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탄 공예가의 작업실

스타일리쉬한 작업 스튜디오로 변신한 구옥

스타일리쉬한 작업 스튜디오로 변신한 구옥

 

어느 곳에 두어도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지며 단 하나의 소품만으로도 휴양지에 온 듯 이국적인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라탄이 지닌 매력에 빠진 공예가 부부의 이태원 작업실을 찾았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즐기는 공통된 취향으로 스튜디오 러시를 이끌고 있는 김수아, 이재진 작가.

 

이태원의 굽이지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 마주한 스튜디오 러시의 작업실은 바깥 풍경과는 대조되는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해 1층은 주거 공간으로, 2층은 라탄 공예 작업실로 활용하고 있는 스튜디오 러시의 김수아, 이재진 부부는 1970년대에 지은 구옥에 반해 곤지암에서 이곳 이태원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아직도 일부 손을 보고 있어요. 천장을 털어내고 보니 나무판자로 덮인 박공지붕이 나오더군요. 잘만 활용하면 멋지게 연출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어요. 과연 제대로 쓸 수 있을까 하고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완전히 썩은 목재는 뜯어내고 폐교 마루를 잘라 덧대고 메웠어요. 문짝도 전부 떼어내고 흰색에 황토색을 섞어 천장과 최대한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벽을 다시 칠했어요.” 이재진 작가가 설명했다.

 

이국적인 풍경이 인상적인 스튜디오 러시의 작업실.

 

어렵게 천장을 보수한 덕에 높은 천고를 채우는 커다란 라탄 조명과 구석구석 자리하는 소품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공간이 탄생했다. 스튜디오 러시는 라탄뿐 아니라 대나무와 원목, 도자, 가죽 등의 소재를 조합해 그들만의 스타일을 고수한다. “라탄 공예를 본업으로 시작한 지는 5~6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사실 저희 부부가 연애할 때도 손으로 만드는 것을 참 좋아했어요. 특히 저는 꽃이나 베이킹을 배우기도 했고요. 우연히 라탄이라는 소재에 매료되었고 회사를 다니며 취미로만 배웠던 라탄을 본격적으로 시작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김수아 작가가 입을 열었다.

 

클래스에 사용되는 키트. 캠핑용 조명을 만들기 위한 모든 도구가 들어 있어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볼 수 있다.

 

스튜디오 러시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된 대형 사이즈의 라탄 조명.

 

영상 디자인과 3D 작업이 본업인 이재진 작가는 그간 틈틈이 목재 작업을 해온 경험을 살려 라탄과 목재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렇게 부부는 라탄에 목재를 조합한 조명과 바구니, 트레이, 작은 함 등 품목을 늘려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요즘은 도자기와 가죽공예를 독학하고 있다고. 이들 작업실에서 물레와 가죽 프레스 기기를 발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저희 부부는 화려하거나 깨끗한 새것의 느낌보다 어느 공간에 두어도 자연스레 어우러지는 내추럴한 느낌을 고집해요. 라탄은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요소가 더해졌을 때 더욱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매력이 있죠. 어디에든 하나만 툭 놔도 이질감이 들지 않고, 특히 식물과 같이 있을 때 포인트가 되면서도 은은한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어요.”

 

라탄 소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도구.

 

라탄뿐 아니라 도자기와 가죽, 원목 공예품도 시도하고 있다.

 

스튜디오 러시는 판매에 중점을 둔 숍의 개념보다는 유튜브 콘텐츠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집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라탄 소품을 만들어볼 수 있도록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유한다. 또 실제 사용되는 소재도 판매한다. 그리고 조금 더 전문적인 배움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 러시의 시작은 만드는 방법을 영상을 통해 공유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거였어요. 클래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고 두 시간 정도 진행해요”라며 수업에 사용되는 키트를 보여줬다. 원목 틀과 이니셜을 새길 수 있는 가죽 스트랩, 대나무, 라탄 등으로 구성돼 제작 시 필요한 모든 부품이 작은 판자 위에 잘 정리되어 있었다. 설명에 따라 꼼꼼히 만들기만 하면 누구라도 완벽한 형태의 캠핑 조명을 완성할 수 있다. 잘 만들어진 기성품도 좋지만 내 힘으로 만든 소품이라면 더욱 애정을 갖고 오래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적인 소재가 주는 아름다움을 마음껏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SPECIAL GIFT

김수아, 이재진 작가에게 증정한 끌레드뽀 보떼의 더 세럼은 피부 본연의 힘을 일깨워 생기 있고 매끄러운 피부를 완성시켜준다. 또한 피부에 고르게 퍼지고 빠르게 흡수되어 24시간 보습 효과를 유지하고 피부의 길을 열어 다음 단계 제품의 흡수를 높여준다. 50ml, 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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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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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독서를 위한 디자인 의자

가을 독서를 위한 디자인 의자

 

바야흐로 책의 계절, 독서의 질을 높여줄 라운지 체어를 소개한다.

