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KLab 설계실, 청음실.
필자는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터라 마니아적 관점에 의한 필수 요소를 점검하며 노하우를 살려 클라언트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하며 상업 및 주거 공간에 적용해왔다. 홈 시어터를 설계하다 보면 극장보다 좋은 환경에서 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직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공간적 속박에 따른 몰입도와 빔프로젝터에 의해 반사된 빛을 보는 데 있다고 본다. 물론 의자에서부터 몸까지 느껴지는 저역도 무시할 수 없다. 이와 달리 주거 환경에서는 대형 TV를 통해 영상을 접하게 되는데, 패널을 통해 나오는 직접적인 빛은 인공적인 느낌이 나고 눈도 쉽게 피로해진다. 심지어 장면 사이의 연계성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프로젝터를 통해 투사된 빛에 의해 보여지는 영상은 여전히 멋스럽게 마음을 움직인다. 홈 시어터 및 리스닝룸 혹은 거실을 설계하며 늘 고민하게 하는 요소가 TV다. 시청 시 체험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형화 될수록 좋지만 평상시는 벽의 대부분을 제조회사마다 브랜딩한 검은 프레임이 차지한다. 공간감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벽의 일부처럼 건축적으로 보이도록 유도한다. 프로젝터를 쓸 경우에는 스크린을 능숙하게 천장에 숨길 수 있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상영시 어떤 TV보다 스케일이나 분위기가 더 멋스러운 느낌을주며, 거기에 공간적인 트릭을 살려 잘 배치하면 근사하기까지 하다. 이때 TV나 프로젝터를 막론하고 아주 중요한 요소는 복잡한 기기(라우터, 플레이어 혹은 게임기, 전원부)를 벽이나 가구 속에 잘 숨기고, 장비와의 복잡한 선도 완벽하게 숨겨야 한다. 또한 숨길 때에도 장비의 유지 보수를 위한 배려도 빠뜨려서도 안된다. 혹시 한 가지 실수라도 생겨 마감이 다 끝난 후 몰딩을 설치하는 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라호텔 스타인웨이 링돌프 사운드 부티크.
사람에게 헤어스타일이 중요하듯 공간에서의 천장은 상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집단주거에 볼 수 있는 효율중심의 일반적인 우물 천장(흥미로운 단어라고 생각한다)은 공간을 일률적으로 건조하게 만든다. 이에 반해 잘 설계된,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적인 마감재의 사용과 그리드를 나눈 천장은 음향 효과를 위한 복잡한 스피커 배치를 부드럽게 녹일 수 있다. 물론 이 정도는 마니아 수준의 홈 시어터 구성일 때 고려되는 요소지만 천장에 스피커를 설치하지 않을지라도 천장 디자인은 중요하다. 또한 간단한 시스템으로는 최소의 간접 조명과 사운드 시스템만 갖추면 극장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소리의 반사를 고려한 천장 디자인을 공간에 녹이기까지 한다면 극장보다 훨씬 좋은 경험을 선사한다. 극장의 사운드는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세팅되어 있지만 개인 주택에서는 사용자에게 극도로 튜닝된 사운드를 선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보다 극적인 음향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적화된 가구는 사용자를 최고의 극장 경험으로 이끈다.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너무 편한 소파는 쉽게 잠이 들 수 있으니, 적절한 자세를 유지시키며 몰입도를 높여줄 수 있는 라운지 의자나 1~3인용 소파가 있다면 금상첨화다. 너무 매스가 크면 공간을 압도해서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이렇듯 홈 시어터의 중요한 요소는 공간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기 때문에 공간 설계 시 디자이너와 협의해서 충분히 자신한테 맞는 설계가 필수라고 생각한다. 복잡한 여러 장비가 한 곳에 설치되기 때문에 적절한 바운더리와 다른 공간과의 유기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되고 디자인되어야 한다. 대화와 함께 공통 관심사가 줄어들고 있는 요즘, 가족끼리 좋은 영화나 다큐멘터리 또는 콘서트를 즐기면서 지적인 대화를 나누는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