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러셀과 하퍼는 옛 유럽의 정취를 사랑해
그들의 피에드아테르를 스페인 마드리드에 두었다. 두 사람은
프랑스 디자이너 오스카 루시앙 오노에게 클래식한 문맥을
살리면서도 자신들만의 감각을 더한 ‘작은 안달루시아 궁전’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클래식 건축과 유럽 문화에 깊이 매료된 러셀과 하퍼는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에 살면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럽을 여행한다. 한 해의 일부를 이곳에서 보내고 싶어 했지만 정착지는 쉽게 정해지지 않았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곳은 ‘정말 살기 좋은 도시’ 마드리드. 알마그로의 활기차고 우아한 분위기가 깃든 19세기 부르주아 건물, 그중 3층의 아파트를 택했다. 이곳은 최근 프랑스 스튜디오 메종 누메로 20에서 리노베이션을 진행한 건물이다. 두 사람은 프랑스 디자이너 오스카 루시앙 오노에게 “작은 안달루시아 궁처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공간에는 벽, 가구, 러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패턴이 겹겹이 쌓인 장식적 무드가 자리한다. 가구는 대부분 현지 혹은 프랑스 장인이 손수 제작한 것이나 앤티크 숍에서 찾은 것들이다. 스페인식 클래식의 정서를 떠올리게 하는 장식 몰딩, 특히 구형 디테일을 곳곳에 반복한 것도 특징이다. 요리책 저자이기도 한 하퍼는 식물과 색, 과일과 꽃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오노는 이 감각을 적극적으로 끌어와 디자인에 반영했다. 주방 벽지에는 잘 익은 오렌지가 영글고, 드레스룸과 침실에는 모란과 플로럴 가랜드가 흐드러지듯 장식돼 있다. 이 280㎡ 공간의 톤을 지배하는 색 역시 싱그러운 초록과 핑크. 전형적인 스페인 도자기 ‘마니세스’를 활용한 테이블 램프까지 한 권의 그림책처럼 동일한 팔레트를 따른다. “팜스프링스의 모더니스트 하우스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해요. 이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