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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사람 모양의 와인 오프너로 유명한 알레시가 디자이너 줄리오 이아게티와 손 잡고 새로운 공예 브랜드를 설립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공예품을 선보이는 일 토르니토레 마토의 이야기.

여러 디자이너와 협업해 완성한 일 토르니토레 마토의 컬렉션. 지난해부터 이어온 프로젝트로, 올해 코파 카무나가 새롭게 라인업에 합류했다.

디자이너이자 브랜드의 공동 창립자 줄리오 이아게티.

알레시의 집 서재에서 첫선을 보인 코파 카무나.

페데리코 안지의 디스콜로 접시.

파올로 울리안의 컴프레시오니 볼.

줄리오 이아게티의 콘카 화병.

줄리오 이아게티의 코파 카무나 볼.

피에르 샤르팽의 온디네 테이블웨어.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트럼펫 화병.

일 토르니토레 마토 Il Tornitore Matto는 알베르토 알레시 Alberto Alessi와 산업디자이너 줄리오 이아게티 Giulio Iacchetti가 2023년 시작한 실험적인 디자인 브랜드다. 이들의 만남은 알레시의 제조 기원을 기념하며 디자인, 산업, 공예를 융합한 독창적인 컬렉션을 선보이고자 하는 공통된 목표로 시작되었다. 주요 영감은 오스트리아의 건축가 요셉 호프만 Josef Hoffmann이 1903년 창설한 수공예가 그룹 비너 베르크슈테테 Wiener Werkstätte(빈 공방)의 응용예술 접근 방식과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자유로운 창의성에서 비롯되었다. 지난해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페데리코 안지, 안드레아 브란지, 피에르 차핀, 니카 주팡 등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선보인 10가지 컬렉션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뉴페이스의 이름은 코파 카무나 Coppa Camuna. 얼핏 투박한 검은색 바가지를 닮은 것 같기도 한 이 컬렉션은 독일의 헬멧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고대 장인의 공정을 통해 999개로 출시되었다. 전쟁의 상징을 평화의 도구로 변형시켜 만든 이 작품은 강렬한 에너지와 아름 다움을 동시에 담고 있다. 전통적 공예와 현대적 미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일 토르니토레 마토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알베르토 알레시와 이야기를 나눴다.

알베르토 알레시.

알레시의 또 다른 자아이자 줄리오 이아게티의 총괄 아래 운영되고 있는 일 토르니토레 마토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리는 같은 뿌리를 공유하고 있지만 분명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바라본다. 알레시는 주로 산업 생산에 전념하고 있는 반면, 일 토르니토레 마토는 주로 공예 혹은 공예와 산업 생산의 경계선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 비즈니스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사물의 의미 자체를 탐구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빈 공방의 응용예술 접근 방식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인지 설명해달라. 빈 공방(비너 베르크슈테테)은 디자인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운동 중 하나였다. 1903년부터 1932년까지 지속된 이 회사는 건축가 요셉 호프만과 콜로만 모서 Koloman Moser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토털 아트’라는 주제로 훌륭한 디자이너들을 양성하고 고품질의 디자인 제품을 창조했다. 이는 항상 나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미치광이 선반공(일 토르니토레 마토)’이라는 브랜드 명칭이 재미있다. 이러한 이름을 짓게 된 이유가 있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대한 레퍼런스는 산업 생산의 전형적인 제약에서 벗어나고 싶은 나의 열망에서 비롯되었다. 많은 기술적 한계를 가진 고대 생산 공정이 인간의 창의력을 발휘하여 어떤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는 시(詩)와 기술의 결혼을 목표로 한다.

신규 컬렉션 코파 카무나는 고대 장인의 공정을 통해 제작되었다고 하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줄리오의 디자인 인류학에 대한 관심을 특히 좋아한다. 코파 카무나는 내 생각을 완벽하게 나타내는 예인데, 선반을 돌리는 장인의 손에서 태어나 형체 없는 형태로, 불타오르게 가열된 후 밀랍으로 덮여 컨테이너로서의 기능을 완성한다.

고대 공예 장인들의 기법을 활용한 코파 카무나의 제작 과정.

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줄리오는 장인정신과 그 역사를 매우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산업 세계에 살고 있지만, 그는 이 장인 분야를 인류학적 접근 방식으로 탐구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역사를 알지 못하면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도전은 마케팅의 도움이나 간섭 없이 홀로 일할 수 있는 자유였다. 직감을 따를 수 있었던 것이 오늘날의 산업 활동에서는 드문 일이기 때문에 기뻤다. 아마 내 디자인 접근 방식은 합리적이라기보다는 예술적일 것이다.

코파 카무나 이외에도 서로 다른 배경과 세대에서 온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관점을 담아 컬렉션을 완성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있나? 이 프로젝트에 초대된 모든 디자이너들이 산업 합리주의에 제한을 덜 받고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놀랐다. 각자 자신의 시적 감성에 따라 이 접근 방식을 사용했다. 나오토 후카시와의 미니멀리즘에서 미켈레 데 루치의 표현주의,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개념적 접근, 이아케티의 고대 공예 탐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점이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은 없다. 모든 작품이 내게는 자식과 같다.

신규 컬렉션 론칭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파티. 피에몬테주에 위치한 알레시의 집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알레시와 그의 가족이 살고 있는 집 내부 모습. 1 화려한 장식 없이도 감각적인 다이닝과 대형 수영장이 눈길을 끈다.

코파 카무나의 첫 데뷔 무대를 알레시의 개인 자택에서 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일 토르니토레 마토 회사가 위치한 별도의 건물을 호스팅하고 있다. 나를 포함해 아내 로라는 몇몇 기자들을 초대해 코파 카무나를 발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집에 많은 공간이 있어 행사를 주최하기에 충분했다.

알레시와 일 토르니토레 마토의 행보는 앞으로 어떻게 될 계획인가? 완전히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있다. 8명의 디자이너가 우리 산업 문화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은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 공개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이다. 기대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