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안을 자극하는 푸드 크리에이터 네 팀의 도발적인 식탁.

증류주의 풍미와 유동적으로 반사되는 질감을 표현한 디너 전시 전경. Tequila 1800.

마이애미 알코바 디자인 페어에 설치된 <1033 Tangerines> 식용조각 인스톨레이션.
식용 조각의 꽃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그래픽 디자인과 아트 디렉션을 전공한 엘레나 페트로시안 Elena Petrossian과 멕시코 시티에서 산업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베로니카 곤잘레스 Verónica González가 우연히 만났다. 듀오 아티스트 그룹 ‘아나나스 아나나스 Ananas Ananas’는 푸드라는 큰 세계에 예술적 비전과 삶의 목표를 녹여낸 그들만의 신선한 위트가 돋보인다. INSTAGRAM @ananas____ananas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음식과 예술에 진심인 아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여성 듀오 팀입니다. 음식이라는 재료를 통해 문화적, 언어적 장벽을 허물고 이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냄을 목표로 삼아 작업하고 있습니다. 식용 조각을 활용한 설치미술과 다이닝 경험을 선보이는 동시에 음식 생산 시스템을 재고하고,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실천하는 데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국제 아트 페어와 함께 실험적인 방식으로 작업하며, 조형 작업을 넘어 영상과 공간 디자인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중입니다.
아나나스 아나나스 팀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집념이 강한 Driven!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2024년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린 알코바 디자인 페어에서 선보인 <1033 Tangerines>라는 설치 작품입니다. 처음으로 디자인 페어에 참여해 단독 아티스트로서 우리 작업을 선보였고, 디자인 세계에서 음식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더욱 특별했습니다.
작업할 때 영감이 되는 것은? 멕시코 외딴 해변의 현지 음식, 갤러리에서 본 조각의 질감, 철물점에서 발견한 나사의 형태 등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브랜드와 협업할 때는 주어진 컨셉트에 집중하지만, 창의적 자유가 있을 때는 우리가 최근 경험한 것, 먹은 것, 어린 시절 기억 속 감정적으로 강렬했던 순간을 이야기하며 소통하는 것을 즐깁니다.
어린 시절 떠오르는 좋은 기억이 있다면?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존재는 언제나 주방에서 요리하던 어머니입니다. 손끝으로 식재료의 변화를 느끼며, 과정 하나하나에 사랑 담는 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특별한 기술이라기보다 직관에 가까운 그들의 따뜻한 마음에서 음식이 단순히 요리를 넘어 하나의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패션 브랜드 파르포이스 Parfois를 위한 식용 버터 케이크.

파리에서 직접 셀렉한 빈티지 접시들로 쌓아올린 실버 케이크 Silver Cake.

크리에이터 수사샤와 세라믹 아티스트 누리와 협업한 액세서리 컬렉션 공간으로 드레이핑된 패브릭과 실버 소재가 장식적 미감을 더했다.
섬세한 위트
플라워 어레인지먼트, 세트 디자인, 테이블웨어 디자인 등 분야를 넘나들며 세계적인 브랜드와 협업하는 포르투갈 베이스의 디자인 창작 듀오 센타 CENTÁ. 섬세한 미감이 돋보이는 이들의 작업 세계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INSTAGRAM @centa_project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공동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빅토르 콤스키 Viktor KomskiI와 레라 스프리나 Lera Spirina입니다. 센타라는 브랜드 운영과 함께 예술 오브제 창작을 주로 하는데, 특히 최근 파리라는 매력적인 장소에서 작업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소재로 작업하는 것 또한 신선한 자극이 되며, 언제나 호기심을 품은 채로 진정성과 독특함을 유지하는 것을 센타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가장 자랑스러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특히 리스본에 위치한 한 비스트로의 컨셉트부터 디자인, 크리에이티브 디렉션까지 담당한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작업 기간이 가장 길었으며, 우리의 모든 역량과 창의력을 총동원한 작업이었습니다. 또한, 최근 파리에서 진행된 아일릿 프렌즈 × 아크네스튜디오 ILLIT Friends × Acne Studios 이벤트의 무대 연출도 흥미로운 작업 중 하나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기회, 프로젝트의 규모, 그리고 다양한 도전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덕분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과정 중 모든 결정이 하나의 배움이 되었고, 최종 결과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감동과 자부심이 그 작업의 가치를 더욱 높였습니다.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작업 방향성은? 파리에서 팝업을 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책을 출판하고, 다른 창의적인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 협업할 기회를 찾고 싶습니다.
작업해보고 싶은 소재가 있다면? 패브릭, 종이, 꽃 같은 유연한 소재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일상적인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을 즐기며, 전통과 현대적인 디자인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엔 음악도 하나의 중요한 영감의 원천이 되곤 합니다.
가장 큰 영감을 받는 곳은? 빈티지 레스토랑에 방문하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곳의 감도 높은 인테리어를 통해 많은 영감을 얻으며, 다양한 스타일적 접근을 관찰하여 현대적인 공간에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에서 영감받아 장미꽃 모양의 딸기로 연출한 로즈 판나코타.

