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함이 만든 도시 미학, 2025 건축대상 수상작

기둥 없이 세운 건물, 2025 서울시 건축상 대상 ‘코어해체시스템’

기둥 없이 세운 건물, 2025 서울시 건축상 대상 ‘코어해체시스템’

푸하하하프렌즈의 고정관념을 깬 실험적 설계.

2025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한 ‘코어해체시스템’

어떻게 탄생했을까?

© 2025 FHHH Friends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패션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의 오피스 건물 ‘코어시스템’이 제 43회 서울 건축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건물 가운데 코어를 해체해 기둥 없는 공간을 만들고, 내부를 자연광으로 채운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건축방식을 깨뜨리고, 이 대담한 설계를 만든 주인공은 바로 ‘푸하하하건축사사무소 (한양규)’입니다. 어떻게 건물을 설계하면서 중심을 고정하지 않는 것이 가능했을까요?

© 2025 FHHH Friends

보통 건물 한가운데에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있는 코어가 들어갑니다. 건물의 뼈대이자 구조적으로 중요한 부분이죠. 그러나 ‘코어해체시스템’은 코어를 건물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중간을 비워둔 채 한쪽 끝만 고정된 ‘캔틸레버 구조’를 통해 내부를 기둥 없이 구성합니다. 결과적으로 중앙에 빈 공간이 생기고, 빛과 공기가 들어와 밝고 쾌적한 환경이 완성되었죠.

© 2025 FHHH Friends

© 2025 FHHH Friends

사실 이 건축의 핵심은 가위 계단입니다. 한번에 3개의 층을 연결하는 가위 계단은 흔히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볼 수 있는데요. 곧은 계단 두 개를 교차시킨 형태로, 사용자는 몸을 회전시키거나 방향을 틀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위층 혹은 아래층으로 이동할 수 있죠. 양옆에서 동시에 출입할 수 있는 원리를 적용해 지하철 역사를 이동할 때처럼 동선에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부서 간 미팅과 회의가 많은 디스이즈네버댓의 업무 문화와 유연한 조직 구조를 반영한 결과물입니다.

© 2025 FHHH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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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의 뼈대는 간단합니다. 건물 중앙에는 가위 계단, 양 끝에는 엘리베이터, 넓은 복도가 있고 복도 양옆으로 업무 공간을 배치했습니다. 설비 공간과 화장실은 계단 근처에 모았죠.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의 크기, 책상 사이 거리, 조명과 소방설비 위치까지 꼼꼼하게 계산해 만들어진 이 오피스는 효율적인 공간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 2025 FHHH Friends

제한된 면적 속에서 건축물의 수직적 한계를 극복하고 만들어낸 순환하는 구조. 단순한 구성이지만 건축물의 용도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된 건축은 앞으로 건축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K-건축문화 선도할 서울시 건축상 8개 수상작들은 오는 9월 열리는 서울건축문화제에서 전시될 예정! 서울시는 앞으로도 창의적 아이디어로 서울 변화시킨 건축물과 건축가,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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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핫플이 된 K-향수 엘로리아 스토어

LA의 핫플이 된 K-향수 엘로리아 스토어

LA의 핫플이 된 K-향수 엘로리아 스토어

동네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뉴욕에서 시작된 감각적인 퍼퓸 레이블 ‘엘로리아 Elorea’가 최근 LA 코리아타운의 중심, 역사적 건물 챕먼 코트 Chapman Court 타워에 문을 연 첫 매장이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향수 마니아는 물론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핫 플레이스로 빠르게 자리잡는 중.

©elorea

한국의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향을 바탕으로 한 이 브랜드는 이번 LA 매장에서 향수와 음료, 전시가 공존하는 복합 공간을 선보인다. 에스프레소와 말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함께 향수, 로션, 비누 등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으며 신진 작가들과의 협업 전시도 함께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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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은 로스앤젤레스 기반의 스튜디오 폴 찬 Studio Paul Chan이 맡았다. 1920년대 스페인 양식의 종탑을 재해석해 만든 이 매장은 아트리움 같은 높은 천장과 동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아치형 창문 덕분에 내부는 실제 면적보다 훨씬 더 넓고 장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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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향기, 의식, 원시적 미래주의’라는 컨셉 아래 과거에서 가져온 건축 양식을 보존하면서도 미래지향적 소재를 덧입혔다. 매장 한가운데는 8자 형태에서 착안한 두 개의 원형 테이블이 배치되어 시선과 동선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설계되었다. 커피 바는 세 개의 아치형 창을 등지고 길게 놓였으며 그 주변에는 절제된 분위기의 가구들이 차분히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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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탑에서는 야자수가 늘어선 코리아타운 거리와 멀리 그리피스 파크 언덕까지 이어지는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해가 지고 나면 도시의 불빛과 어우러진 섬세한 무드가 공간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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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벽으로 쌓은 집

맑은 벽으로 쌓은 집

맑은 벽으로 쌓은 집

좁고 빽빽한 도심,

마땅한 창 하나 내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벨기에 건축 스튜디오 델물레 델물레 아키텍처 Delmulle Delmulle Architecten는

투명한 벽돌집이라는

흥미로운 해답을 내놓았다.

©Delmulle Delmulle ARCHITECTEN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바테르베이크 Waterwijk 지구에 지어진 ‘글라스 브릭 하우스Glass Brick House’는 말 그대로 유리 벽돌을 층층이 쌓아 올린 집이다. 공간은 제한되지만 빛과 구조, 심지어 주변 환경과의 조화까지 고려한 이 집은 작지만 영리한 건축적 대안을 보여준다.

©Delmulle Delmulle ARCHITEC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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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규모의 이 협소 주택은 정면 외엔 창을 낼 수 없는 조건 때문에 아예 정면을 통째로 ‘이중 유리 외피’로 감쌌다. 하단은 견고한 테라코타 타일, 상단은 투명한 유리 벽돌로 이어지는 외관은 마치 도시 속 파사드 퍼포먼스 같은 비주얼을 뽐낸다. 낮에는 자연광을 들이고 밤에는 내부의 조명이 은은히 새어 나와 일종의 ‘가로등’ 역할까지 해낸다.

©Delmulle Delmulle ARCHITECTEN

유리 벽돌과 타일 패턴은 건축 스튜디오 델물레 델물레 아키텍처가 인근 18세기 주택 양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지역성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분명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마감은 화이트 CLT(Cross Laminated Timber, 교차 적층 목재)를 그대로 노출하고 채색해 자연스러우면서도 정제된 인상을 준다. 군더더기 없는 벽면과 테라코타 타일 바닥의 조합은 외관의 투명함과 대조되는 따뜻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Delmulle Delmulle ARCHITEC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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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배치와 달리 개인 공간을 아래층에 두고 공용 공간인 거실과 주방, 식당을 위층으로 올렸다. 옥상 테라스까지 더해져 작은 집 안에 여유로운 동선을 마련했다. 층간은 금속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되어 조형적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Delmulle Delmulle ARCHITEC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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