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of Light

Box of Light

Box of Light

데커레이터 마리 위질은 생제르맹 섬에 있는 자신의 집에 빛을 듬뿍 담았다. 빛을 담아내는 통창은
풍성한 정원을 주인공으로 만든다. 캘리포니아 스타일로 리노베이션한 이 집은 흰색이 주를 이루면서
산뜻한 핑크와 빈티지 가구가 포인트를 이룬다.

거실(60㎡)은 빛으로 가득하다. 에로 샤리넨 Eero Saarinen이 디자인한 테이블은 놀 Knoll, 벼룩시장에서 구입. 꽃병과 볼은 AMPM. 주문 제작한 벤치의 시트는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의 패브릭으로 커버링했다. 쿠션은 메종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의자는 생투앙 Saint-Ouen의 메종존 스튜디오 Maisonjaune Studio에서 구입. 라디에이터는 아코바 Acova. 오른쪽에 있는 꽃병 두 개는 AMPM. 왼쪽 흰색 촛대는 H&M 홈 H&M Home. 조명은 생투앙의 벼룩시장에서 구입. 태피스트리는 마라케시의 수피안 자리브 Soufiane Zarib에서 찾아냈다. 미국 모텔 사진은 생 시르 Saint Cyr의 포스틴 코르네트 Fuastine Cornette, 두 개의 흑백 사진은 세바스티앙 그레비유 Sebastien Grebille 작품.

녹음이 우거진 정원이 보이는 거실에서는 휴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암체어 ‘브라질리아 Brasilia’는 슈마이더 Schmieder. 낮은 테이블은 생투앙 벼룩시장의 라베르제르-보방 Labergere-Vauban에서 구입. 테이블 위에 있는 페이퍼 마셰 꽃병은 세락스 Serax. 금색 접시는 자라 홈. 촛대는 모로코에서 구입. 태피스트리는 생투앙 벼룩시장의 스테파니 폴 Stephanie Pol에서 구입. 바이닐 플레이어는 벼룩시장에서 구입. 안쪽의 꽃병은 AMPM.

거실 창가 앞 암체어에 앉은 인테리어 데커레이터 마리 위질.

“우리는 분명 섬사람의 영혼을 지닌 것 같아요!” 데커레이터 마리 위질이 웃으며 말한다. 뇌이쉬르센의 자트 섬에 살던 마리와 그의 남편은 생제르맹 섬에 있는 이 집을 ‘우연히’ 방문하게 됐다. “원래 다른 집을 보러 가려 했어요. 그런데 그 집이 갑자기 팔려버렸고, 부동산 중개인이 사진도 보여주지 않은 채 우리를 이 집으로 데려온 거죠.” 처음엔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어떤 스타일도 없고, 생기도 없었어요.” 마리는 리노베이션을 시작하면서 먼저 모든 벽을 허물었다. 1층은 정원과 맞닿은 통창으로 설치해 탁 트인 거실을 만들었고, 2층에는 부부의 침실과 드레스룸, 서재를 배치했다. 층은 두 아이만의 공간이다. 이 집의 메인 컬러는 핑크. 마리에게는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주는 편안한 색이다. “핑크색을 좋아해요. 흔히 ‘소녀스러운’ 색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빛이 가득한 색이죠.” 그는 단색을 좋아하지 않아서 벽 페인트, 폴리싱 콘크리트, 주방의 젤리주 타일, 침실의 맞춤 벽지 등으로 미묘한 변화를 주었다. 직접 디자인한 짙은 나무 프레임의 창은 빈티지 가구와 조화를 이루며 공간에 깊이를 더했다. “이런 대비가 공간에 리듬을 만들어줘요!” 마리는 정원에도 캘리포니아 감성을 불어넣고 싶었다. 이국적인 정원은 친구이자 조경가인 파비앙 코몽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파리에서 태어나 자란 우리는 늘 바닷가에서의 삶을 꿈꿔요.” 이 집이 파리 초입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오히려 로스앤젤레스의 언덕 어딘가에 있는 집처럼 느껴진다.

“주방은 완전히 핑크 박스예요. 정말 제 스타일이죠!” 소목장이 제작한 주방 가구가 젤리주 타일(카레망 빅투아르 Carrement Victoire)을 돋보이게 만든다. 아일랜드 위에 있는 샐러드 그릇과 접시는 마르세이유의 지지 라 팜 도르 Jiji La Palme d’Or에서 구입. 유리잔은 자라 홈 Zara Home. 후드와 가스레인지는 스메그 Smeg. 빈티지 타부레 ‘바 스툴 Bar Stool’은 노만 셔너 Norman Cherner 디자인. 펜던트 조명 ‘인 더 튜브 In the Tube’는 DCW 에디션스 DCW Editions. 페인트 ‘팔라스 Palace’는 메르카디에 Mercadier.

