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우리는 팬데믹과 경기 침체 그리고 환경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일상을 편리하게 바꾸고, 지속 가능성과 능동적인 삶을 추구하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변화의 속도는 점진적이지만, 세심히 살펴보면 삶의 작은 부분까지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메종>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2025년을 이끌 트렌드를 예측해봤다.
특색 있는 티 코스 & 티 페어링

특색 있는 티 페어링을 선보이는 백운차실의 메뉴 월산떡차.
최근 몇 년간 차를 즐기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 Statista에 의하면 2023년 1조 4174억원이던 국내 차 시장 규모는 3년 전인 2020년에 비해 30%가량 증가했다. 헬시플레저와 스몰 럭셔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것이 그 요인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수요의 증가는 수도권은 물론, 지방 각지에 특색 있는 차 공간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대만 차를 다루는 공간이 일색이었다면, 최근엔 점차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산차와 공예품을 활용하거나, 오너의 안목과 취향을 반영하는 다양한 티하우스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차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공간이 늘어나면서 특색 있는 티 코스와 티 페어링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차 한 잔을 마시고 일어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차와 다식(디저트)을 페어링해서 마리아주를 즐기는 문화가 차를 즐기는 새로운 트렌드라 해도 무리가 없다. 차는 시간의 음료이고, 비교의 음료라는 점에서 이러한 트렌드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차를 비교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경험하는 것 또한 차 공간에서 즐기는 함축적인 스몰 플레저가 아닐 수 없다. 차 도구를 직접 제작하는 공예인들의 차 공간 겸업과 오랜 취미인들의 티 하우스 창업이 늘어나고, 집에서 혼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티 코스에 기꺼이 비용을 지출하려는 수요 증가로 인해서 이러한 트렌드가 한국 차 문화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본다.” <차를, 시작합니다> 작가 김용재
경험, 진정성, 감각을 채우는 여행

JW 메리어트 제주의 야외 수영장

깜 란 리비에라 비치 리조트 & 스파의 외관.
여행의 A부터 Z까지 계획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하루 3만 보를 걸으며 관광지를 둘러보느라 아픈 다리를 주무르며 잠들어야 했던 시대도 이제는 변화를 맞이하는 중이다. 팬데믹 이후 위생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한 공간에서 대부분의 필요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계획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생긴 변화다. 익스피디아에 의하면 식사, 엔터테인먼트, 현지의 독특한 액티비티 등 여행의 모든 것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포괄적 여행,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여행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국내의 JW 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 스파에서는 요가 클래스를 포함한 리조트 액티비티, 올레길 7코스를 둘러볼 수 있는 아침 산책, 클래식 칵테일 클래스와 다양한 스파 및 웰니스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대표적인 휴가지 중 하나인 베트남 나트랑에 위치한 깜 란 리비에라 비치 리조트 & 스파는 프라이빗 해변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와 함께 수준 높은 스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호주 시드니의 스파이서스 생고마 리트리트 또한 자연 속에서 스파 트리트먼트에 몸을 맡기고, 고급요리로 미식을 즐기며 야외 수영장과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모두 계획과 이동에 대한 스트레스와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온전한 휴식과 현지에서만 가능한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인 셈이다.
“2025년을 대표할 여행 트렌드는 단연 ‘올 인클루시브’ 여행이 될 것이다. 최근 호텔스닷컴이 실시한 언팩 2025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2025년 올 인클루시브 호텔 예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장소를 따로 찾을 필요가 없고, 여행 장소로부터 최소한의 이동, 그리고 스트레스 최소화가 그 이유였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떠난 여행에서 일정 계획과 지나친 이동 등으로 오히려 피로도만 쌓이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일어난 변화로 해석된다.” 익스피디아 그룹 라비니아 라자람 Lavinia Rajaram
AI와 만나 더 똑똑해진 스마트홈 시스템

