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to the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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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과 프랑수아는 바다의 요오드 향 가득한 공기를 만끽하고 싶어, 캅 페레 특유의 ‘오두막’을
리노베이션했다. 그들은 이 모던한 바캉스 하우스에서 아르카숑 연안을 마주한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자연을 온전히 누리고 있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집. 빛이 가득한 정원에서 바라보는 필라 사구의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암체어는 에티모 Ethimo. 푸프는 콩포르타 Comporta에서 가져온 것. 바구니는 포르투갈산.

조각 같은 낮은 테이블 ‘플뤼토 Pluto’는 스튜디오페페 Studiopepe 디자인으로 타치니 Tacchini. 테이블 위 다양한 크기의 초는 마멘 Mamene. 카나페는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물에 발 담그고 사는 삶….” 브르타뉴 출신의 프랑수아에게는 이런 삶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래서 아내 엘렌이 캅페레 Cap Ferret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자고 했을 때, 그는주저하지않고동의했다. 캅페레는엘렌이어릴때부터자주찾던곳 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파리의 회색빛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들의 바람에 완벽히 부합하는 땅은 캅 페레 반도 동쪽, 흰 모래사장이 길게 펼쳐진 맹보 Mimbeau 끝자락에 있었다. “이곳은 파도가 거의 없어요. 우리 세 딸(12개월부터 5세까지)에게 수영을 가르치기에 완벽한 장소죠.” 원래의 모습을 잘 간직한 85㎡ 규모의 작은 집은 25㎡의 별채와 연결돼 있는데, 이곳에서는 아르카숑 Arcachon 연안과 필라 Pilat 사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외관은 이 지역의 전형적인 건축 양식이에요. 이집을둘러싼흰색나무울타리도매력적이에요. 이런부분은 그대로 보존하고 싶었어요.” 리노베이션을 맡은 건축가 델핀 카레르가 말했다. 반면 실내는 전통적인 스타일로 모두 손봤다. 벽의 나무 패널 마감과 나무 바닥이 그런 부분이다. 가구는 심플하고 우아하게 배치했다.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게끔 제한된 공간에 네 개의 침실과 공동 침실 하나를 만드는게쉽지않았어요. 그만큼거실은작아졌고요. 그래서공간감을살리고 햇살을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모두 오픈된 구조로 만들었어요.” 무엇보다 이 집의 백미는 전망으로, 숨이 막힐 듯 아름답다. 탁 트인 풍경과 함께하는집이다.

세심하게 리노베이션한 야외 공간에서 언제나 전망을 즐길 수 있다. 테이블과 의자는 에스니크라프트 Ethnicraft. 샐러드 그릇은 캅 페레 시장에서 구입. 펜던트 조명은 로제르 프라디에 Roger Pradier

나무 패널로 벽을 마감한 실내. 실내는 캅 페레의 전통적인 스타일로 전부 리노베이션했다. 카나페는 메종 드 바캉스. 낮은 테이블 ‘플뤼토’와 회색 꽃병 ‘마르렌 Marlene’은 스튜디오페페 디자인, 타치니. 초는 마멘. 암체어는 자나 Zanat. 태피스트리는 모로코산. 벽에 건 그림은 마티외 샤바랑 Mathieu Chavaren 작품.

블론드와 화이트 톤의 나무로 채운 공간. 테이블과 의자는 dk3. 꽃병 시리즈 3개는 스튜디오페페 디자인이며, 타치니. 조리대 위에 있는 도마는 세락스 Serax. 펜던트 조명은 앤트레디션 &Tradition.

자연스러운 스타일의 침실. 쿠션은 엘리티스 Elitis. 침대보는 카라반 Caravane. 벽등은 DCW 에디션스 DCW editions. 초는 마멘.

잘 정돈된 침실. 침대보는 모로코에서 구입. 쿠션은 메종 드 바캉스. 샤워실에 있는 펜던트 조명은 렉셀 Rexel. 수건 건조대 ‘프라오 Prao’는 오질리 Osily. 욕실 타월은 시장에서 구입. 벽 타일은 아틀리에 젤리즈 Atelier Zelij.

욕조 ‘소아나 Soana’(게버릿 Geberit)에 테라조로, 세면대 서랍은 자연 섬유(CMO)로 마감했다. 초는 마멘. 거울은 엠 뉘앙스 M Nuance.

거실에서 본 아이들 욕실. “문을 아치 모양으로 만들어서 부드러움을 줬어요. 데커레이션 요소이기도 하죠.”