 

빅빅 암체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커다랗고 볼륨감 있는 세 면이 의자를 감싸는 귀여운 형태로 품 안에 안기듯 앉을 수 있어 포근하다. Norr11 제품으로 한국가구에서 판매. 가격 문의.

 

 

거대한 O자형 디자인에서 리듬감이 느껴진다. 보기와 달리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며 실내와 실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모오이 제품으로 웰즈에서 판매. 7백35만원.

 

 

야구 글러브를 모티프로 제작한 재치 있는 디자인의 조 플러시는 손가락에 기대 앉거나 누울 수 있어 안락하다. 폴트로노바 제품으로 카인드스페이스에서 판매. 가격 문의.

 

 

계단식 논과 계곡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프랭크 추의 암체어는 우아하게 흐르는 듯한 아치 디자인과 강렬한 색감이 역동적이며, 균형 잡힌 설계로 편안하다. 루이 비통에서 판매. 가격 문의.

 

 

고대 이슬람 문화의 전통 의자에서 영감을 받은 스패니시 라운지 체어는 견고한 오크와 천연가죽을 사용했다. 체형에 맞춰 스트랩을 조절할 수 있어 더욱 편안하다. 프레데리시아 제품으로 에잇컬러스에서 판매. 6백72만원.

 

 

부풀어오른 풍성한 쿠션이 얇은 프레임을 감싸는 듯한 독특한 디자인의 볼로 암체어는 풍선처럼 푹신한 착석감을 선사한다. 포기아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4백33만원.

 

 

라샹스의 새로운 컬렉션 마르미니 시리즈의 체이스 라운지는 건축적인 디자인의 오브제 겸 아트 퍼니처다. 각각 다른 대리석 소재를 사용한 3개의 삼각형이 조형적이다. 에이치픽스에서 판매. 가격 문의.

 

 

단단하고 직선적인 금속 프레임과 통통한 시트 덮개를 널어둔 듯한 대비가 매력적인 푸피 라운지 체어는 공간을 안락하게 연출해준다. 헴 Hem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3백7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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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에디터

강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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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 Gipsy

이야기가 담긴 보헤미안 스타일 인테리어

이야기가 담긴 보헤미안 스타일 인테리어

 

인테리어 디자이너 베로니카 팡파니의 패션 감성이 가득한 파리 아파트.
화려한 컬러와 풍부한 패턴이 만난 보헤미안&포크 하우스.

 

다양한 소재로 꾸민 현관 시아버지인 패션 디자이너 엠마누엘 웅가로와 아주 가까웠다. 그는 피에르 프레이의 ‘콘치니 스와 Concini Soie’로 만든 시아버지가 사용했던 커튼을 재활용했다. 벽에는 패로&볼 Farrow&Ball의 페인트 ‘설킹 룸 핑크 Sulking Room Pink’를, 천장과 창에는 ‘레일링스 Railings’를 칠했다. 벽지 ‘에덴 Eden’은 르 프레스 파피에 Le Presse Papier. 래커를 칠한 타부레는 폴포탕 Polspotten. 펜던트 조명 ‘오마하 Omaha’는 데코라티 Decoratie. 뷔페장과 꽃병, 촛대는 아지아티드 Asiatides.

 

이 아파트는 시아버지인 패션 디자이너 엠마누엘 웅가로에 대한 송가와도 같은 곳이에요. 아버님과 함께 살면서 모든 것을 배웠고 10년간 홍보 책임자로 일할 수 있었어요.” 엄청나게 화려한 프린트 패브릭, 다양한 컬러와 패턴의 놀라운 조합 등 인테리어 디자이너 베로니카 팡파니의 집에서는 웅가로의 자취를 발견할 수 있다.  파리 중심지에서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찾을 수 없어 실망하던 차 그녀는 라 뮈에트 지구에 있는 190㎡의 이 아파트를 방문했다. “전체적으로 다시 고쳐야 했어요. 빈 페이지 같은 집이었어요!”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격리 직전에 이 집을 구입했다. 그 기간에 집을 고칠 수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는 내력벽이 아닌 벽을 헐어 방을 재배치하고 부엌과 거실을 오픈해 연결했다. “로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이탈리아 스타일로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거실과 부엌을 연결했어요.” 그는 아이들(로코, 니나, 로메오)과 함께하는 시간을 다시 누리고 싶어 했다. “모든 세대가 공존하는 공간인 거죠.”

