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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한 색감으로 눈이 즐거운 집을 만났다. 흔치 않은 뚜렷한 개성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취향을 지닌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집주인의 합은 더없이 완벽했다.

 

커튼과 포인트 벽, 소파 베드, 암체어, 오렌지 컬러의 중문 모두 개성 강한 컬러와 디자인이지만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렌지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새하얀 벽지에 노란빛의 페인트를 칠했다.

 

와! 컬러풀하다. 이렇게 다양한 컬러를 입은 집이 또 있을까? 반포에 위치한 이 아파트에 들어서면서 든 생각이다. 마치 화가의 팔레트를 연상시키듯 다채로운 색감이 가득한 165㎡의 집에는 김선아 씨와 남편 그리고 귀여운 검은색 푸들 코코가 함께 살고 있다. 그린 컬러의 현관문 넘어 마름모꼴의 유니크한 아트월이 보이는 순간 내부는 더욱 심상치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 집의 구조는 심플하다. 현관문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창고로 사용되는 작은 방과 드레스룸, 오른쪽으로는 손님용 욕실과 주방, 다이닝, 거실 그리고 안쪽으로 안방이 자리한다. 김선아 씨는 첫 번째 집을 위해 평소 친분이 있는 아띠끄디자인의 홍민영 대표에게 시공과 스타일링을 부탁했다. “사실 저희 손님이었어요. 저희 가구를 워낙 좋아해서 이곳으로 이사하기 전 가구 스타일링을 도와주다 새집을 마련하게 되면서 제가 인테리어를 담당하게 되었죠.” 홍민영 대표가 말했다.

 

통일된 오렌지 컬러가 아닌 각기 다른 톤을 지닌 색감으로 차별감을 줬다. 

 

반려견 코코와 집주인 김선아 씨의 모습. 집에서 느껴지는 화사함이 그녀의 모습에서도 여실히 묻어났다.

 

기존 아띠끄디자인에서 구입했던 가구는 이 집으로 이사하면서 가족들에게 나누어주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구부터 커튼, 침구류, 소품 하나하나까지 모두 구입했다. “저는 부동산 관련 사업을 하고 있어요. 사실 인테리어보다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제 직업을 모르는 분들은 간혹 디자인 쪽 일을 하는지 물어볼 정도로 유니크한 디자인을 좋아해요. 보통 집이라고 하면 화이트나 그레이 등 무난한 색상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운데, 저도 홍민영 대표님도 컬러를 좋아해서 마음이 잘 통했죠.” 김선아 씨가 설명했다.

 

거실 바로 옆에 자리한 다이닝 공간이 화려하기 때문에 거실은 다소 심플하게 연출했다.

 

안방 입구에 걸린 행잉 촛대 역시 범상치 않다.

 

현관 앞에 연출한 아트월은 아띠끄디자인의 홍민영 대표가 직접 디자인 및 시공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거나 선호하는 색상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아띠끄디자인의 홍민영 대표가 선호하는 컬러가 보라색이라면 집주인은 오렌지 컬러였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안방과 주방뿐 아니라 집 안 곳곳에 오렌지 색상이 물들어 있었는데, 이외에도 뚜렷한 개성을 지닌 색감이 가득했다. 크게 주방은 민트와 오렌지, 거실은 블랙과핑크, 안방은 다양한 톤을 지닌 오렌지, 욕실은 블루, 드레스룸은 보랏빛으로 시공했다. “색감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어떻게 하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했고, 컬러의 톤을 달리해 차별감을 줬어요. 또 커튼이나 암체어, 러그 등 패브릭 질감이 드러나는 소품은 패턴을 활용하고 금속 소재의 소품을 곳곳에 매치했어요.” 홍민영 대표가 설명했다. 컬러와 패턴뿐 아니라 이 집에 살고 있는 가족 구성원에 맞게 용도를 변경한 구조도 눈여겨볼 만했다.

 

이 집의 시그니처인 오렌지와 대조되는 민트 컬러를 조화롭게 배치한 주방. 와인을 즐겨 마시는 부부는 종종 지인들을 초대하거나 음악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와인 바나 카페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만족해하는 공간이다.

 

테이블에 놓인 식기부터 다이닝 테이블, 의자, 조명, 러그, 그림까지 무엇 하나 밋밋하지 않고 화려하다. 모두 아띠끄디자인의 홍민영 대표가 스타일링했다.

 

기존 작은 방과 큰 방으로 나뉘어 있던 두 개의 방을 하나로 합쳐 안방을 완성했는데, 그 사이로 중문을 달아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도록 해 실용성과 개방감을 부여했다. 또한 식사보다는 지인들을 초대해 와인과 간단한 디저트를 즐긴다는 이들 부부는 그들만의 바를 만들었다. “가족 구성원에 따라 인테리어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제도 밤에 음악을 틀어놓고 다이닝 공간에 앉아 있으니 카페에 온 것 같기도 하고, 바 느낌도 들어 색다른 만족감을 느꼈죠.” 비슷한 취향을 지닌 두 여자가 만나 마음껏 개성을 표출한 이 집은 천편일률적인 인테리어 속에서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웠다.

 

블루와 그레이 컬러의 타일로 마감한 안방 욕실. 

 

사우나를 즐기는 김선아 씨를 위해 욕실 옆에 소형 사우나 공간을 만들었다.

 

기존 두 개의 방을 터 안방으로 만들었다. 중문을 달아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다.

 

주로 사용된 오렌지 컬러와 대비되는 보라색을 적용한 드레스룸. 가방 크기에 맞춰 장을 새롭게 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