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목공을 넘어 금속과 모듈, 첨단 소재로
한국 가구의 가능성을 넓히는 네 개의 브랜드를 소개한다.





금속에서 태어난 조형적 미학, 레어로우
10년 전, 철제 가구가 낯설던 국내 시장에 등장한 레어로우. 그 탄생 배경에는 양윤성 대표가 자란 특별한 환경이 자리한다. 을지로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던 할아버지와 삼촌, 40년 이상 철물 전문 기업 심플라인을 이끌어온 아버지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그는 금속이 지닌 본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일찍이 발견했다. 이후 미국에서 공간디자인을 전공하고 심플라인에서 탄탄한 기술력을 쌓은 뒤 디자인과 브랜딩을 접목해 현재의 레어로우를 완성했다. 보기 드물고(Rare) 날것 그대로(Raw), 레어로우는 그 이름에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금속의 물성을 깊이 탐구해 철제 본연의 특성을 살리며, 견고함과 독창적인 미감을 동시에 갖춘 제품들로 철제 가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모듈형 시스템 가구 시스템000을 비롯해 에케 트롤리, 포그 캐비닛, 실린더 테이블, 시티보이즈 바스켓 등 일상에 세련된 편리함을 더하는 가정용 가구가 그 예다. 다양한 컬러와 제품 구성을 조합할 수 있어 공간과 용도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지난 8월 새롭게 선보인 티슈 케이스를 비롯해 타월, 트레이, 시계 등 라이프스타일 소품으로 영역을 넓히며 한층 완성도 높은 컬렉션을 구축하고 있다.
WEB rareraw.com





디자인과 문화의 융합, 텍스트 샌드위치
‘크리에이티브 레이블’을 표방하는 텍스트 샌드위치는 김진식 작가를 중심으로 사진가 박신영, 서체 디자이너 윤민구, 그래픽 및 편집 디자이너 송민호 등 각기 다른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다층적인 디자인 실험을 이어간다. 브랜드가 지향하는 것은 시대의 미감과 서울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 이를 ‘미니멀 엘레강스’라는 고유의 미학으로 풀어내며, 단순히 디자인 가구를 넘어 전시, 상품, 공연,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장르와의 접점을 끊임없이 확장해나간다. 음향기기 전문 유튜버 프로듀서 DK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뮤직 컨테이너는 이러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첫 번째 프로젝트다. 미러 스테인리스 스틸을 정밀하게 가공해, LP와 CD는 물론 각종 음향기기를 효율적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올 하반기에는 브랜드 론칭 1주년을 기념해 라이프스타일 기획자 한나연과 협업한 디어 컬렉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디어 캐비닛, 디어 바스켓, 디어 케이스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솔리드 알루미늄을 소재로 사용해 산업적인 조형미와 여백의 미를 절제된 방식으로 풀어냈다. 디자인과 삶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텍스트 샌드위치의 가구는 일상의 풍경에 새로운 시선을 더한다. WEB textsandwich.com











유연한 삶을 닮은 모듈 디자인, 빌드웰러
빌드웰러는 삶의 변화에 따라 공간도 유연해야 한다고 믿는다. 2018년 김유석, 정유열 대표가 설립한 이 브랜드는 체결 방식의 모듈러 시스템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형 가능한 가구와 공간을 제안한다. 그 철학은 STORE MODULAR SYSTEM™(이하 SMS™)에 오롯이 담겼다. 일정한 그리드를 바탕으로 규격화된 판재와 프레임, 연결 피츠를 기본 단위로 삼고, 여기에 조명, 도어 등의 옵션을 조합해 작은 소품부터 구조물까지 맞춤 설계가 가능하다. 모든 파츠는 볼팅 방식으로 조립되어 마치 레고처럼 조립과 해체가 자유롭다. 카페 공간을 위한 bvs2e 브루잉 키트 진열장은 아일랜드형 테이블 위에 선반을 더해 드리퍼와 컵 등을 효율적으로 진열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bvs1c 하부서랍형 행거는 여섯 개의 넉넉한 서랍과 전면 행거로 실용성과 완성도를 모두 갖춰 매장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브랜드 홈페이지에 마련된 SMS™ Edition 서비스에서는 원하는 형태와 재질, 구성 옵션을 선택해 3D 모델링과 견적을 확인하고, 바로 주문까지 이어지는 직관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공간을 채우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답이자, 빌드웰러가 제안하는 가장 유연한 방식의 디자인 솔루션인 셈이다. WEB builddwell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