계단에 칠한 핑크색 페인트 ‘팔라스’는 메르카디에. 조명은 메종 사라 라부안 Maison Sarah Lavoine. 스위치는 폰티니 Fontini. 달 베라 Dal Vera의 빈티지 의자는 생투앙 벼룩시장에서 구입.

마리는 샤워실과 드레스룸을 구분하기 위해 떡갈나무 창을 설치했다. 드레스룸에는 독서 공간을 마련했다. 우발드 클루그 Ubald Klug가 디자인한 카나페 ‘데 세데 De Sede’는 테라자 Terrazza, 생투앙의 메종존 스튜디오에서 구입. 쿠션은 피에르 프레이. 펜던트 조명 ‘PH5’는 루이스폴센 Louis Poulsen, 볼텍스 Voltex에서 구입.

도미니크 부이옹 Dominique Bouillon에서 맞춤 제작한 벽지로 마감한 부부 침실은 언제나 봄 분위기. 베개 커버와 침대보 ‘블뢰 오스트랄 Bleu Austral’은 쿨뢰르 샹브르 Couleur Chanvre. 파란색 쿠션과 핑크색 양모 담요는 메종 드 바캉스. 인도 담요는 심란 Simrane. 침대 옆 테이블은 라 푸아르 드 샤투 La Foire de Chatou에서 구입. 벽등은 DCW 에디션스. 바닥에 마감한 폴리싱 콘크리트 ‘몽 비트리에 Mon Vitrier’는 메르카디에.

마리는 2층 벽을 모두 터서 침실과 욕실도 벽 없이 연결했다. 주철 욕조는 르봉쿠앵 Leboncoin에서 구입. 타부레 ‘비숍 Bishop’은 인디아 마다비 India Mahdavi. 욕실 가구는 주문 제작. 세라믹 세면볼은 토스칸 에 트라디시옹 Toscane et Tradition. 수전은 네브 Neve, 아키배스 Archibath에서 구입. 거울은 카라반 Caravane. 벽등 ‘인투 더 선 Into the Sun’은 DCW 에디션스. 세르주 갱스부르 사진은 옐로코너 YellowKorner. 각각 벽과 바닥에 마감한 폴리싱 콘크리트 ‘팔라스’와 ‘몽 비트리에’는 메르카디에.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얀 드레 Yann Deret

TAGS
A Whisper of Purity

A Whisper of Purity

A Whisper of Purity

인테리어를 사랑하는 안나 피오렌티노는 낭트의 3층 집을 배경으로 웰빙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조용히 들려준다. 절제된 아름다움,
유기적인 형태, 자연 소재 등이 밝고 부드러운 색감 안에서 조화를 이루며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안나가 반려견 뤼시앙과 함께 계단에 서 있다. 바닥과 계단은 미니멀하고 밝은 인테리어를 위해 폴리싱 콘크리트로 새로 마감했다. 타부레 ‘올리 Oly’는 누마.

“나무를 좋아해요. 어떤 공간이든 따뜻하게 해주거든요!” 식탁은 포르투갈의 파프 팩토리 Paf Factory에서 주문 제작. 꽃병과 아프리카 바구니(오른쪽)는 낭트의 부아이아주 데코 갤러리 Voyages Deco Gallery. 촛대는 모로코에서 가져왔다. 볼은 자라 홈 Zara Home. 의자 ‘아르카드 Arcade’는 NV 갤러리 NV Gallery. 펜던트 조명은 아이 일뤼미나트 Ay Illuminate. 그림은 팬시 Fancy. 커튼은 AMPM.

이 집의 메인 공간인 넓은 주방에는 가족과 친구들이 모인다. 떡갈나무 주방 가구와 합판 조리대는 베네타 쿠치네 Veneta Cucine. 수전은 브라다노 Bradano. 가운데 아일랜드에 있는 검은색 샐러드 그릇은 잔지바르 Zanzibar에서 가져왔다. 나무 화분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유리잔과 꽃병은 카사 Casa. 창 앞에 있는 촛대는 낭트의 부아이아주 데코 갤러리. 조명은 세락스 Serax. 페이퍼 마셰 볼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오븐은 네프 Neff. 펜던트 조명은 웨스트윙 Westwing.