보헤미안 시크 스타일의 이 아파트에서는 기분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 베로니카는 그에게 소중한 가구와 오브제로 집을 채웠다. 피에르 프레이 패브릭으로 만든 현관의 커튼은 엠마누엘 웅가로의 집에 있던 커튼을 재활용한 것이다. 시아버지에게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스위치 높이를 보통보다 낮게 설치한 것이다. “모든 디테일에는 이야기가 있어요. 이 집의 각 요소가 컬렉션과 패션쇼, 어느 한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퍼즐처럼 맞춘 사적이고 반짝이는 집이다.

 

거실을 좀 더 부드러운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패로&볼의 ‘컬크 그린 Calke Green’으로 칠했다. 윌리엄 모리스의 벽지 ‘파우누스 Faunus’는 1970년대 벽지. 책장은 베로니카가 디자인해서 주문 제작했다. 카나페 ‘네오월 Neowall’은 피에로 리소니 Piero Lissoni 디자인으로 리빙 디바니 Living Divani. 쿠션은 클레어 가스파리니 Claire Gasparini와 카라반 Caravane. 낮은 테이블은 윌리 리조 Willy Rizzo. 파인애플 모양의 함 ‘아나나 Ananas’와 세라믹 타부레는 아지아티드. 소파 ‘토고 Togo’는 리네 로제 Ligne Roset. 태피스트리는 바이칼 홈 Vical Home. 대리석 벽난로에 있는 테이블 조명 ‘노트 Note’는 하우스 닥터 House Doctor. 바닥에 있는 중국 꽃병은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

 

“정해진 코드를 깨는 걸 좋아해요. 각각의 방에 여성적인 느낌과 남성적인 분위기를 섞고 싶었어요”

 

동물 패턴이 지배하는 다이닝룸 테이블 ‘문 Moon’은 구비 Gubi. 의자 ‘S 32 V’는 토넷 Thonet. 암체어 ‘플래트너 Platner’는 놀 Knoll. 타부레는 폴포탕. 태피스트리는 카사 로페즈 Casa Lopez. 꽃병은 아지아티드. 가운데 있는 꽃병 ‘마달레나 Madalena’는 마고 켈러 Margaux Keller. 펜던트 조명 ‘쉬스팡트 키아튼 Suspentes Keaton‘는 베아트리스 마르코비치 Beatrice Markovitch. 블라인드는 주문 제작. 부엌의 천장 조명은 장그라 Zangra. 식물은 뷔로 베제탈 Bureau Vegetal.

 

“시아버지는 아름다움에 대한 취향과 함께 컬러와 패턴을 과감하게 조합할 수 있게 알려주셨어요.”

 

화려한 패턴 벽지는 피에르 프레이의 ‘테헤란 Teheran’. 침구와 쿠션은 카라반. 벽 조명 ‘하오스 Haos’는 더 소셜라이트 패밀리 The Socialite Family. 침대 헤드보드 ‘일리아나 Yliana’는 AMPM. 침대 옆 빈티지 테이블은 레 3 생주 Les 3 Singes에서 구입. 조명은 블랑 디부아르 Blanc d’Ivoire. 오른쪽 페이지 커튼은 피에르 프레이의 ‘콘치니 스와’ 패브릭으로 만들었다. 벽에 칠한 페인트는 패로&볼의 ‘설킹 룸 핑크’. 문에 칠한 페인트는 ‘레일링스’. 벽지 ‘에덴’은 르 프레스 파피에. 암체어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 이 집은 그동안 다녔던 여행지와 이탈리아 그리고 패션계에서 보낸 25년의 시간이 스며들어 있어요.”

 

 

그랑 블루. “저는 유행스러운 이 컬러를 거의 쓰지 않아요. 그런데 아멜리와 카롤린이 너무 좋아하는 색이에요.” 엘로디 시르가 설명한다. 키퍼 Kieffer의 벨벳으로 다시 커버링한 카나페는 폴 뒤프레-라퐁 Paul Dupre-Lafon. 낮은 테이블과 태피스트리는 마라케시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그림은 프랑수아즈 페트로비치 Francoise Petrovitch의 작품. 유리 테이블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오른쪽 조명 ‘팔미 Palmi’는 브루노 무아나르. 밖에 있는 빈티지 카나페와 촛대는 카사 로페즈 Casa Lopez. 오른쪽 페이지 정원은 조경 디자이너 알렉상드르 토마와 그의 스튜디오 자르댕 아가팡트 Jardin Agapnathe가 이 지역 식물로 디자인했다.

CREDIT

editor

크리스틴 피로 에브라 Christine Pirot Hebras

photographer

프랑시 크리스토가탱 Frenchie Cristoga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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