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한 면적이지만 높은 층고와 빛을 살린 구조가 공간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부부가 함께 고른 가구와 오브제가 더해져 부티크 호텔 같은 분위기를 완성했다.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 인원 : 2인 |
| 면적 : 62.80㎡(19평) | 주거 : 형태 빌라 |
| 구조 : 방 2, 욕실 2 | 시공 업체 셀프 : 건축 및 시공 |

남편이 직접 지은 건물이라고요. 두 분이 이곳에 살게 된 이야기부터 들려주세요. 우리는 결혼 5년 차 부부예요. 남편이 건설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주거 건물 짓는 프로젝트를 많이 해왔어요. 저는 원래 NGO 단체에서 일했는데 지금은 임신 중이라 쉬고 있어요. 이 집은 남편이 직접 지은 건물인데 신혼집으로 들어와 살게 된 공간이에요. 전체 건물에는 여러 세대가 있고, 우리는 그중 4층 복층 구조의 공간이에요. 맨 꼭대기 층은 부모님께서 살고 계시고요.
직접 건물을 짓고 그 안에 신혼집을 마련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그때 한창 꼬마 빌딩이나 주거 신축이 많은 시기였어요. 그런 프로젝트를 여러 개 맡아 지어주고 있었는데, 계속 남의 집만 짓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마침 결혼을 앞두고 있어 우리가 살 집도 필요했고, 그래서 경매 물건도 보고 여러 가지 알아보다 결국 이 근처에 땅을 사게 됐어요. 이 동네가 아주 전형적인 주거지 느낌은 아니지만, 생활하기에 나쁘지 않았어요. 토지 가격과 공사비를 함께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 여러 조건을 보고 결정한 곳이었어요.



건물 전체를 계획하면서 어떤 집을 짓고 싶었나요? 빌라라는 주거 형태가 늘 비슷하게 반복된다는 인상이 있었어요. 구조도 비슷하고, 분위기도 비슷하고요. 그래서 일반적인 빌라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만들고 싶었어요. 약간 부티크 호텔처럼 층마다 조금씩 다른 인상을 주는 공간이면 좋겠다 했죠. 임대 공간이라고 해서 무조건 실용적으로만 짓기보다, 입주하는 사람이 ‘예쁘다’고 느낄 수 있는 집을 짓고 싶었어요. 오래 지나도 공실 없이 사랑받을 수 있는 집이요.
두 분을 위한 4층 공간은 특히 더 공을 들였을 것 같아요. 좁은 공간이지만 답답하지 않게 설계하는 게 가장 중요했어요. 그래서 당시 새로 출시된 자재나 디테일도 많이 써봤어요. 디아망 벽지나 라인 조명 같은 것이요. 입구 쪽도 벽으로 막지 않고 유리벽으로 나눠서, 공간은 분리되지만 시야는 열리도록 했고요. 집이면서도 조금 새로운 공간에 들어온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복층 구조와 높은 층고 덕분인지, 실제 면적보다 훨씬 넓게 느껴져요. 사실 이 집에 살면서 작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어요. 층고가 높고 위로 열려 있어서인지 둘이 살기에 충분했어요. 작은 집의 장점은 오히려 더 아늑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잘 구성하면 아지트처럼 느껴지고, 들어오고 싶은 집이 되더라고요.


가구와 물건에도 취향이 분명해 보여요. 유럽 여행을 길게 다녀오고, 신혼여행 이후에도 ‘한 달 살기’를 지낸 시간이 있어요. 그 뒤로는 평생 가져갈 수 있는 것,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것, 재질감이 느껴지는 것에 더 끌리게 됐어요. 예전에는 미드센추리처럼 조금 차갑고 단단한 분위기를 좋아했다면, 지금은 따뜻한 베이지 톤이나 부클레처럼 촉감 있는 소재를 좋아하게 됐어요.
티 소믈리에를 준비한다고요. 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차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어요. 되게 우아해 보였거든요. 그러다가 커피를 끊게 되고, 건강도 생각하게 되고, 경력 단절을 겪으면서 차를 천천히 마셔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남편이 도자공예를 한 적이 있어서 다구를 보러 다닌 일도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예쁜 도구들이 하나둘 생겨서 이제는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티 소믈리에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어요.


집 안 인테리어에서 특히 잘했다고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면요? 폴리카보네이트를 쓴 부분은 지금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오래전부터 집을 지으면 꼭 한 군데는 시도해보고 싶었거든요. 일반 벽이면 훨씬 좁아 보였을 텐데 지금은 빛이 들어오면서도 프라이버시는 지켜져서 훨씬 좋아요. 복도처럼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의 위쪽을 열어 하늘이 보이게 만든 것도 잘한 것 같아요.
곧 위층으로 옮긴다고 하는데, 다음 집에서는 어떤 생활을 기대하고 있나요? 테라스가 있는 층이라 기대가 커요. 캠핑도 좋아하고, 바깥 공기를 느끼는 생활도 좋아해서 테라스를 잘 꾸며보고 싶어요. 거기에는 차 마시는 자리를 만들고 싶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도 만들고 싶어요. 도심에 있지만 좀 더 슬로 리빙에 가까운 일상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부부의 취향을 담아 신중하게 고른 오브제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