단순한 집이 아니라, 그 이상의 선언 같은 공간이다. 인테리어에 열정이 많은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 안나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공간’을 바꾸는 걸 좋아한다. 그가 낭트에 마련한 3층짜리 새 집에 소박한 취향을 반영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10년도 안 되어 벌써 네 번째 리노베이션이다. “집을 작업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촬영 배경이면서, 일종의 쇼윈도 같은 거죠!” 남편 마르탱과 함께 구입한 이 1970년대 건물은 이미 전 주인이 전체 리노베이션을 마쳐놓은 상태였다. “공간 구조는 그대로 두고, 인테리어만 다시 만졌어요.” 유일하게 바꾼 부분은 바닥과 계단, 그리고 곡선으로 디자인한 벽난로인데, 모두 폴리싱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모노 톤 공간에 황백색과 다양한 베이지 톤을 중심으로, ‘자유로운 감성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가구는 거의 두지 않았다. 질감이 있는 양모와 실크 카펫과 나무가 미니멀한 스타일에 온기를 더한다. 가구와 오브제는 가까운 숍이나 갤러리, 장인에게서 하나하나 고른 것이고, 다이닝룸 테이블처럼 몇몇은 주문 제작했다. 각각의 요소들이 모여 일상의 웰빙을 위한 유기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맨발로 생활하는 걸 좋아해요.” 단순함이 이 집의 따뜻함을 더해준다.

아주 편안한 식사 공간. 주문 제작한 벤치에는 몽디알 티쉬 Mondial Tissus의 리넨과 벨벳으로 된 시트와 쿠션을 놓았다. 테이블 ‘서클 Circle’은 메종 뒤 몽드 Maison du Monde. 그 위에 있는 접시와 유리잔은 카사. 병은 마라케시의 시장에서 가져왔다. 의자 ‘바베트 Babette’는 르로이 메를랭 Leroy Merlin. 창 앞의 조명은 세락스.

멋진 벽난로가 있는 거실. 안나가 곡선으로 디자인한 벽난로가 거실의 주인공이다. 벽난로는 칼파이어 Kalfire. 카나페 ‘오스테르 Auster’는 NV 갤러리. 단색 쿠션과 담요는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쿠션 ‘발로리스 Vallauris’는 엘리티스 Elitis. 푸프와 태피스트리는 낭트의 부아이아주 데코 갤러리. 낮은 테이블은 낭트의 셉템버 콘셉트 스토어 September Concept Store. 그 위에 있는 그릇은 낭트의 부아이아주 데코 갤러리. 금색 접시는 카라반 Caravane.

단색 침실에는 샤를로트 비르폴레 Charlotte Virfolet의 그림과 쿠션(금색은 엘리티스, 브론즈색은 메종 드 바캉스), 줄무늬 베개 커버(리베코 Libeco)로 컬러를 더했다. 담요는 메종 드 바캉스. 꽃병과 조명은 낭트의 부아이아주 데코 갤러리.

가구는 주문 제작. 세면볼 ‘슈이 Shui’는 세라미카 시엘로 Ceramica Cielo. 거울은 AMPM. 녹색 꽃병은 벼룩시장에서 구입.

순백의 욕실이 빛으로 물들어 있다. 욕조는 포르셀라노사 Porcelanosa. 수전은 허드슨 리드 Hudson Reed. 수건은 아오미 Haomy.

침실의 독서 공간. 암체어 ‘알바 Alba’는 오노레 데코라시옹 Honore Decoration. 낮은 테이블 ‘루이 Looi’는 누마. 종이 꽃병은 세락스. 초는 낭트의 부아이아주 데코 갤러리. 거울은 AYTM. 둥근 테이블과 금색 테이블 램프는 AMPM. 카펫은 생 마클루 Saint Maclou.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세실 페리네 레르미트 Cecile Perrinet Lhermitte

TAGS
나를 닮은 집

나를 닮은 집

나를 닮은 집

이사를 택하는 대신, 지금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살던 집을 구조적으로 다시 설계했다.
어나더그로우가 만든 이 공간에는 유연한 삶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다이닝에서 바라본 거실. 소파는 리네 로제의 토고 소파. 디사모빌리에서 구입. 소파 테이블은 펜디 까사.

11자 형태로 단정하게 구성한 주방. 조리대 위 벽면에 상부장을 숨겨 더욱 깔끔해 보인다.

철거할 수 없는 기둥에 텍스처 있는 페인팅을 하고, 조명과 오브제를 설치했다. 조명은 가르니에 레 랭케르, 원형 테이블과 의자는 발렌틴 로엘만 디자인으로 디에디트에서 구입. 기둥 뒤 선반은 칼레모의 필라스터, 인엔에서 구입.

