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껍질부터 아보카도 씨, 아가베 잎까지
이름은 익숙하지만 형태는 낯설다.

ⓒThe Page Gallery
멕시코 출신 가구 디자이너 페르난도 라포세 Fernando Laposse가 더페이지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페르난도 라포세가 주목하는 재료는 고가의 소재나 희귀한 원료가 아닌 멕시코 지역에서 수확 후 버려지는 작물들이다. 옥수수 껍질, 아보카도 씨, 아가베 잎 같은 작물의 부산물은 그의 손을 거쳐 가구, 조각, 설치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업사이클링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전통, 환경적 맥락을 반영하는 ‘토착 디자인 endemic design’의 실천으로 이어진다. 대표작 <토토목슬 Totomoxtle>은 멕시코의 다양한 토종 옥수수 껍질을 펼친 뒤 가구 표면에 섬세하게 상감해 만든 시리즈다. 옥수수 껍질 본연의 색과 패턴이 디자인의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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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플릭트 아보카도 Conflict Avocados>는 버려진 아보카도 씨를 가죽처럼 광택나는 질감으로 가공한 신소재 소재로 고급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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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대형 설치 작품 <사이잘 성소 Sisal Sanctum>는 아가베 잎에서 추출한 섬유로 공간 전체를 감싸 구성한 구조물로 마치 신성한 성소에 들어온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Fernando Laposse’s Sisal Sanctum for London Design Festival 2018 ⓒThe Page Gallery
그의 프로젝트는 지역 공동체와의 협업으로 완성된다. 그는 멕시코 원주민 마을인 토나후이스틀라 Tonahuixtla, 세계 최대의 옥수수 생식세포 및 유전자은행 CIMMYT와 협력하며 전통 농업 방식의 보존에도 기여한다. 나아가 그의 작업은 환경 파괴, 생물 다양성의 상실, 농촌 공동체의 붕괴, 글로벌 무역의 불균형 등 복합적인 문제들을 다루며 디자인이 이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적인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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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이미 세계 유수 미술관과 디자인 기관에서 주목받고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 MoMA, 밀라노 트리엔날레, 런던 디자인 뮤지엄,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 등에서 전시되었으며,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SFMOMA, 파리 국립 조형예술센터 CNAP 등에 영구 소장되었다. 전시는 8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기간 8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위치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1가제2동 서울숲2길 32-14 갤러리아포레 G205, 더페이지갤러리
문의 02-3447-0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