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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리본서베이: 서울의 맛집 2026’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한식 레스토랑 세 곳.

웰컴 한상
항정살 샐러드
해장국
다과와 차

단아한 한식 코스, 한상더테이블
맛집 가이북 <블루리본서베이: 서울의 맛집 2026>에 이름을 올린 한상더테이블은 식당 이름 그대로 ‘한 상’을 차분하게 풀어내는 곳이다. 디귿자 형태의 다찌 테이블에 둘러앉아 조용히 식사를 즐기는 구조로,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다만, 조도가 낮아 음식의 인상이 다소 흐릿하게 느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식사의 시작은 ‘웰컴 한상’. 더덕 먹태 식해와 빈대떡 튀김, 사과 대추 타르트로 구성한 작은 한 상이 테이블에 오른다. 이곳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시그니처와 같은 인트로로, 입맛을 가볍게 깨우는 데 충분했다. 이어지는 항정살 샐러드는 예상보다 훨씬 산뜻했다. 수비드한 항정살을 한 번 더 구워 기름기를 정리했고, 마늘종 드레싱이 전체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오이고추, 홍고추, 비트장아찌, 해조류장아찌가 더해져 입안이 산뜻했다. 함께 곁들인 화이트 와인과의 궁합도 좋았다. 다음은 매생이 해장국. 자연스럽게 밥을 떠올리게 하는 메뉴지만, 국만 단독으로 제공된다. 가리비와 주꾸미, 새우를 넣은 해산물 베이스로 살짝 얼큰하면서도 뜨끈해 코스 중간 속을 다독이기에 좋았다. 메인인 채끝 등심 스테이크는 매우 얇게 슬라이스해 한 점씩 집어 먹기 편했다.삼채장아찌 등 한국적인 가니시가 곁들여져 느끼함을 줄였지만, 스테이크와의 조합은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묘했다. 마지막 들깨 파스타는 조금 아쉬웠다. 들깨 국수를 연상시키는 맛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양이 지나치게 많아 앞선 코스의 인상을 덮어버릴 정도다. 곁들여 나온 묵은지는 맛과 비주얼 모두에서 파스타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오히려 흐름을 방해했다. 차라리 별도의 플레이트로 분리하거나 피클로 대체하는 편이 더 나았을 듯하다. 그럼에도 한상더테이블은 한식을 기반으로 한 코스의 흐름과 맛의 균형을 차분히 경험하기에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공간이다. 조용한 다찌에 앉아 천천히 한 상을 받아보고 싶은 날, 한국적인 재료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코스를 찾는다면 한번쯤 방문해볼 만하다.

