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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탤리언부터 프렌치, 중국 요리까지. 다채롭고 정겨운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연희동 맛집 세 곳.

이탤리언 집밥, ‘타라이’

까르보나라 비골리
논나 비사의 미트볼

연희동에는 소담한 골목 사이로 조용히 자리한 식당이 많다. 그중 타라이는 평소 팔로우하던 이탤리언 인플루언서가 ‘한국에서 집밥 같은 이탤리언을 먹고 싶을 때 찾는 곳’이라고 소개해 저장해둔 곳이다. 50㎡(15평) 남짓한 규모의 공간은 우드 톤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고,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깥 날씨와 대비되는 따뜻한 분위기가 맞이한다. 외국인 셰프가 주방을 맡고, 이탤리언 조리도구들이 천장에 걸려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두꺼운 생면 비골리 파스타다. 스파게티와 우동의 중간쯤 되는 굵기로, 쫄깃한 식감과 입안 가득 차는 만족감이 마음에 들었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토마토 페스토 비골리와 까르보나라 비골리, 그리고 논나 비사의 미트볼. 면이 두꺼운 만큼 소스가 겉돌지 않을지 걱정했지만, 예상보다 소스가 잘 배어 있었다. 전체적인 맛은 자극적이기보다는 편안한 쪽에 가깝다. 까르보나라는 바삭하게 구운 관찰레와 진한 달걀, 파마산 크림을 기본으로, 직접 만든 흑임자 파마산 치즈 크리스피를 더해 마무리한다. 이 흑임자 파마산 크리스피가 약간의 킥이랄까. 자칫 심심할 수 있었던 까르보나라를 조금은 특별하게 만들었다. 미트볼은 살짝 아쉬웠다. 주방을 살펴보니 시판 소스를 사용한 듯한데,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다만, 함께 나오는 구운 사워도우의 쫄깃한 식감과 고소함이 오히려 더 인상 깊었다. 타라이는 육수, 페스토, 잼 등 요리의 기본이 되는 요소를 모두 직접 만들며, 전통과 제철 재료를 중시하는 이탈리아 가정식을 지향한다. ‘특별한 날의 양식’이라기보다는, 집에서 밥과 찌개를 차려 먹듯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식당에 가깝다. 가격대는 1만6000원대부터 2만3000원대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연희동의 조용한 소규모 식당을 찾는다면 한번쯤 가볼 만하다. 가벼운 데이트나 조용히 혼밥하는 날에도 좋겠다.

INSTAGRAM @tarai_cafe EDITOR 원지은

정겨운 프랑스 주방, ‘블루레시피’

굴 세비체
로메스코 소스를 곁들인 해물 요리
봉골레

원 테이블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던 블루레시피가 지난해 말 공간을 확장해 새로운 터전으로 이사했다. 연희동의 정겨운 골목이 내려다보이는 건물 2층, 이제는 더욱 넓어진 매장에서 여러 팀의 손님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르꼬르동 블루 출신 김지희 셰프가 운영하는 이곳은 프렌치 요리와 함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레스토랑 겸 그로서리 스토어다. 지난해 우연히 방문한 뒤 메뉴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맛에 감명받아 조용히 맛집 리스트에 저장해둔 곳이다. 방문하기 며칠 전, 미리 코스 요리를 예약한 덕에 다채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서빙된 플래터엔 셰프가 직접 만든 굴 콩피, 이스탄불에서 공수한 카이막, 당근 라페와 견과류 등 여러 스타터 메뉴가 제공됐다. 이전 방문 때도 인상 깊었던 굴 콩피는 여전히 만족스러웠다. 굴 세비체 또한 인상적이었다. 굴요리를 못 먹던 동행인조차 한 번 맛보고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등장한 연어 그라브락스는 북유럽 방식으로 숙성돼 감칠맛이 뛰어났고, 우유 폼을 올린 버터넛 스쿼시 수프는 중간에 입맛을 정돈해주는 역할을 했다. 메인 요리는 문어, 새우, 구운 배추에 직접 만든 로메스코 소스를 곁들인 요리로, 익힌 채소와 해산물 모두가 좋은 조화를 이뤘다. 네 가지 조개와 판제타 육수, 굴 콩피를 베이스로 한 봉골레도 인상 깊었다. 디저트는 바닐라빈과 고르곤졸라를 베이스로 한 치즈 케이크였으며, 그 위에 올려진 민트 에멀전 크림이 좋은 밸런스를 더했다. 직접 선별해준 와인과의 페어링도 훌륭했으며, 마지막엔 심재범 커피 칼럼니스트가 고른 스페셜티 커피로 입가심까지 가능하다. 맛에 깐깐한 동행인도 처음부터 끝까지 칭찬을 아끼지 않은 식사였다. 개인적으로는 먼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블루레시피를 찾기 위해 연희동에 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점심 코스는 7만원, 저녁 코스는 9만원부터. 사전 예약은 필수다. INSTAGRAM @bluerecipe135 EDITOR 문혜준

도삭면의 존재감, ‘연남면관’

도삭면과 모둠딤섬
차우셔우

연남동에서 연희동으로 넘어가는 초입, 대만에 온 듯한 붉은 한자 간판이 단번에 시선을 끈다. 연남동에서 9년 넘게 줄 서는 맛집을 운영해온 ‘연교’가 ‘월량관’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인 매장이다. 매장에서 직접 빚는 만두가 대표 메뉴지만, 이번에는 가게 이름처럼 ‘면’요리에 집중했다. 쫄깃한 만두피로 정평이 난 곳인 만큼, 면요리에 대한 기대도 자연스레 커졌다. 또한 대만식은 물론 사천식, 홍콩식 등 다양한 중화권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 주방 역시 대부분 중화권 출신 셰프들로서, 현지 맛을 최대한 구현한다. 도삭면과 우육면 등 선택지는 다양했고, 그중 대표 메뉴인 우육공심채 도삭볶음면을 주문했다. 소고기와 공심채를 넣어 매콤하게 볶아낸 이 메뉴는 도삭면 특유의 투박한 면발이 인상적이다. 일정하지 않은 두께 탓에 먹기 불편할 수도 있는데, 이곳의 도삭면은 면발이 두툼해도 잘 익어 술술 넘어간다. 간이 과하지 않아 마지막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삼선, 마라양고기 등 다른 도삭면 메뉴도 있어 취향에 따라 고르기 좋다. 요리 메뉴 역시 충실하다. 유림가지튀김, 총칭라즈찌처럼 적당히 자극적인 메뉴들이 많아 반주를 곁들이기에도 알맞다. 딤섬 맛집답게 만두를 빼놓을 수 없어 여러 가지를 주문했다. 대표 메뉴는 연교 시절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성젠바오.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굽는 동시에 물을 부어 찌는 상하이식 만두로, 바닥은 바삭하고 윗부분은 촉촉하다. 중국 산동식 물만두인 차우셔우도 인상적이다. 촉촉한 만두 위에 새콤한 간장소스와 고추기름이 어우러져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샤오룽바오와 쇼마이 등이 포함된 모둠딤섬도 무난했지만, 성젠바오나 군만두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이전 매장들처럼 웨이팅은 있지만, 테이블 수가 늘고 공간이 넓어져 회전은 비교적 빠른 편이다. 연희동에서 따뜻한 국물과 막 쪄낸 만두, 그리고 제대로 만든 중화권 면요리가 생각날 때 들르기 좋은 곳이다.

INSTAGRAM @yeongyo.diner EDITOR 원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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