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의 오래된 집은 뉴욕에서 온 플로리스트 펏남&펏남이 쏟아놓은 아름다운 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곳에서 포착한, 마치 네덜란드 정물처럼 아름다운 네 개의 장면을 소개한다.

꽃이 자라는 공간
워크숍을 진행한 ‘철든가정식책방’ 공간에서 영감을 받았다. 오래된 단독주택의 느낌과 계단을 활용해보고 싶었다. 칡덩굴을 사용해 2층 바닥에서부터 나무가 자라고 꽃이 핀 것 같은 인상을 주었고, 언 Urn 화기를 활용해 실내지만 야외 같은 분위기를 냈다. 마치 이 공간이 숲처럼 느껴지도록 말이다. 정형화된 형태에서 벗어나 내추럴하고 와일드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

유리 정원
파티 센터피스용으로 돔 어레인지먼트를 만들었다. 벨 자 Jar 디자인이라고도 하는데 종 모양의 유리돔 안에서 꽃이 피어나듯 연출하는 방법이다. 위에서 보면 돔 안이 가득 차 있지 않고 꽃의 높낮이가 조금씩 다르다. 작은 정원에서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순간 포착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배경이 된 패브릭은 벨벳이나 텍스처가 느껴지는 공단을 선택했다. 마치 붓으로 그림을 그린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주름을 만들고 빳빳하게 다림질도 하지 않았다.

한국의 봄
한국의 시장에서 영감을 받아 장식한 테이블이다. 실생활에 응용 가능한 디너 테이블로 꾸며보았다. 설유화와 아미, 튤립, 라넌큘러스, 심비디움, 프리틸라리아, 스위트피, 소국, 유칼립투스, 스톡, 프리지어, 수선화, 장미 등으로 장식했다. 낮은 채도의 톤에 옐로를 넣은 뒤, 까만 적포도로 포인트를 주어 재미있는 콤비네이션을 만들고자 했다.

오래된 그림
다른 어레인지먼트와 달리 이 연출은 사진을 위한 오브제 성격의 어레인지먼트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이 그린 정물화를 떠올렸는데 다양한 계절이 녹아 있다. 꽃은 짙은 오렌지와 버건디 컬러에서 밝은 핑크 컬러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곁들인 과일은 꽃의 컬러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번 연출은 깊은 색감을 위해 밝은 과일은 사용하지 않았고 메추리알처럼 무늬가 있는 달걀을 사용했다.
촬영협조 쎄종플레리(02-514-37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