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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된 구옥 아파트를 개조한 뒤, 빈티지에 대한 감각을 조금씩 키워가며 켜켜이 채워나간 조구하우스 부부. 시간이 흐르며 정립되는 취향에 맞춰 두 사람의 아지트 또한 여러 고민과 변화를 거듭하며 완성되었다.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 공간. 왼쪽으로는 서재가, 오른쪽으로는 드레스룸이 자리한다.
위치 : 대전시 서구거주 인원 : 2인
면적 : 56㎡(26평)주거 형태 : 아파트
구조 방 3, 욕실 1시공 업체 : 썸띵글로우

조구하우스의 아내 ‘구’와 남편 ‘조’.

‘부부의 집 꾸미기’로 시작한 조구하우스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가 어느덧 13만 명을 넘었습니다. 두 분은 원래 리빙 분야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우리 둘 다 이공계 출신 일반 회사원이에요. 처음엔 백지에서 시작했어요. 루이스 폴센 조명도 몰랐을 때니까요. 그러다 보니 조구하우스 계정을 처음 운영할 때 악플도 받았는데, 그런 피드백을 받고 가구 레이아웃을 좀 더 꼼꼼히 짜게 되었기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이 집에 처음 입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여러 장소를 둘러보았을 텐데, 이곳의 어떤 점에 이끌려 이사를 결정하게 되었나요? 이곳이 신혼집이에요. 매매 계약을 한 건 2019년 10월이었고, 그 다음 해인 2020년 초 이사 오게 되었어요. 원래는 둘 다 서울에서 살았는데, 결혼 후 남편 조가 대전에 위치한 회사로 옮기게 되었거든요. 지금은 창 건너편에 건물이 들어서긴 했지만, 그때는 탁 트인 뷰를 가지고 있던 점이 좋았어요. 위치가 서로의 직장과 가깝고, 터미널이 가까이 있다는 부분도 큰 이점이었어요. 남편은 서울에 본사가 있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서울로 출장 가거든요.

거실 벽면을 장식한 디디에 로자피, 앙드레 소르네 빈티지 사이드보드.
피에르 구아리슈의 테이블과 의자, 리네 로제의 토고 소파가 돋보이는 거실 풍경.
이사 전 새롭게 설치한 중문.

집 면적이 한정적이다 보니 가구 선별부터 공간 구상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리노베이션을 앞두고 가장 먼저 그린 그림은 무엇인가요? 붙박이장을 많이 설치해야 하는 게 첫 번째 과제였어요. 수납 공간을 최대한 많이 만들면 좁은 공간을 조금 더 넓게 쓸 수 있으니까요. 사실 처음 입주할 때만 해도 집은 지금 같은 모습을 갖추지 않았어요. 지금은 프랑스 빈티지 제품이 많은데, 예전엔 볼륨이 큰 이탈리아 가구나 빈티지 플라스틱 가구가 많았죠. 지금의 취향을 정립하게 되기까지 4~5년 걸린 셈이에요. 최근엔 주방에 있던 식탁을 거실로 옮기게 되었는데, 공간이 좁다 보니 화장실이 너무 주방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집을 시공하면서 더하거나 뺀 부분이 있다면요? 중문과 아일랜드 식탁을 추가했어요. 이런 좁은 주방은 동선이 불편하다 보니 ㄷ자형 아일랜드 식탁을 더한 거죠. 서재 공간이 작다 보니 문을 떼어내 개방감을 더했고, 안방 베란다 쪽 천장에 있던 빨래건조대도 제거했어요. 최대한 군더더기를 덜어내고자 했습니다.

공간별 분위기도 조금씩 다른데, 설명해줄 수 있나요? 거실은 우리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가 좋아하고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것들로 채워진 곳이기도 하고요. 안방 같은 경우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북유럽 별장 같은 느낌으로 꾸몄어요. 재택근무할 때 일과 쉼을 확실하게 분리하고 싶어서, 오피스 공간은 회사 분위기로 만들었고요. 옷방은 쇼룸의 피팅룸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봤어요. 소파에 앉아 상대가 갈아입은 옷을 볼 수 있는 매장처럼 소파와 테이블, 거울을 함께 두었습니다.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며진 홈 오피스.
알주에타 갤러리에서 구매한 엔리케 알의 작품이 걸린 주방 벽면.
매장의 피팅룸을 떠올리게 하는 드레스룸.

앞에서 취향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해주셨는데요. 이탈리아 빈티지에서 프랑스 빈티지로 관심이 옮겨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서양 집들에 비해 우리 거실은 아무래도 크기가 작다 보니, 이탈리아 가구처럼 부피감이나 볼륨감이 큰 가구는 조금 과하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그래서 1950년대 프랑스 가구들을 찾아보며 당시 주거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그 시기의 프랑스 집들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더라고요. 가구의 비례나 사이즈가 한국의 아파트처럼 비교적 작은 공간에도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계기로 자연스럽게 프랑스 빈티지 가구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거실과 주방 벽면에 걸린 작품도 인상적입니다. 주방의 작품은 바르셀로나에 있는 알주에타 Alzueta 갤러리를 통해 구매했어요. 엔리케 알 Enrich R이라는 젊은 작가의 작품인데, 평소 자신의 작품을 장 프루베나 피에르 잔느레의 가구와 함께 매치해둔 걸 보고, 우리 공간에도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매했어요. 거실에 있는 작품은 안토니아 페레르 Antonia Ferrer 작가의 작품인데, 집 전체 분위기를 조금 바꾸면서, 유럽의 오래된 벽 같기도 하고 파도의 질감 같기도 한 느낌이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집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겠다 싶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가구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거실에 있는 피에르 구아리슈의 125 테이블입니다. 스티커가 있는 오리지널 테이블이에요. 구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서너 번 시도한 끝에 결국 프랑스의 중고 마켓을 통해 구하게 됐어요. 저렴하게 구매한 대신 물류비가 많이 들고, 그을린 자국도 작게 있었지만 감수하고 구매할 만큼 정말 갖고 싶었어요. 현재는 그 자국마저 전문가를 통해 복원할 만큼 애착이 많이 가는 물건이에요.두 분에게는 집이 단순한 거주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상적인 질문이지만, 조구 부부에게 ‘집’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처음엔 그저 홀린 듯 빠져들어서 가구를 수집하기 시작했는데, 점점 취향을 정립해가며 우리만의 공간을 꾸며가니 어떤 때는 작품 보듯 ‘우리 집인데 너무 예쁘다’ 하는 만족감이 들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계정을 통해 정보를 공유해가는 일도 뿌듯하고, 구하기 어려운 가구의 판매자를 찾고 소통하는 과정도 재미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우리 취향이 담긴 것으로 집을 채워감으로써, 삶이 조금씩 더 풍족해지는 느낌이에요.

안방 한쪽에는 에임빌라에서 구입한 빈티지 거울이 놓여 있다.
베란다를 허무는 대신 타일을 시공하고 레어로우 선반을 두며 또 다른 공간으로 연출했다.
최근 프랑스 아르데코 디자인에 빠져 구매한 도자기와 플레이트들.
홈 카페를 연상시키는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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