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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와 질감, 형태와 예술 작품이 함께 호흡하는 집. 제시카 슈스터의
손길로 완성된 공간은 매 순간 살아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창 너머 허드슨강이 보이는 거실. 레드 컬러 포인트와 빈티지 가구의 조화가 멋스럽다. 아프라 & 토비아 스카르파가 디자인한 소리아나 소파와 지안프랑코 프라티니가 디자인한 칵테일 테이블은 까시나. 뒤쪽의 소파는 데다 패브릭으로 자체 제작했다.
거실 안쪽에서 보이는 다이닝 룸. 벽 오브제는 샬롯 페리앙 디자인의 CP1, 소파와 테이블은 빈티지 제품으로 까시나.

디자이너 제시카 슈스터 Jessica Schuster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난, 뉴욕 첼시의 이 집은 색과 형태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부드러운 그레이와 화이트, 블랙이 잔잔한 캔버스를 이루고, 원색의 레드, 블루, 옐로가 리듬감있게 흘러 공간을 물들인다. 리노베이션은 단순한 수리가 아니라 공간의 흐름과 비율을 완전히 재구성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기존 주방과 욕실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침실과 서재, 두 번째 욕실은 별도의 복도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으로 재설계했다. 슈스터는 “공간을 더욱 웅장하게 느끼게 하면서도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더해 집 전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한다. 집 안 곳곳은 예술과 디자인이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진다. 입구에는 로건 그레고리 Rogan Gregory의 행잉 체어, 브레히트 라이트 갠더 Brecht Wright Gander의 조각적 오브제가 자리해 시선을 사로잡고, 아파라투스 스튜디오의 러그와 폴 콕세지의 콘솔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공간에 정제된 리듬을 만든다. 거실로 들어서면 다이닝 룸의 이미 크노벨 Imi Knoebel 벽 조각이 강렬한 컬러와 기하학적 형태로 강렬한 인상을 주고, 페르난다 프라가테이로 Fernanda Fragateiro 등의 작품이 배치되어 강렬함과 고요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벽에 걸린 이미 크노벨의 작품, 앞의 다이닝 테이블은 아서 까사, 다이닝 체어와 샹들리에 조명은 스튜디오 반 덴 아커.
다이닝 룸에서 레트로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주방과 연결된다. 벽에는 가에타노 페세의 ‘러그 램프’ 작품을 걸어 포인트를 더했다. 아일랜드 위 조명은 아파라투스 스튜디오.

가구 또한 대담함과 부드러움의 균형을 이어간다. 아프라 & 토비아 스카르파, 가에 아울렌티, 샬롯 페리앙 등 미드센추리 거장들의 곡선형 디자인은 촉각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더하며, 거울과 대리석, 목재 등 반사적이거나 자연적인 소재가 깊이감과 대비를 형성한다. 미디어 룸은 그레이 레더 월 타일과 맞춤형 벨벳 소파로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핀란드 작가 크리스티나 리스카 Kristina Riska의 짙은 블루 도자 작품이 감각적인 포인트를 더한다. 주방은 집 안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밝고 강렬한 컬러가 가득한 집 안에서 유일하게 베이지 톤을 사용한 공간으로서, 따뜻한 빛을 머금은 타지마할 쿼츠석으로 마감했다. 장 프루베의 벽등과 곡선형 래커 테이블은 허드슨강의 탁 트인 전망을 향해 배치되며, 더욱 고요하고 정적인 순간을 완성한다. 욕실은 ‘슈퍼 화이트’ 대리석 등 풍부한 질감의 천연석으로 단장해 조각적인 존재감과 깊이를 더한다.

창가의 라운지 체어는 리카르도 파사넬로 디자인으로 빈티지 제품. 침대는 자체 제작.
게스트 룸에 놓은 수납 가구는 전체 컨셉트에 맞춰 자체 제작했다.
거실 안쪽에 숨겨진 멀티 룸. 짙은 목재의 벽장과 소파를 두어 아늑하게 구성했다.
예술 작품이 가득한 현관은 마치 갤러리 같다. 왼쪽의 서스펜디드 체어는 로건 그레고리. 정면의 더시튼 옐린의 조각, 바닥 러그는 아파라투스 스튜디오, 오른쪽 콘솔은 폴 콕세지.
장 프루베의 책상과 허먼 밀러의 데스크 체어, 스툴은 데다. 책장은 자체 제작한 것.
슈퍼 화이트 마블로 벽과 바닥을 마감한 욕실.
현관에 자리한 욕실 세면대. 수전은 볼라, 벽면 타일은 팔렛.

이번 프로젝트는 슈스터가 추구하는 ‘정밀함과 개성’의 결정체다. 절제된 구성 속에서 피어난 창의성, 그리고 기하학과 컬러, 소재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시각 언어는 모더니즘에 뿌리를 두면서도 개인적 감정을 깊이 새긴다. “좋은 인테리어는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경험이에요.” 슈스터의 말처럼, 이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매일의 일상 속에서 공간이 만들어내는 조화와 리듬을 느낀다.

에디터 | 원하영
PHOTOGRAPHER | 윌리엄 레어드 William Jess Laird
STYLIST | 브라타니알버트 Brittany Al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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