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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던 날, 이화동의 굽이진 언덕 마을을 한참 올라가 긴 세월이 느껴지는 오래된 건물과 마주했다.

 

 

어림잡아 예순은 넘어 보이는 택시 기사님마저 이곳에 무슨 일로 가냐고 의아해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순우리말로 ‘경계 없이 자유분방한 상태’를 뜻하는 무아치는 근대 가옥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적산가옥 건물에 서양의 물건이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최초의 연립 하우스예요. 적산가옥 형태로 일본의 건축적인 교육을 받은 한국 사람들이 지은 타운하우스라고 보면 되죠. 당시에는 부유한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낙후되어 달동네로 전략했어요.” 금속 디자인 회사인 최가 철물점과 맞은편에 있는 쇳대 갤러리도 함께 운영 중인 무아치의 대표는 카페와 갤러리 등의 공간뿐 아니라 우체통과 벤치, 난간을 직접 디자인 및 제작하며 마을 전체를 살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근현대 문화유산을 그대로 살려 전시 공간으로 운영하는 무아치의 시즌 1은 미드센트리 가구 편집숍 컬렉트와 함께했다. “1950년대의 타운하우스에서 서양의 물건을 함께 보여주면 재미있을 것 같았죠. 저희가 예전부터 모아왔던 고가구뿐 아니라 그간 수집해온 수많은 컬렉션과 컬렉트의 서양 가구를 함께 보여주는 것이 시즌 1이고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시즌 2는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거나 패션 브랜드와 협업할 수도 있고…. 흥미로운 것을 많이 해볼 생각이에요.” 무아치의 이름처럼 그들이 이곳에서 펼쳐낼 앞으로의 무한한 가능성이 기대된다.

instagram @muachi_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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