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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콤팩트한 일인용 호텔, 나우 나우를 소개한다.

줄무늬 아치와 모자이크 타일 바닥이 어우러진 로비. © Matt Kisiday

무엇을 하든 돈이 많이 드는 뉴욕, 그중에서도 여행객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건 단연 숙박비다. 오래된 건물이 많은 도시의 특성상 큰돈을 내고 예약한 호텔이 막상 가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고민 속 노호에 문을 연 나우 나우 Now Now는 작지만 야심찬 대안을 제안한다. 1917년 여인숙으로 지어져 한때 주점과 잡화점으로 쓰였던 벽돌 건물을 리모델링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일인용 호텔을 완성했다. 과한 호사를 바라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멋과 안전을 찾는 여행객에게 제격이다.

로컬 아티스트 벽화가 더해진 ‘나우 오어 네버’ 객실
채도를 낮춘 보라와 그린 톤의 공용 화장실.

인테리어를 맡은 이슬린 스튜디오 Islyn Studio는 불필요한 개입을 줄이면서도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유럽의 야간열차와 일본식 캡슐호텔에서 영감을 받은 객실은 불과 3.3m²(1평) 남짓이지만 침대와 수납장, 작은 옷걸이, 거울과 화장대까지 콤팩트하게 담아낸 맞춤 가구로 꾸며졌다. 총 170여 개 객실 가운데 10개는 ‘나우 오어 네버 Now or Never’ 객실로, 조금 더 넉넉한 공간에 로컬 아티스트들이 벽화를 그려넣어 개성을 더했다. 욕실은 공간 효율을 위해 공용으로 마련됐지만, 개별 잠금이 가능한 샤워부스와 세심한 어메니티, 다이슨 드라이어를 갖춰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다. 벽면은 채도가 낮은 보라와 스모키 그린 톤으로 마감해 은은한 분위기를 더했다. 로비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줄무늬 아치가 시선을 사로잡고, 모자이크 타일과 차분한 흙빛 톤의 벽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편 여성과 논바이너리 전용층, 24시간 리셉션과 보안 시스템까지 마련해 혼자 여행하는 이들의 안전과 편의도 세심히 배려했다. 소호, 로어이스트사이드, 이스트빌리지, 웨스트빌리지의 경계에 자리한 나우 나우는 뉴욕의 트렌디한 레스토랑과 바, 카페를 즐기기에 최적인 입지를 자랑한다. 작은 방의 한계를 경험의 밀도로 바꾸어내는 나우 나우. 뉴욕에서 혼자만의 모험을 시작하기에 이보다 더 확실한 출발점은 드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