엘렌과 프랑수아를 위해 디자인한 시트가 있는 정원 거실. 패턴이 있는 쿠션은 엘리티스. 낮은 테이블에 있는 피처는 스튜디오페페 디자인으로 타치니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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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마테와 Nicolas Math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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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율이 흐르는 집

운율이 흐르는 집

운율이 흐르는 집

17년간 스스로를 클라이언트 삼아 완성해온 집.
직선과 곡선, 그리고 취향과 리듬이 빚어낸 디자인서다 홍희수 대표의 공간.

공간감을 위해 과감히 소파를 없앤 거실. 그 대신 유기적 곡선이 특징인 마르셀 브로이어의 체어를 배치했다.

디자인서다의 홍희수 대표. 천장의 루이스폴센 조명 뒤엔 비비아의 스파 실링 조명이 언뜻 보인다.

직접 만든 사이드 테이블 위에 자개장의 손잡이를 올려 데코했다.

바우하우스에서 영감 받은 그리드와 컬러로 완성한 아들 방

집 안 곳곳에 배치된 10×10 사각 타일과 수직적 리듬을 강조한 인트는 홍 대표가 추구하는 집의 테마를 보여준다.

아들 방 한쪽에는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인형이 여전히 자리해 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17여 년 동안 서초동의 오래된 아파트를 개조해 살고 있는 디자인서다의 홍희수 대표. 인테리어 디자이너 겸 스타일리스트로서 여러 고객의 의뢰를 성공적으로 실현시켜온 그는 이 집에서 스스로를 클라이언트 삼아 크고 작은 리노베이션을 거쳐왔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노후한 시설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이 가능하도록 한 점이다. 여기에 아파트 재건축이라는 사안까지 겹치자 홍 대표는 과감하게 천장을 노출시키는 방법을 택했다.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결정이었다. 디자인을 고려했다기보다는 상황에 따른 선택이었지만, 높아진 층고에는 한국에 아직 수입되지 않은 비비아의 스파 Spa 실링 조명을 찾아 배치해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연출해냈다. 그의 집은 수많은 디테일과 운율로 가득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주방에는 직선형 선반이 원형의 굴곡을 갖춘 주방의 후드와 조화를 이룬다. 보통 집에서는 존재감이 희미한 후드가 이 집에서는 인테리어의 핵심 요소가 되었다. 아르데코와 20세기 초반의 모더니즘 디자인을 좋아하는 홍 대표의 취향이 여실히 반영된 결과물이다. 현관 옆 수납장의 손잡이에서도 원의 형태에 변주를 준 손잡이가 우리를 맞이해준다. “최대한 단순화시킨 공간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곳곳에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았어요. 평소엔 문제가 생길 만한 요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작업해왔다면, 이 집에선 바닥 관리가 되느냐 안 되느냐, 손잡이가 편하느냐 불편하느냐 등의 요소를 따지지 않아도 됐거든요.

루이스폴센 조명과 프리츠한센 테이블로 꾸며진 다이닝 공간. 뒤쪽 수납장의 손잡이 또한 집 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각형의 셰입을 갖췄다.

원 형태에서 변주를 준 현관 수납장 손잡이.

닫힌 공간인 줄 알았던 수납장 끝의 문을 열면 공간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거실까지 연결된 주방 작업대는 거실에선 책상 역할도 한다. 스피커는 트랜스페어런트 제품.

모더니즘의 정수를 담아낸 기하학적 절제미가 돋보이는 공간. 이현준 사진가의 작품과 빈티지 의자로 장식했다.

빛과 구조, 재료의 조합이 돋보이는 화장실. 수납할 수 있는 세면대와 샤워 공간을 얇은 벽으로 분리한 것이 특징.