융코리아가 상상한 스마트홈 이미지.
한때 단순히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작동하는 것만으로도 혁명으로 여기던 스마트홈 시스템이 AI를 만나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마켓앤마켓은 2025년까지 IoT에 연결된 디바이스의 수가 약 25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중에서도 IoT에 AI가 융합된 AIoT에 주목했다. 기존의 스마트홈 시스템은 단순히 사전 설정된 조건과 명령으로 작동하는 데 그쳤다. 이제는 AI가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해 조건 설정과 명령 없이도 스스로 거주자의 수면 습관에 맞춰 조명을 조절하고, 귀가 시간을 파악해 미리 집 안 온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전력을 차단해 스스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집 안팎을 24시간 감시하며 이상 행동에 대응하기도 한다. 집 주변의 패턴을 학습해 평소와는 다른 낯선 행동을 감지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AI가 탑재된 스마트 침대와 스마트 미러는 사용자의 수면 및 피부와 건강 상태를 점검해 각자의 컨디션에 맞는 조언을 제공해준다. IoT와 AI의 융합으로 모든 기기들이 서로 소통하는 동시에, 집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가 되어 거주자의 성격과 생활 패턴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조력자가 된 셈이다.
“다가오는 2025년 AI와 IoT의 융합은 주거 공간에 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개인화된 경험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AI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생활 패턴과 선호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집 안의 다양한 기기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AI와 IoT 기술이 구현하는 맞춤형 편의성, 지속 가능성, 그리고 인간 중심의 설계는 스마트홈의 핵심이다. 아침에 자동으로 열리는 커튼과 은은하게 켜지는 조명, 저녁의 에너지 효율적인 난방과 보안 시스템 작동 모두 융 솔루션을 통해 실현 가능한 미래의 일상이다.” 융코리아 마케팅 매니저 송은경
폐기까지 생각하는 옷

환경을 생각한 코오롱스포츠의 고어텍스 제품.

미우미우 2024 업사이클 컬렉션 캠페인 사진.

미우미우 2024 업사이클 컬렉션의 제작 과정.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패션 산업에서는 환경 보호, 윤리적 생산을 위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EU에서는 출시되는 모든 제품의 전생애주기 관점에서 환경 보호와 순환경제 촉진을 요구하는 지침을 발표했고, 의류 대기업의 미판매 의류 또는 신발에 대해 폐기를 금지하는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제는 지구와의 공존을 위해 단순히 환경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생산부터 소각까지, 의류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해외 럭셔리 패션 하우스에서도 폐기를 최소화하고 버려진 옷을 순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구찌는 재활용 나일론 및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해 소재의 순환을 돕는 ‘구찌 오프 더 그리드 Gucci Off the Grid’ 컬렉션을 선보였다. 미우미우의 2024 업사이클 컬렉션은 세계 곳곳에서 공수한 업사이클 레더, 업사이클 킬트, 업사이클 원사와 업사이클 엠브로더리를 통해 과거의 소중한 옷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막스마라의 ‘캐멀 럭스’ 컬렉션은 캐멀 울 코트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분의 직물로 섬유를 가공해, 이를 재활용된 폴리에스테르와 혼합해 폐기물 축소에 앞장섰다. 한국 브랜드 중에는 디자인과 제조 공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코오롱의 행보가 주목된다.
“코오롱스포츠는 2025년 기준, 전체 제품의 60% 이상을 리사이클 소재로 제작하고 있다. 버려진 사과와 귤 껍질 등 자연에서의 소재를 비건 가죽으로 재활용해 제작한 하이킹 슈즈 ‘무브 어스’는 천연 가죽보다 마찰에 강하고 관리가 쉽다. 생산부터 소각까지 제로 웨이스트 순환 모델을 구축한 모노 머테리얼 시스템은 원단과 부자재를 단일 물질로 구성하고, 이종 물질은 쉽게 분리되도록 디자인해 100% 재활용 가능하다. 수명이 다한 옷을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선순환 시스템을 통해 ‘오래 입는 옷’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중고 의류를 보상 판매하는 ‘리버스 (RE:BIRTH)’ 박스도 운영 중이다.” 코오롱스포츠 마케팅 PL 남지원
변화하는 워크플레이스