프랑스 니스의 마티스 미술관에서 영감받은 ‘피시 글라스 크래커 Fish Glass Crackers’.

각종 치즈 조각과 크래커로 구성한 물고기 모양의 플레이팅.

하트 모양의 파이를 담아낸 사랑스러움이 돋보이는 테이블 세팅.
낭만을 담은 테이블
한국과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셀린 루소 Celine Rousseau는 ‘테이블 위에 지적인 즐거움’ 주는 것을 모토로 작업한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동서양을 넘나드는 사랑스러운 레시피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INSTAGRAM @celineyrs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이름은 셀린 루소 Celine Rousseau이고, 푸드 아티스트이자 스타일리스트, 때때로 ‘요리 예술가’로 불리며 동시에 작가이기도 합니다. 음식이 단순히 한 끼를 넘어 감각을 깨우는 경험이 될 수 있게 하는, 매력적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빠진 취미가 있다면? 오프라인과 온라인 빈티지 숍에서 직접 테이블웨어, 액세서리, 서적 같은 사랑스러운 빈티지 아이템을 찾는 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빈티지 요리책과 일러스트 책을 좋아하죠.
가장 애정이 가는 작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난해에 첫 번째 요리책 ≪라 테이블 바이 셀린 La Table by Celine≫을 출간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 1년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쏟았죠. 어린 시절의 향수를 생생하게 담은 60가지 레시피 책입니다. 레시피 개발부터 스타일링, 사진 촬영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맡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그만큼 보람찬 프로젝트였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과 추구하고 싶은 작업은 무엇인가요? 저는 ‘아르드 데 비브레 Art de Vivre’ 프랑스식 삶의 예술이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창작하고 있습니다. 일상의 순간을 음미하고, 단순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며,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삶의 방식입니다.
주로 버터와 치즈를 활용한 작업이 많은데,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재료가 있나요? 여전히 자연적인 재료, 특히 과일과 버터, 치즈에 끌립니다. 다양한 형태와 색감 덕분에 창작의 재미를 느끼죠. 버터는 맛뿐만 아니라 녹거나 형태가 변하는 등 예상치 못한 변화를 보이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운 소재입니다.
인상 깊은 레스토랑이 있다면 어디인가요? 런던의 리츠 레스토랑 Ritz Restaurant입니다. 우아한 분위기, 완벽한 서비스, 그리고 클래식한 요리까지 시대를 초월한 품격을 갖추고 있어 모든 디테일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클래식한 미학과 세심한 디테일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경험이었고, 그 덕분에 빈티지 실버웨어에 영감을 받았습니다.

가수 로제 ROSÉ의 신곡 발매 기념 리스닝 파티 테이블.

노란 버터크림의 색감이 돋보이는 브랜드 나르카의 케이터링.

직조기를 이용하여 식자재를 자유분방하게 배치한 행잉 인스톨레이션.
식탁 위 발칙한 상상
음식만이 가지고 있는 흥미로운 매력에 빠져 이를 매개로 VMD, 프롭 프로덕션, 케이터링, 파티 기획 등을 무한한 영역에서 작품 세계를 펼치며 인기 브랜드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무엇이든 최초의 장르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이 기대된다. INSTAGRAM @efgmeanseggandfig
자기 소개를 해주세요. 에그 앤 피그 Egg and Fig의 줄임말인 ‘EFG’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 프로덕션입니다. 무화과는 인류가 최초로 재배한 과일, 달걀은 시대와 국가를 떠나 식문화에서 빠져선 안 될 중요한 식자재라는 점에서 EFG의 모토와 교집합을 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푸드 아티스트, 공간 디자이너, 이벤트 프로듀서, 전시 기획자 등 영역에 한계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신선한 자극을 좇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가장 애정이 가는 작업이 무엇인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첫 EFG 자체 이벤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삶은 달걀과 메추리알, 소금 산, 커다란 무화과 케이크, 무화과를 인퓨즈드한 진 칵테일을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꾸밈 없는 발칙한 케이터링이 가장 우리다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작업 방향성과 도전하고 싶은 또 다른 작업이 있다면? 온라인 속 단순한 평면 작업이 아닌 실제로 상상할 수 있고 신선한 자극을 경험시켜주는 팀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재료에 제한 없이 큰 스케일로 만드는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 최근 도쿄 여행 중 우연히 들른 바 언노운 Bar Unknown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각종 차를 직접 우려내어 만든 그곳만의 특별한 진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인데 도쿄에 방문한다면 한번쯤 들러보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