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하비에르 레예스와 함께한 멕시코 오악사카 여행.

오악사카의 역사적인 중심 도로, 마세도니오 알칼라 Macedonio Alcalá. 아침부터 저녁까지 관광객과 주민들이 그늘로 줄지어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콜로니얼 스타일의 이 집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비에르 레예스는 멕시코 여행 중에 처음으로 오악사카 Oaxaca라는 도시의 이름을 들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그는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의 박물관과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라틴아메리카의 장인 문화와 기술을 탐구했고, 그 과정에서 오악사카라는 이름을 끊임없이 마주했다. 결국 그는 지도에 그 도시를 표시해두고 어떤 계획도 없이 그저 ‘그곳의 장인들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오악사카를 찾았다. 이곳을 처음 방문한 후로 10년이 지났다. 그는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에 자리한 이 도시에 스튜디오 rrres를 설립해 지역 장인들과 협업을 이어가자, 이곳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 “이 지역의 아름다움에는 누구나 쉽게 감탄할 수 있지만, 장인들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사적인 공간에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장인의 집으로 들어가서 태피스트리가 어떻게 제작되는지 보고, 그들의 몸짓을 관찰하고, 기술을 이해하게 되면 세대를 거치며 전수되는 장인 기술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악사카는 컬러풀한 파사드나 이곳 사람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느긋한 리듬만으론 설명이 안 되는 도시다. 이 도시의 진정한 힘은 너그러움과 기술의 전승, 그리고 교육의 가치가 살아 숨쉬는 유산에 있다. 그는 이를 “무엇과도 견줄 수 없을 만큼 풍요로운 유산”이라고 말한다. 눈에 쉽게 띄지 않지만,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는 가치다. “오악사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입니다. 다른 어떤 지역과도 아주 차별되죠. 멕시코는 주마다 달라서 한 나라에 여러 나라가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오악사카는 이런 풍요로움이 가장 잘 구현된 도시입니다.”
ALFONSINA

도심에서 몇 분 거리에 숨어 있는 이 레스토랑은 검소함과 따뜻한 환대,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까지 오악사카의 영혼을 온전히 표현하고 있다. 셰프 호르헤 레온과 그의 어머니 도냐 엘비아가 운영하는 곳인데, 이 지역의 땅과 물, 지역 생산자들을 존중하는 철학을 담은 요리를 선보인다. 다섯 코스로 구성된 메뉴에는 오악사카를 대표하는 전통 소스 요리인 몰레 Mole도 있다. 더불어 시간을 초월한 장소가 지닌 고풍스러운 아름다움도 감상할 수 있다. 예약 필수. ADD C.Garcia Vigil 183, 71232 San Juan Bautista la Rayar
MARCHANTA

이 숍은 2018년부터 소피아 지메네즈 마루포의 추진 아래 오악사카에서 활동하는 멕시코,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재능 있는 작가들을 조명하고 있다. 하비에르 레예스는 이곳의 이런 행보를 높게 평가한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패션, 디자인 작품이 넓은 공간에 주인공으로 함께 자리한다. 옛 건축의 디테일과 컨템퍼러리한 시설을 조합한 공간도 매력적이다. 갤러리 안쪽에서는 숨겨진 바를 발견할 수 있다. ADD Av. José María Morelos 802, Ruta Independencia
CAFÉ EL VOLADOR

가장 단순한 것이야말로 가장 큰 매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곳. 매력적인 광장에 자리한 소박한 카페는 오악사카 사람들과 여행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커피와 오트밀 라테, 계피 향을 더한 멕시코 전통 초콜릿을 하루 종일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ADD Plaza de la Crux de Piedra, C. de Xólotl 118, Ruta Independencia
MUSEO DE LAaS CULTURAS

이 박물관에 들어서면 시간마저 멈춘 듯한 기분이 든다. 오악사카의 역사를 보여주는 풍부한 고고학 유물과 금세공품, 도자기, 공예품을 소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식민지 시대 산토 도밍고 데 구스만 수도원 안에 자리한 건축 자체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창밖으로는 교회와 민족식물학 정원이 보이는 훌륭한 전망도 갖추고 있다. ADD 1a. Cerrada de Macedonio Alcala s/n, Ruta Independencia

MURAL FRESCOES

자포텍과 믹스텍 문화가 수세기에 걸쳐 이어온 그래픽 전통은 오악사카 곳곳에 깊이 스며 있다. 이곳에서 이미지는 민족의 역사와 저항의 기억을 전하는 하나의 언어다. 도시를 걷다보면 행인의 발걸음을 붙잡는 벽화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멕시코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옥수수 왕관을 쓴 소녀의 벽화 역시 그중 하나로, 아티스트 그룹 라피스톨라 Lapiztola의 작품이다.
CRUDO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이용하려면 예약은 필수다. 인테리어와 요리에는 일본과 오악사카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바에 앉으면 솜씨 좋은 셰프가 해산물과 향신료를 춤추듯 능숙하게 다루는 몸짓을 관찰할 수 있다. 오마카세 대신 일품요리와 수준 높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는 바도 마련되어 있다. ADD Av. Benito Juárez 309, Ruta Independencia
HABITÁCULO

카렌 나르바에즈가 설립한 아비타쿨로 Habitáculo는 스페인어로 ‘작은 실내 공간’을 뜻한다. 오악사카의 젊은 창작자들을 소개하고 연결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이 콘셉트 스토어에서는 데코 오브제와 주얼리, 의류, 그래픽 작품 등을 선보인다. 도시와 주변 지역의 창의적인 에너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통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롭게 공존한다. ADD C. de la Constitución 215, Ruta Independencia
ORIGEN

