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아크네 스튜디오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스톡홀름에 신사옥을 오픈했다. 대사관이었던 기존 건물을 활용해 지어진 신사옥에서는 브루탈리스트 건축의 전형적인 예시를 만나볼 수 있어 더욱 뜻깊다.

스톡홀름에 위치한 아크네 스튜디오의 신사옥.
아크네 스튜디오가 스톡홀름에 신사옥 플로라가탄 13을 오픈했다. 사옥의 주소를 이름으로 딴 플로라가탄 13은 본래 체코슬로바키아 대사관이었던 건물을 패션 스쿨이라는 컨셉트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건축가 얀 보칸 Jan Bocan이 지은 기존 건물은 1970년대 브루탈리스트 Brutalist 건축의 전형적인 예시를 보여주며, 건물 곳곳에 숨어 있는 냉전시대의 비밀스러움과 동유럽 특유의 모더니즘적인 요소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총 10개 층으로 이뤄진 신사옥의 리모델링은 스웨덴의 건축사무소 요하네스 놀란더가 도맡았다. 신사옥의 가구와 장식은 아티스트 겸 디자이너인 맥스 램 Max Lamb이 제작했는데, 바이킹에서 모티프를 얻은 돌 의자와 금속 테이블, 나무로 된 라운드 테이블, 패턴 러그 등이 공간에 디테일을 더한다. 이외에도 아티스트 다니엘 실버가 아크네 스튜디오의 남은 원단으로 만든 콜라주 작품이나 프랑스의 아티스트 브누아 랄로즈가 만든 분홍색 조명으로 따스한 분위기를 더했다. 건물의 중심에는 피팅룸과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원단실로 이루어진 4개의 디자인 및 생산담당 층이 자리 잡고, 로비에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지난 작업물이 설치미술처럼 전시되어 있다. 특히 1층에 위치한 도서관은 신사옥의 특징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다. 도서관은 직급에 관계 없이 모든 직원에게 개방되며, 누구나 책을 빌리고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플로라가탄 13은 실제 건물이 위치한 주소에서 따온 것이다.

플로라가탄 13은 실제 건물이 위치한 주소에서 따온 것이다.

직원들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도서관. 분홍색 조명이 포인트가 된다.

아티스트 다니엘 실버는 이번 신사옥을 위해 남은 원단으로 아트피스를 만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