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빌라 마다가스카르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감각적 휴양지다.
세밀한 목공 장식과 맞춤 가구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머무는 순간마다 기억이 풍경처럼 쌓여간다.



1878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전시된 한 이국적 파빌리온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후로 몇 년 뒤, 이 건축물은 통째로 분해되어 프랑스 노르망디 해안의 빌레쉬르메르로 옮겨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휴가용 주택으로 다시 태어났다. 과거 마다가스카르 파빌리온이었던 3층 목조 주택은 당시의 우아한 감각과 이국적 장식이 그대로 살아남아 지금도 해안가에 우뚝 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랑스 콜로니얼 스타일의 베란다가 돋보이는 이 건물은 박람회 당시 마다가스카르 장인의 섬세한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지어졌는데, 그 시대 유행하던 절충주의 건축을 반영해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하고 있다. 외관은 아름다웠으나, 여러 차례 개조와 방치로 인해 본래 내부 구조는 사라진 상태였다. 시간이 흐르며 상징적 특징을 잃어버린 건물을 재탄생시킨 이들은 파리에 본사를 둔 아틀리에 밥티스트 리그 Atelier Baptiste Legué. 본래 건축의 매력과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적 주거의 기능성과 미감을 더한 공간을 완성했다. “전체적으로 보수 공사가 필요했어요. 특히 1층 전체 공간이 새롭게 태어났죠. 우리는 파빌리온의 원래 마스 플랜을 되살리되, 현대 주거의 기능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한 집은 모래와 바위가 어우러진 해안 풍경을 실내로 이어오듯, 뉴트럴 톤과 따뜻한 색감을 활용해 디자인 됐다. 정교한 장식 기둥과 목조 천장, 나무로 마감된 파사드는 건축물 전체가 목재로 구성되었음을 강조하듯 화려하게 되살아났다. 실내는 아늑하고 친밀한 분위기를 풍기며, 커튼을 파티션으로 활용해 공간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프랑스 콜로니얼 시대의 흔적을 은유적으로 담아낸 바나나 잎과 라피아 섬유로 짠 우드워크가 따뜻함과 편안함을 더한다. 문틀, 바닥 디자인, 대형 주방 아일랜드에는 목재와 석재가 어우러져 주변 해안 풍경을 은근하게 반영한다. 기존 목조 주택의 기둥을 활용해 구성한 주방 아일랜드는 시각적 중심이 되며, 전통과 현대 요소가 우아하게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다이닝 테이블은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하고 맞춤 제작한 작품으로, 오크와 에나멜 처리한 용암석이 돋보인다. 해안 풍경과 파빌리온의 역사적 기원을 반영하기 위해 소재를 신중히 선택했고, 지역 장인들과 협업해 완성했다.



위층의 모든 방은 바다를 향해 열려 있으며, 외부 갤러리로도 이어진다. 각 침실에는 전용 욕실이 갖춰져 있어, 머무는 순간이 곧 바다를 사유하는 시간으로 확장된다. 마스터 스위트는 집에서 가장 돌출된 공간에 자리해, 바다 풍경이 360도로 펼쳐진다. 마치 출항하는 배에 선 듯,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탁 트인 구조를 경험할 수 있다. 침실 안쪽의 웅장한 대리석 욕실에는 이중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중심에는 회전식 거울이 자리해 이 특별한 공간의 상징적 포인트가 된다. 바다를 품은 창과 따뜻한 목재, 라피아와 바나나 잎이 만들어내는 촉감 속에서, 빌라 마다가스카르는 머무는 순간마다 감정과 추억을 담는 공간으로 살아난다. “집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장소입니다. 가족과의 교류 속에서,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오브제들을 통해 삶의 감정적 차원을 담아내고 지켜주는 그릇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집은 이러한 요소들을 가장 아름답게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