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랑 데루 아키텍트가 건축한 스페인 패션 브랜드 마스콥의 매장은 지역의 전통 소재와 현대적인 디자인의 결합으로 단조롭지만 아늑하고 독특하다.

매장 중간에 자리한 나선형 계단. 장식적인 요소는 최소화하고 구조와 형태에 집중해 미니멀한 매력이 돋보인다.
프랑스 출신의 건축가 로랑 데루가 2008년 설립한 로랑 데루 아키텍트 Laurent Deroo Architecte는 18년간 이어진 프랑스 패션 브랜드 APC와의 인연으로 유럽, 일본, 한국, 중국, 미국 등지에 있는 APC 매장을 도맡아 설계했기에 한 번쯤 접해봤을 만큼 친숙하다. APC 외에도 이자벨 마랑, 바네사 스워드, 칼하트 그리고 최근에는 스페인 마요르카의 항구도시 팔마에 위치한 스페인 패션 브랜드 마스콥 Masscob을 담당했다. 로랑 데루 아키텍트는 따스함과 내추럴한 디자인이 특징인 마스콥의 브랜드 정체성을 고려해 이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렸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앞서 스페인 전통 석재인 석회암을 사용하기로 결심했어요.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 마스콥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석회암의 강렬함과 현대적인 미학을 결합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였죠.” 마스콥 매장에 쓰인 주재료는 석재와 나무다. 두 가지 소재를 기반으로 단순하면서고 강한 인상을 주는 기하학적인 모양을 선택한 이유는 재료에 따른 특성을 보다 잘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내추럴과 미니멀함이 특징인 브랜드의 가치를 표현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마스콥 매장은 높은 천고로 시원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데, 천장에 매달린 가느다란 나무 옷걸이는 높은 천고를 강조하는 동시에 수직 수평을 이루는 전체적인 구조와 조화를 이룬다. 매장 내부 곳곳에는 전통적인 스페인의 정원에서 영감을 얻어 푸릇푸릇한 대형 식물을 들였는데, 이는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석재에 따뜻함과 생기를 부여하는 데 한몫한다.

다양한 의류를 디스플레이한 마스콥 매장 2층. 나무로 마감해 따뜻한 인상을 남긴다.

매장 출입구는 나무에 황동 테두리를 더했으며 원형 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스페인의 전통 정원에서 영감을 얻은 커다란 식물을 배치해 생기를 부여했다.

오로지 의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최소화한 피팅룸.

천장에 의류가 걸린 옷걸이를 매달아 높은 천고를 더욱 강조했다. 균형을 이루며 시원하게 뻗은 직선 형태의 내부 구조가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나무로 마감한 반대편과 달리 다른 한쪽은 스페인의 전통 석재인 석회암으로 마감했다. 석재와 나무의 만남으로 자칫 석재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을 보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