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를 통해 과거의 명장과 대화하고, 그 미감을 오늘의 공간에 펼치는 브랜드 아가페까사 이야기.

건축과 가구는 단순히 기능을 넘어, 삶의 리듬과 취향을 담아낸다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20세기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 안젤로 만지아로티 Angelo Mangiarotti는 이 두 세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선구자로, 건축의 언어로 가구를 읽어내며 ‘가구 건축가’라는 독보적인 명성을 얻었다. 밀라노 폴리테크니코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건축적 사고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디자인 세계를 구축했으며, 기능성과 조형미를 겸비한 수작을 다수 선보였다. 유기적인 곡선미가 돋보이는 유리 조명 레스보 Lesbo, 무게 중심을 활용한 조립 방식으로 다양한 배치가 가능한 지오갈리 Giogali 샹들리에 등 그의 대표작들은 건축, 조각, 공학이 교차하는 구조적 아름다움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의 모든 작업에는 단 하나의 철학이 흐른다. ‘조형의 아름다움은 구조에서 출발한다.’ 이는 곧 안젤로 만지아로티 디자인의 본질이자 그가 정의한 디자인의 궁극적 기준이다. 비록 그는 2012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디자인 유산과 철학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욕실 브랜드 아가페 Agape가 2009년 론칭한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아가페까사 Agapecasa가 바로 그 연결고리다. 욕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넘어 거실, 서재, 다이닝룸, 야외 공간까지 디자인의 범위를 확장한 아가페까사는 안젤로 만지아로티의 철학을 근간으로 삼아 시간을 초월한 디자인의 가치를 가구에 담아낸다. 특히 그의 오리지널 아카이브를 복각한 ‘만지아로티 컬렉션 Mangiarotti Collection’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라인으로,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디자인을 동시대의 언어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각 작품은 원작의 정수를 충실히 반영하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생산 공정과 엄선된 자재를 통해 정교하게 구현되며, 가구를 넘어 공간을 정의하는 예술 작품으로 승화된다.

대표작 중 하나인 에로스 테이블 Eros Table은 나사나 접착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오직 중력과 절단 각도만으로 결합되는 독창적인 구조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했다. 여기에 장인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수작업 마감이 더해져 대리석이라는 물성을 가장 순수하고 정직한 방식으로 드러낸다.

또 다른 주요 작품인 카발레또 시스템 Cavalletto System은 이젤 형태의 모듈형 구조를 바탕으로, 책장은 물론 벤치와 테이블까지 다양한 형태로 유연하게 확장된다. 약 70년이 흐른 지금도 이 구조 시스템은 현대 공간 속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변치 않는 디자인 가치를 증명한다. 이 같은 타임리스한 매력은 아가페까사가 지향하는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의 본질과 맞닿아 있으며, 불가리 호텔과 디올 메종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인테리어 가이드 라인에 아가페까사가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 명장의 디자인이 현재와 만났듯, 아가페까사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난 가구는 미래의 시간 속에서도 살아 숨쉬며, 또 하나의 고전으로 전승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파르스 Pars를 통해 아가페까사의 가구를 만나볼 수 있다.
WEB www.par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