유로. 침대 위에 있는 면 담요 ‘클래드’는 팻보이 제품. 119.95유로. 면 소재의 베개 커버 ‘빅토리아 Victoria’는 폴&조 Paul&Joe가 마두라를 위해 제작한 제품. 26유로. 양모로 된 니트 쿠션 ‘아이스 Ice’는 마두라 제품. 52유로. 폴리카보네이트 볼을 이어 만든 펜던트 조명 ‘캔디오프니 Candyofnie’는 팻보이 제품. 149유로부터. 태피스트리와 침대는 빈티지.

 


Soft & Spiky

검은색 벨벳 카나페 ‘압솔뤼 Absolu’는 프란체스코 벵파레 디자인. 에드라 Edra 제품으로 마이 디자인에서 판매. 6430유로. 벨벳 쿠션 ‘외리디스 Eurydice’는 엘리티스 제품. 95유로. 면 셔닐 소재의 태피스트리 ‘알리아스 Alias’는 투르몽드 보샤르 Toutlemonde Bochart 제품. 455유로. 파란색 선인장 ‘블루칵터스 Blucactus’는 33개의 에디션으로 제작됐다. 구프람 Gufram 제품으로 마이 디자인에서 판매. 1만5000유로. 세라믹 토끼 ‘팡팡 Pan Pan’은 B. 쿠엔 톰슨 디자인. 리네 로제 제품. 134유로. 메탈로 된 둥근 탁자와 메탈 조명 ‘팩맨 Packman’은 모두 필립 모델 디자인. 각각 280유로, 580유로. 이스마엘 카레의 세라믹은 봉 마르셰에서 판매. 개당 38유로.

 


Blue Corner

벽에 건 사진 ‘코크 Coke’는 로미나 레시아 작품. 옐로 코너 Yellow Corner에서 판매. 180×120cm, 900유로. 래커를 칠한 철사로 된 다리에 대리석 상판을 매치한 둥근 탁자 ‘비주 Bijou’는 파브리스 브뤼 디자인. 로셰 보보아 제품. 820유로. 은빛이 나는 메탈 잔은 미카엘 아나타시아데스 디자인. 소믈리에 Sommelier 컬렉션. 퓌포르카 Puiforcat 제품. 500유로. 이국적인 식물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조명 ‘폼폼 Pom Pom’은 마테오 시빅 디자인. 마감은 구릿빛 메탈. 칼리가리스 제품. 1105유로. 벽에 칠한 페인트는 플라망의 ‘고아 G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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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에 들마 Didier Del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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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영혼, 에티오피아

아프리카의 영혼, 에티오피아

아프리카의 영혼, 에티오피아

목동과 사제, 순례자들이 오랜 세월 시바 왕국의 영토를 지켜온 정교회 동굴 교회당에 모여 열정적으로 기도를 올린다. 그렇게 아프리카의 영혼은 다음 세대로 이어져 간다.

 

나일 강에서 아랍 반도까지 펼쳐진 악숨의 기독교 왕국. 그 지나간 번영을 뒤로 하고 화려하게 치장한 고관들이 노트르 담 드 시온 Notre Dame de Sion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거행된 성지주일의 호산나 퍼레이드에 참관했다. 울타리 주변에는 수많은 신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성 금요일인 시클렛 Siklet이 시작되는 랄리벨라. 랄리벨라는 13세기, 이곳을 에티오피아의 예루살렘으로 만들기 위해 바위 속을 파내서 11개의 교회를 만든 왕의 이름이다. 흰색 면으로 된 ‘셰마 Chemma’로 몸을 감싼 순례자들이 그리스 십자가 모양의 교회, 비에타 기요르기스 Bieta Giyorgis 위에 무리 지어 서 있다. 30m 깊이에 자리한 이 교회는 바위를 깎아 하나의 블록으로 지어졌다. 

 

 


거대한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열리는 악숨의 토요 장터. 화려한 컬러의 바구니 ‘하베샤 Habesha’에는 염색한 양털과 독보리 섬유로 만든 생활용품과 먹거리가 놓여 있다. 채소와 파파야, 바르바리아 무화과 좌판이 서로 이웃한다.

 

오른쪽 페이지 수를 놓은 ‘셰마’로 몸을 두른 시장의 우아한 여성들이 은 장신구로 꾸민 머리 장식을 하고 있다. 이 머리 장식은 아주 오래전부터 변하지 않고 이어져 내려왔다. 