길게 뻗은 복도, 한가운데를 지키는 커다란 기둥, 사선으로 꺾이는 벽. 이 집은 처음부터 직선의 질서에서 벗어나 있었다. 일반적인 아파트에서는 보기 힘든 구조가 오히려 단조로움을 깨뜨리는 집. 이곳에서 싱글 라이프를 시작한 지 2년, 집주인은 이사를 택하는 대신 ‘지금의 나’에 맞게 집을 다시 꾸미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4년 전 이전 집을 시공했던 어나더그로우의 김희정 실장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 김 실장은 공간이 가진 구조적인 개성을 살리면서도 그 안에 사는 이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차분히 반영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흐름을정돈하고, 필요 없는 것을 덜어냈다. 이미 살고 있는 집을 ‘리셋’하는 리노베이션은 과거와 현재의 취향을 조율하는 섬세한 과정이었다. 현관에서 시작되는 복도는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복도 끝 기둥에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벽 선반을 설치해 시선을 끌고, 그 앞에 조형적인 가구들을 배치해 공간의 리듬을 만들었다. 보통 마루는 현관을 기준으로 반듯하게 깔지만, 이 집은 복도와 거실이 사선으로 이어지기에 마루 방향은 거실 쪽으로 통일해 흐름을 부드럽게 잇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공간이 가진 물리적 조건에 반응한 유연한 대응이었다. 복도에서 간살 도어를 열고 들어서는 주방은 11자형 구조로 짜여 있다. 싱글 라이프에 맞게 커다란 아일랜드 대신 간결한 조리대와 수납장을 일렬로 정돈했다. 벽면에는 얕은 상부장을 매립형으로 마감해 깔끔하면서도 넉넉한 수납 공간을 확보한 것이 포인트다. 주방 앞 다이닝 공간에는 발렌틴 로엘만의 곡선미가 돋보이는 원형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다. 그 위로 제레미 맥스웰 윈트레버트의 펜던트 조명을 달아 조형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거실과 주방의 경계에서 자연스레 공간의 중심을 잡아준다. 거실은 서로 다른 무드의 가구가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리네 로제의 토고 소파와 펜디 까사의 테이블, 짙은 우드 톤의 실링팬은 소재와 색감의 온도를 달리하며 균형을 이룬다. 아파트 구조상 철거할 수 없는 큰 기둥은 특수 페인팅으로 마감해 시선의 흐름을 바꾸는 포인트가 되었다. 거실 옆방은 슬라이딩 도어를 철거하고 고양이 두 마리를 위한 서재 겸 플레이룸으로 새롭게 연출했다. 데스크 앞 벽면은 대형 금속판으로 시공해 자석으로 메모와 사진을 붙일 수 있다. 이 집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쾌한 장치다.

소파는 리네 로제, 테이블은 펜디 까사, 코너에 작품처럼 둔 스탠드 조명은 톰 딕슨의 미러볼.

붉은 책 선반은 칼레모의 필라스터. 기둥 뒤로 보이는 서재 수납가구는 무어만의 이갈. 모두 인엔에서 구입.

벽면은 전면 금속판으로 시공해 페이퍼와 사진을 편하게 자석으로 붙일 수 있다. 서재의 데스크는 텍타의 M45, 에이치픽스에서 구입.

침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벽을 세우고 줄리안 오피의 작품을 걸어 갤러리처럼 연출했다.

이탈리아 여행 중 만난 펜디 까사의 침대를 꼭 구입하고 싶었던 집주인. 밝은 핑크 컬러에 맞춰 침실과 게스트룸 분위기를 구성했다.

주방과 이어지는 무드의 무늬목으로 마감한 침실. 간살 도어 너머로 드레스룸이 이어진다. 침대는 펜디 까사.

드레스룸 중앙에는 아일랜드형 수납장을 두어 동선을 정리했다.

멀티 룸에는 리네 로제의 소파만 두어 넓고 쾌적하게 구성했다.

프렌치 스타일의 타일과 유리 블록, 강렬한 오렌지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준 욕실.

안방 문을 열면 줄리안 오피의 작품이 먼저 맞아준다. 왼쪽은 침실, 오른쪽은 드레스룸인데, 혼자 쓰기에 다소 큰 안방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 안정감 있으면서도 기능적으로 구별했다. 안쪽에는 슬라이딩 간살 도어로 연결해 시선을 막기보다는 흐르게 하고, 침대 앞 사선 벽면에는 접이식 도어로 옷장을 맞춤 제작해 구조의 단점을 수납의 효율로 바꿨다. 드레스룸의 아일랜드 서랍장은 충분한 수납을 제공하면서도 여유를 남긴다. 안방 욕실은 집주인이 원한 프렌치 스타일을 반영해 오렌지빛 레드 컬러와 모자이크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고, 여러 샘플을 직접 고르며 완성도를 높였다. 호텔처럼 머무르고 싶은 욕실을 목표로 공간의 만족감을 극대화했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 역할이에요.” 김희정 실장의 말처럼, 이 집은 그저 예쁜 집이 아니라 집주인 삶의 흐름에 정확히 반응한 공간이다.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는 대신, 지금의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집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이번 리노베이션이 가진 가장 큰 의미다. 이 집은 그렇게, 익숙한 공간 안에 새로운 나를 담아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