오롯이 제가 주체가 된 거죠.” 포개지거나 일렬로 나란히 병치된 정사각형 타일과 손잡이, 여러 테마로 나타나는 원의 형태와 직선, 곡선의 형태를 띤 가구들이 끊기듯 이어지듯 반복되며 하나의 리듬을 이룬다. 지난해 리노베이션을 마친 주방 공간 또한 마찬가지다. “집이 워낙 길다 보니, 거실과 주방이 끊어지는 흐름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작업대를 거실까지 연결되게끔 만들었죠. 불필요한 공간이 생기는 순간 데드 스페이스가 된다고 생각해요.” 확장된 주방의 작업대는 거실에서는 책상 역할을 한다. 공간 흐름을 위해 거실의 소파 또한 덜어냈다. “소파를 배치하는 순간, 이 틀이 깨져버린다고 생각했어요. 집이 큰 편이 아니다 보니 멋있는 가구들을 애써 채워놓기보다는, 디테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 대신 톰 딕슨의 체어, 프리츠 한센의 테이블부터 직접 디자인한 사이드 테이블과 곳곳에 배치된 빈티지 가구들이 선적인 운율을 더했다. 거실의 장과 사이드 테이블, 그리고 침실의 협탁은 모두 열고 닫는 등의 구조적인 변화가 가능해 구성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홍 대표의 말처럼 크지 않은 집이지만, 수납 공간이 곳곳에 자리한 덕에 집의 짜임새를 를 띤 가구들이 끊기듯 이어지듯 반복되며 하나의 리듬을 이룬다. 지난해 리노베이션을 마친 주방 공간 또한 마찬가지다. “집이 워낙 길다 보니, 거실과 주방이 끊어지는 흐름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작업대를 거실까지 연결되게끔 만들었죠. 불필요한 공간이 생기는 순간 데드 스페이스가 된다고 생각해요.” 확장된 주방의 작업대는 거실에서는 책상 역할을 한다. 공간 흐름을 위해 거실의 소파 또한 덜어냈다. “소파를 배치하는 순간, 이 틀이 깨져버린다고 생각했어요. 집이 큰 편이 아니다 보니 멋있는 가구들을 애써 채워놓기보다는, 디테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 대신 톰 딕슨의 체어, 프리츠 한센의 테이블부터 직접 디자인한 사이드 테이블과 곳곳에 배치된 빈티지 가구들이 선적인 운율을 더했다. 거실의 장과 사이드 테이블, 그리고 침실의 협탁은 모두 열고 닫는 등의 구조적인 변화가 가능해 구성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홍 대표의 말처럼 크지 않은 집이지만, 수납 공간이 곳곳에 자리한 덕에 집의 짜임새를 구성하는 데 불필요한 오브제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홍 대표에게 집은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이자 안식처다. “집에 있는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안식처라는 게 결국 그곳에 익숙해야 한다는 뜻이잖아요. 내 스토리가 담긴 물건들이 나만의 역사와 문화를 이루고, 그것이 곧 안식처를 이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물건을 새로 사는 것을 그렇게 권장하지 않아요.” 해외로 유학을 간 아들 방에는 여전히 유년 시절의 추억이 담긴 인형과 피규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별한 일과를 소화한다기보다는 단순히 와인을 마시며 영화를 봐도 편안한 공간.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금씩 쌓아올린 그의 집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취향, 그리고 감각 자체를 반영하는 결과물이다. 나 자신의 편안함을 우선한 선택과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만의 리듬을 따르는 디테일들. 홍희수 대표에게 집은 ‘나’라는 사람의 본질적인 모습을 담아내는, 일상 속 가장 진실한 표현인 셈이다.

문밖에서 바라본 침실 풍경. 원형 거울과 곡선형 선반, 의자의 유려한 라인이 부드러운 흐름을 만들어 낸다.

홍 대표가 직접 만든 헤드보드. 상단의 두 줄 프레임이 시각적 중심을 잡아주며, 패턴과 소재를 차분하게 정돈한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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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곁에 선 집

성벽 곁에 선 집

성벽 곁에 선 집

성벽을 따라 난 골목, 담백한 위엄이 느껴지는 집. JtKLab 강정태 소장이 설계한 산과 성벽,
시간과 풍경을 품은 이 집은 한 부부가 꿈꿔온 두 번째 삶의 무대다.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의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2층 창문.

나무로 둘러싸여 숲 속 별장 같은 느낌을 주는 집 전경.

북악산과 인왕산을 잇는 성벽, 이를 따라 길이 난 서울 한 주택가의 골목을 오르다 보면 담백하면서도 꼿꼿한 위엄이 느껴지는 대문이 자리하고 있다. 그 안에 들어서면 바깥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집이라기보다는 산 속 평화로운 별장을 닮은 곳으로서, 지난해 정년 퇴임한 뒤 꿈꿔온 드림하우스를 실현시킨 집주인과 그 아내의 세컨하우스다. 특이점이 있다면 보통 서울에 본집을 두고, 그 외곽에 세컨하우스를 마련하는 이들과는 달리 이 부부는 반대의 경우라는 것. 경기도 용인에 본집을 둔 집주인은 성벽을 마주보는 부암동의 터전에 세컨하우스를 정했다. 평소 산을 다니며 성벽 바라보는 걸 즐겼다는 그에게 이 집은 찾아 헤맸다기보다는 ‘스스로 찾아온’ 집이었다. “성벽 근처의 동네를 돌며 집을 찾아볼 때는 마땅한 곳이 없었는데,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을 즈음 이 집이 나를 찾아왔죠. 마침 수요가 딱 맞아떨어졌어요.”