 

 


흰색천을 주름지게 두른 사람들이 에티오피아 티그레 주의 푸른 계곡을 통과한다. 긴 행렬을 이루며 언덕을 기어오른 그들은 악숨 Aksoum을 향해 나아간다. 신성한 도시, 악숨은 사하라 이남에 있는 전설적인 왕국의 옛 수도다. 에티오피아 북쪽 고원의 기슭을 갈지자로 걸으면 2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이 성서의 땅을 여행하는 순례자들을 만나게 된다. 이 순례자들은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역법에 따라 거행되는 10여 개의 기독교 행사 중 하나를 참관하기 위해 가는 중이다. 여기에서는 크리스마스를 1월 7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에티오피아의 주현절인 ‘팀카트 Timkat’를 1월 19일부터 3일간 축하한다. 금과 실크로 요란하게 장식한 신자들이 모두 이 의식에 참여한다. 모든 것이 4세기, 악숨 제국의 첫 번째 황제 에자나 Ezana의 시대처럼 흐른다. 황제는 시리아 전도자와 노예를 통해 기독교로 개종했고, 그 이후 아프리카 대륙의 중앙에 자리한 이 땅은 하나의 굳건한 나라가 되었다. 이 나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무슬림 정복자와 포르투갈 예수회 등 온갖 침략자들과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지만 그 어떤 침략자도 이 땅을 굴복시키지 못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유럽의 식민지가 되지 않은 것이다. 민주적으로 온건한 체제를 갖춘 오늘날에도 아프리카 연합 본부가 자리한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 Addis Ababa에서는 가능성과 희망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나라 북쪽에 살고 있는 다수의 기독교인들이 지닌 절대적인 믿음은 사계절 내내 다른 리듬을 부여한다.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악숨의 행렬, 그중에서도 특히 성지주일의 호산나 행렬은 역설적이게도 묵상하는 사람들과 피정 중인 카르멜회 수녀들 앞에서 펼쳐진다. 이 땅의 신앙심은 순수하고 뿌리 깊다. 농경 민족인 암하라족 Amharas은 물질적으로 빈약하지만 자신들이 숭배하는 물건과는 관능적이고 거의 육체적인 관계를 맺는다. 독실한 신자들은 여러 곳의 예배 장소에서 거행되는 강렬한 의식에 빠져든다.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장소는 사제들이 그린 벽화로 끊임없이 뒤덮인다. 그들은 순진한 만화에 나오는 인물처럼 도취된 눈빛으로 수없이 많은 성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게랄타 Gheralta 산괴의 황토 절벽을 파서 만든 동굴 교회들은 위태로운 길 위에 자리한다. 아부나 예마타 Abuna Yemata 같은 동굴 교회는 등산가들에게 황홀한 성배와 같다. 교회에서 홀로 지내는 부사제들은 교회의 굴곡을 어루만지고 벽화에 입 맞추며 희미한 빛 속에서 피어나는 향의 냄새를 맡는다. 관대한 그들은 때때로 믿음직한 팔로 기진맥진할 만큼 지쳤지만 놀라움으로 가득한 여행객들을 감싸준다.

랄리벨라 Lalibela에서는 기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다. 화산 폭발로 생성된 응회암 속에 만들어진 11개의 교회는 모두 긴 구덩이와 터널로 연결돼 있는데, 성 금요일 기도문이 낭독되면 신들린 신자들로 가득 찬다. 13세기에 한 왕이 건설한 이 ‘블랙 예루살렘’은 또 하나의 성지로서 해마다 5만 명의 순례자들이 방문한다. 시끄러운 북소리와 시스트럼(고대 이집트의 타악기) 소리의 대소동 속에서 그들은 몸을 떤다. 더 아래쪽에 자리한 타나 Tana 호숫가와 섬에는 둥근 교회 수도원들이 떠 있다. 이 섬은 중세 시대부터 파피루스로 만든 배를 타고 갈 수 있었다. 호수는 블루 나일 Blue Nile 강으로 흐르는데 우기에는 ‘신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멋진 폭포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곤다르 Gondar에는 17세기 초, 독실한 정교회 신자인 파실리데스 왕에게 쫓겨난 예수회 선교사들이 버리고 간 중세 교회가 남아 있다. 이 교회는 포르투갈 수도원 형태로 지어져 기묘하다.

오늘날 신앙과 내세에 대한 믿음이 어디에나 퍼져 있는 티그레에는 평화의 분위기가 감돈다. 혼란스러운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 Eritrea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이 독실한 땅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매혹적인 나라로 남길 기원할 따름이다.

 

 


타나 호숫가에 있는 둥근 교회 아스와 마리암 Aswa Maryam. 환기가 잘되는 울타리 ‘케네 마흘렛 Kenne Mahlet’으로 둘러싸여 있다. 진흙과 대나무를 엮어 만든 이 울타리는 신자들의 열기를 식혀준다.

 

 


형제인 아브레하 Abreha 왕과 아츠베하 Atsbeha 왕의 교회에서 수녀들이 올리는 성상 경배는 신앙심을 표현하는 강렬한 의식이다. 거친 돌을 깎아 만든 아치 천장이 있는 이 교회는 동굴 건축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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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 아나야 고티에 Celine Anaya Gau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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