그래픽 아트가 그려진 벽과 넓은 그늘 테라스를 갖춘 이 레스토랑은 점심과 저녁 모두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셰프 로돌포 카스텔라노스는 오악사카의 미식 문화를 탐구하며 지역의 풍미를 담은 메뉴를 선보인다. 비체와 리소토, 육류 요리에는 조상 대대로 이어온 레시피와 지역 식재료가 어우러져 오악사카만의 깊은 맛을 완성한다. ADD Av. Benito Juárez 308 Centro, Ruta Independencia
AMATE BOOKS

컬러풀한 주택과 벽화를 따라 산책하기 좋은 잘라틀라코 지구에 자리한 서점. 영어로 번역된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가장 충실하게 소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소설과 시를 비롯해 역사, 지정학, 아동서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나볼 수 있다. ADD Aldama 318, Barrio de Jalatlaco
GALERÍA LA MÁQUINA

오악사카에서는 갤러리만큼이나 거리 벽화도 예술의 일부를 이룬다. 정치적이거나 시적인 메시지를 담은 벽화가 도시 풍경 곳곳을 채운다. 하비에르 레예스가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추천하는 라 마키나 갤러리는 갤러리이자 아틀리에로,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작업을 위해 찾는다. 이곳의 상징은 1909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전기 석판 인쇄기 ‘쥘 부아랭 Jules Voirin’. 9톤에 달하는 강철과 철 구조의 거대한 인쇄기는 그 자체로 감탄을 자아낸다! ADD 5 de Mayo 413, Ruta Independencia

산토 도밍고 옛 수도원 뒤편, 16세기 도미니크회 수도사들이 과수원을 가꾸던 자리에 조성된 정원이다. 2만㎡가 넘는 부지에는 건조한 기후에서도 살아가는 다양한 식물이 자라며, 조형미가 돋보이는 선인장 군락이 특히 인상적이다.
TEMPLO DE SANTO DOMINGO DE GUZMÁN

16세기 복음 전파의 중심지였던 이 성당은 오악사카를 대표하는 건축물 가운데 하나다. 화려한 내부 장식은 6만 장이 넘는 23.5캐럿 금박으로 완성됐으며, 지역 석재로 마감한 절제된 파사드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하루 중 어느 때 찾아도 아름답지만,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금빛 파사드는 특히 인상적이다. ADD C. Macedonio Alcalá s/n, Ruta Independencia
INSTITUTO DE ARTES GRÁFICAS

화가 프란시스코 톨레도가 설립한 문화 기관으로,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그래픽 아트 컬렉션 가운데 하나를 소장하고 있다. 나무 사다리가 놓인 전시실에는 건축과 사진, 회화, 조각 관련 서적으로 가득한 높은 책장이 이어진다. 인상적인 컬렉션은 물론, 파티오를 아름답게 수놓는 부겐빌레아도 놓치지 말 것.
ICOOPERATIVA 1050º

오악사카 특유의 컬러풀한 광장 한가운데 자리한 도예 협동조합. 도예 기술과 이를 이어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고 알리는 것을 중요한 철학으로 삼는다. 테이블웨어뿐 아니라 아틀리에 운영, 다큐멘터리와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연대 경제와 전통 공예의 보존에도 힘쓰고 있다. 오래도록 간직할 여행의 기념품을 찾는다면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ADD Esquina con, Xólotl, Rufino Tamayo 800-c, Centro
CENTRO CULTURAL SAN PABLO

두 거리 사이에 숨듯 자리한 옛 도미니크회 수도원은 오늘날 문화센터로 새롭게 태어났다. 도심 속 휴식처 같은 이곳을 하비에르 레예스는 ‘진정한 안식처’라고 부른다. 오악사카의 문화유산을 알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시와 건축을 둘러본 뒤 정원에 머물다보면 운이 좋을 경우 기타 선율이 더하는 평온한 풍경까지 만날 수 있다. ADD Miguel Hidalgo 907, Centro
IN SITU

오악사카에 오면 메스칼 Mezcal을 빼놓을 수 없다. 이를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인 시투가 제격이다. ‘메스칼 도서관’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100여 종의 메스칼이 준비되어 있다. ‘술은 신성하지만, 남용은 불경이다.’ 이곳의 철학처럼 시음을 통해 아가베와 증류 문화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배울 수 있다. ADD C. Vicente Guerrero 413 Centro
ARCHIVO HISTORICO DEL ESTADO DE OAXACA

도시 외곽에 자리한 오악사카 주립 문서보관소. 황토빛 콘크리트 파사드는 라스 칸테라스 공원 한가운데 신기루처럼 우뚝 서 있다. 2016년 멘다로 코르시니 아르키텍토스 Mendaro Corsini Arquitectos가 설계한 이 건축물은 수킬로미터에 이르는 복도와 방대한 기록물을 품고 있으며, 현대 건축이 과거의 기억을 보존하는 방식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ADD Pinos Esquina Av. Canteras S/N, Agencia Municipal Sta Maria Ixcotel, 71244 Santa Lucía del Camino

컬러풀한 파사드와 꽃이 만발한 나무, 그리고 길가에 세워진 오래된 폭스바겐 비틀까지. 크루스 데 피에드라 Cruz de Piedra 광장은 오악사카의 고유한 정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풍경이다. 현대화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관광 엽서 같은 전형적인 이미지에 머물지 않는, 이 도시의 진짜 얼굴을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