리노베이션은 JtKLab 강정태 소장의 작품이다. 지붕부터 시작해 사소한 디테일 하나까지 신경 쓴 그는 미니멀한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육안으로는 쉽게 포착할 수 없는 곳에도 힘을 쏟았다. 섀도 갭으로 이어진 벽과 천장이 만나는 경계, 최소한의 존재감만 남아 있는 경첩, 계단의 선과 이어지는 스토리지 선반의 그리드와 공간의 단절을 막기 위해 거실이 아닌 벽쪽으로 자리한 계단 난간까지, 모두 철저한 계산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트리밍 라인 없이 빛만 존재하게 한 매립형 천장 조명과 공간감을 넓혀주는 간접조명, 그리고 마주보는 창의 위치와 비율이 일대일로 정확하게 일치하는 2층 구조 또한 마찬가지. 무엇보다도 집주인이 갈망했던 성곽의 풍경과 북한산과 북악산, 인왕산이 내려다보이는 뷰를 위해 넓은 통창으로 개방감을 주는 것 또한 중요한 부분이었다. 2층 침실에는 개방 가능한 천창 또한 설치해 자연의 빛과 소리를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다.

성곽에서 내려다본 집.

강정태 소장은 공간을 미니멀하게 연출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디테일에도 힘썼다. 계단의 선과 일치하는 선반의 그리드도 그중 하나.

집을 둘러싼 산의 풍경을 온전히 담기 위해 통창을 설치했다.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 난간은 공간에 개방감을 부여하기 위해 벽쪽에 위치한다.

보일러실이었던 곳은 커피머신이 들어선 전이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문을 열면 신발을 벗지 않고도 바깥 정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외벽의 마감은 물성에 깊이를 주기 위해 스페인 회사 세멘트 디자인의 제품을 활용했다. “자세히 보면 그리드의 가로선이 랜덤으로 흐르는데, 시간이 지나며 내추럴함이 돋아났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했어요. 단순하게 작업하면 흥미롭지 않잖아요. 게다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아래에 있는 단열 보드 때문에 그리드가 틀어지는데, 이를 숨기기 위한 트릭이기도 한 셈이죠.” 빗물이 흐르는 파이프 또한 과감하게 제거했다. 대신 외벽 양쪽 끝에 길을 내 빗물이 흐르도록 했다. 실용적인 동시에 미적 욕구를 충족해주는 선택지였다. 낮았던 지붕도 확장을 통해 선을 살리는 동시에 높이를 높였다. 깔끔함을 선호하는 집주인의 취향에 맞춰 집 톤은 전반적으로 오프화이트로 통일성을 부여했지만, 구조적 안정성을 위해 새롭게 설치한 내부 기둥은 오렌지색으로 칠해 선명한 활기 또한 부여했다.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면 항상 듣는 말이, 눈에 거슬리는 요소가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화려해서 탄성을 자아내기보다는, 반듯하고 정돈된 디테일이 크게 티가 나진 않아도 보는 이를 편하게 해주는 거죠.” 담백함을 선호하는 집주인의 취향은 강 소장의 작업 방식과 일맥상통해 그 어느 때 보다도 즐거운 작업이 가능하게 했다. 강 소장은 말한다. “원래 있던 건물을 다시 설계할 때, 기존에 있던 것은 그대로 둬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설계하는 사람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그런 관념에 최대한 저항하려고 노력했죠.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클라이언트와 소통을 많이 한 작업이기도 해요.” 집 주인의 니즈와 의중을 파악하고, 때로는 설득과 타협, 치밀한 계산을 통해 탄생한 이 집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무게를 더해가는 성벽과 함께 깊고 단단한 터전을 이뤄갈 것이다.

바닥부터 책꽂이, 천장까지 이어지는 나무의 질감.

보일러실이었던 곳을 전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집주인의 아이디어로 주방의 수납장과 작업대는 칸스톤으로 마무리하며 물성을 부여했다.

정원의 흙은 사비석으로 채웠다.

미니멀한 디테일들이 돋보이는 2층의 화장실과 천장.

2층 침실에 천창을 설치해 자연광이 쏟아지도록 했다.

바로 위에서 내려다본 집의 모습. 구조적인 물성이 돋보인다.

집 외관에는 세월이 갈수록 자연스러운 시간의 흔적이 새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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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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