소파와 테이블 등 다양한 구성이 돋보이는 스틸 케이스의 ‘어웨이 프롬 더 데스크 Away from The Desk’. 스틸케이스 자료제공: 더체어

흡음재와 필기가 가능한 유리보드를 결합한 린텍스의 무드 패브릭 모빌.
정적인 사무실 레이아웃의 시대는 지났다.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과 AI 기술의 도입이 사무 공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단순한 책상과 의자가 아니라 업무, 회의, 휴식, 사교까지 다목적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비형식적인 회의실이나 라운지, 주방 같은 편안한 공간에서 창의적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소파, 러그, 커피 테이블 같은 주거용 가구가 공간에 자연스럽게 통합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작업 스타일과 팀 규모를 고려한 적응형 레이아웃이 대세다. 이동식 벽체와 모듈형 가구를 활용해 빠르게 재구성 가능한 유연한 디자인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거점형 클러스터 방식으로 협업과 독립 작업을 동시에 지원하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효율성을 넘어, 더 나은 휴식과 재충전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무실은 이제 ‘제2의 집’으로, 창의성과 편안함을 모두 충족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사무 공간은 다양한 업무 모드에 맞춰 직원들이 스스로 업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높은 디지털 의존도와 AI 초순환 시대에 발맞춰 현재와 미래의 사무 환경이 변화하고 있고, 지속 가능성과 웰빙 역시 중요한 키워드다. 마치 도시 설계 과정처럼 공동체 기반 디자인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틸케이스 코리아 지사장 이승택
“재택근무가 현실화하면서 사무실 공간은 더 작아질 전망이다. 이는 사무 공간이 유연성을 갖추고 필요에 따라 변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린텍스 대표 폴 마그누손 Paul Magnusson
1~2인 가구를 위한 컴포트 가구

모듈형 소파로 자유로운 레이아웃의 디자인이 가능한 베스테브로의 디디 소파.

높은 등받이가 아늑한 공간감을 제공하는 알로소의 사티 소파.
1인 가구 비율이 전체 인구 대비 35.5%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1인 가구는 782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또한 2037년에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0.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2인 가구를 포함하면 전체 가구의 약 73%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더 이상 새로운 키워드가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이에 따라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구 시장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소형 가구의 기능성과 디자인을 한층 더 정교하고 디테일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특히 소파 같은 주요 가구는 1인용으로서 독립적으로 사용하거나, 모듈 구성을 통해 합쳐 넓게 활용하는 유연한 방식이 돋보인다. 알로소의 시그니처 1인 소파 사티 SATI는 높은 팔걸이와 등받이를 갖춰 ‘거실 속 또 하나의 작은 방’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독립적이고 아늑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소형 아파트 증가 추세를 반영해 다기능을 결합한 가구도 인기를 끌고 있다. 까사미아의 베스트셀러 소파 캄포 시리즈는 리클라이너 기능을 추가해 기존 소파에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실용적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이처럼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제한된 공간에서도 실용성과 개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가구가 각광받고 있다. 이는 소형 공간에서의 활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잘 보여준다.
“거실의 한쪽 벽면에 소파를 붙이고 TV와 마주보는 전형적인 K-거실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1~2인 소파로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는 리빙 스타일이 늘어나고 있다. 1인 가구부터 아이를 가지지 않는 ‘딩크족’까지, 소수 인원의 가구가 늘어나면서 구성원의 취향이 반영된 홈 스타일링이 리빙 공간까지 확장되었다. ‘취미방’, ‘알파룸’을 넘어 일상 생활의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거실 공간 또한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알로소 마케팅 담당자 이예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