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 뉴 본드 스트리트에 에르메스의 새로운 메종이 문을 열었다. 1769년에 지어진 여섯 개의 건물을 하나로 연결해 완성한 공간으로, 규모만 2,000㎡에 달한다. 입구를 지나면 7m 높이의 아치와 포부르 패턴 바닥, 에르메스의 시그니처 엑스-리브리스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과거 야외 공간이었던 아트리움은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 Foster + Partners가 새롭게 설계한 유리 지붕과 나선형 계단을 중심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공간에는 영국 작가 제시카 웨덜리가 이번 메종을 위해 제작한 말 조각이 자리한다.


메종 곳곳을 둘러보는 재미도 크다. 온실을 닮은 뷰티와 향수 공간은 일러스트레이터 케이티 스콧의 벽화로 꾸몄고, 이어지는 20개의 룸에서는 레드 톤의 가죽 컬렉션을 시작으로 홈 컬렉션과 워치&주얼리, 승마 컬렉션까지 이어진다. 문화재로 지정된 천장의 장식 문양을 반영한 오크 원목 마루, 짚과 말총 마케트리로 완성한 보아즈리, 시에나 옐로 대리석과 맞춤 제작한 패브릭 벽면 등 공간마다 소재와 디테일을 달리해 둘러보는 재미를 더했다.



2층 역시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파우더 핑크 톤의 여성 컬렉션 공간은 영국식 플로럴 카펫과 모자이크 바닥, 수작업 러그가 어우러져 부드럽고 화사한 분위기를 완성했고, 남성 컬렉션은 체리우드 패널과 짙은 블루 벽면, 기하학적인 카펫으로 보다 차분한 무드를 연출했다. 공간 끝에는 차와 커피를 마시며 아트리움을 내려다볼 수 있는 라운지도 마련했다.



3층에서는 에르메스 가죽 장인들이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으며, 마지막 4층에는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을 위한 프라이빗 공간과 루프톱 정원이 자리한다. 메종 오픈을 기념해 가죽 손잡이를 더한 가드닝 도구 세트와 티 트렁크, 스페셜 에디션 백팩 등 다양한 한정 아이템도 함께 선보인다. 쇼윈도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영국 아티스트 케이트 젠킨스가 크로셰와 니팅, 자수 기법으로 완성한 가상의 말 그루밍 살롱 ‘더 로카반 The Rocabarn’이 펼쳐지기 때문. 갈기를 땋고 발굽을 손질한 말들이 샹들리에에 매달린 당근을 여유롭게 뜯어 먹는 유쾌한 모습까지, 에르메스 특유의 위트가 공간 곳곳에 스며 있다.




여섯 개의 건물을 하나로 엮어 완성한 이번 메종은 건축과 인테리어, 예술, 공예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장소다. 제품을 둘러보는 재미는 물론, 에르메스가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런던에서 눈여겨볼 새로운 장소가 될 것이다. 막상 들어서면 쇼핑보다는 공간에 심취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