INSTAGRAM @hansang_the_table

라구 달래 파스타
세비체 물회
한국 제철 생선

제철의 감각, 이테르
명동 한복판에서 만난 이테르는 이탈리아 요리 형식을 빌려 한국의 계절을 이야기하는 레스토랑이다. 코리안 이탤리언이라는 말이 아직은 다소 추상적으로 들린다면, 이곳의 접시를 떠올리면 된다. 서양식 플레이팅 위에 한국의 시간과 풍토가 분명하게 얹혀 있다. 권숙수와 에빗 등에서 한식 기반으로 경험을 쌓은 노지민 셰프는 익숙한 식재료를 낯선 방식으로 조합한다. 이테르의 요리는 한식을 흉내내지도, 이탈리아 요리에 한국적 요소를 장식처럼 더하지도 않는다. 대신 두 세계의 문법을 자연스럽게 겹친다. 스타터로 주문한 세비체 물회는 이 레스토랑의 방향성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접시다. 양배추와 깻잎, 슬라이스한 포도 아래로 회와 한치, 전복을 층층이 쌓아올린 구성은 시각적으로도 흥미롭다. 한입 넣는 순간 물회 특유의 매콤함이 선명하게 살아난다. 상큼함과 매운맛이 동시에 치고 올라오며, 이곳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단번에 납득하게 만든다. 라구 달래 파스타는 시금치 레지네테 위에 달래무침을 더한 메뉴다. 액젓으로 간한 달래는 의외로 파스타보다 나물 반찬에 가깝다. 자연스럽게 한식 식탁이 떠오른다. 트러플 밥과 함께 곁들였을 때 가장 균형이 좋았다. 다만, 흰 강낭콩 튀김과 라구 소스에서 느껴지는 견과류 같은 식감은 오히려 맛의 흐름을 끊는 인상도 남긴다. 메인은 한국 제철 생선 요리. 방문 당시에는 삼치구이와 세발나물의 조합이었다. 이 접시의 핵심은 생선 아래 숨어 있는 고추장아찌다. 새콤한 장아찌가 담백한 생선에 리듬을 더하며 인상적인 대비를 만든다. 함께 나온 콜리플라워 퓨레 역시 은근한 산미로 전체를 정리한다. 계절에 따라 생선과 나물 구성이 달라지는 만큼, 이 메뉴야말로 이테르의 현재를 가장 잘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한국 제철 재료를 양식의 틀 안에서 균형 있게 풀어낸 점이 좋았다. 명동이라는 국제적인 공간에서 한국의 계절을 이만큼 세련되게 풀어낸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디너 코스도 준비되어 있어, 다음 방문에서는 그 흐름을 좀 더 깊이 따라가보고 싶다.

INSTAGRAM @official_iter

제철 회 묵은지말이
새우감자전
전복 들깨 국수

정겨운 우리 맛, 난포
퓨전 한식을 선보이는 ‘난포’는 대표가 나고 자란 남해의 작은 바닷가 마을인 난포에서 이름을 가져온 곳이다. 고향의 정취와 할머니의 손맛을 담은 맛을 표현하기 위해, 건강하고 신선한 재료에 조미료 사용은 최대한 배제하는 것이 이곳의 철학이다. 성수에 본점을 둔 난포는 워낙 많은 인기를 자랑하는 덕에 주말 시간대에는 웨이팅이 필수이지만, 한남과 광화문으로 지점을 확장하며 지금은 예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건 한쪽 벽을 빼곡하게 장식한 장아찌 병이었다. 마늘쫑, 우엉, 깻잎, 고추 등으로 구성된 장아찌는 기본 제공 밑반찬인데, 그날그날 다른 종류로 선보이고 있다. 이날은 우엉과 마늘쫑이 제공됐는데, 주문한 제철 회 묵은지말이와의 조합도 꽤 좋았다. 적당한 감칠맛을 가진 묵은지말이와 쫄깃한 제철 숙성 회는 이미 그 조합만으로도 훌륭했지만, 묵은지의 강한 맛에 회맛이 조금 묻히는 것 같아 살짝 아쉬웠다. 이어 주문한 전복 들깨 국수가 익숙하면서 정겨운 맛이었다면, 함께 주문한 새우감자전은 ‘퓨전 한식’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눈꽃 치즈가 가득 올라간 신선한 메뉴였다. 완도산 활전복에 수제 김 소스와 들기름, 들깨의 풍미를 더한 전복 들깨 국수는 향긋한 들깨 맛이 전복과 잘 어우러졌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슴슴한 맛을 선호해서인지 간이 살짝 강하게 느껴졌다. 새우감자전은 얇게 채썬 감자를 바삭하게 부친 뒤, 그 위에 건새우와 눈꽃 치즈를 올린 메뉴다. 처음 서빙되었을 땐 이색적인 비주얼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바삭한 식감 덕에 계속 손이 갔다. 먹다보면 올라온 느끼함은 함께 제공된 장아찌로 중화시킬 수 있었다. 이날 난포를 함께 찾은 동행인은 실제로 이곳을 자주 방문한다고 했다. 2020년경 처음 문을 연 뒤, 5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INSTAGRAM @nanpo_official

에디터 | 원지은, 문혜준, 원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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