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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과 모파상이 산책하고, 모네가 그림으로 남긴 몽소 공원.

파리 17구의 고요한 이 정원을 앞뜰처럼 품은 곳에 호텔 메종 몽소가 문을 열었다.

몽소 공원 인근에 위치한 호텔 메종 몽소 외관. © Romain Ricard

파리에는 크고 작은 녹지가 500곳 이상 존재한다. 서울 면적의 6분의 1에 불과한 이 작은 도시에서 정원은 파리 시민에게 공공의 거실 같은 존재다. 누구에게나 쉼이 되는 수많은 정원 중에 단 한 곳을 추천해야 한다면, 파리 17구에 자리한 몽소 공원을 꼽고 싶다. 오스만 남작의 파리 재건 사업 이후 새롭게 조성된 몽소 공원은 쇼팽과 모파상이 산책을 즐기던 곳이며, 클로드 모네가 여섯 점의 작품을 남긴 장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파리 시민의 사랑을 받는 이 아름다운 정원을 중심으로 18세기부터 자본가들은 저택을 세웠고,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곳이 바로 ‘니심 드 카몽도 Nissim de Camondo의 집’이다. 현재는 보수 공사 중이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나머지 저택 자체가 하나의 박물관이 된 곳이다.

연한 그린 컬러와 클래식한 분위기가 조화로운 호텔 로비. © Romain Ricard

몽소 공원을 마치 자신의 앞뜰처럼 즐길 수 있는 곳에 ‘메종 드 파미유 Maison de Famille(가족의 집)’를 표방하는 호텔 메종 몽소가 문을 열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안나 아마투리 Johanna Amatoury가 설계한 이 호텔은 단순히 숙박 공간을 넘어, 몽소 공원이 지닌 우아함과 파리의 역사적인 저택이 가진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한때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가 거주했던 인접 건물의 예술적 기운을 이어받은 듯, 호텔 입구는 맞춤 제작된 육중한 문을 통해 방문객을 비밀의 정원으로 안내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발길이 닿는 곳은 정교한 돌 타일과 라스콤 하우스의 오래된 참나무 바닥이다. 과거의 전형적인 양식을 세밀하게 재구성한 바닥 위로는 스테판 콜리네 Stéphane Collinet가 작업한 청록색의 나무 몰딩 벽면이 공간 구조를 우아하게 잡아준다. 특히 정원의 격자 구조를 연상시키는 도서실의 맞춤형 거울과 서가에 놓인 나폴레옹 3세 시대의 골동품들은 이곳이 호텔이라기보다 누군가의 취향이 깃든 사적인 저택처럼 느껴지게 한다.

다양한 패브릭을 사용해 따뜻한 분위기를 완성한 객실. © Romain Ricard
벽면을 우아한 드로잉으로 장식해 정원처럼 꾸민 레스토랑. © Romain Ricard

계단을 따라 객실로 오르면 마치 파리의 개인 저택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벽면에는 다양한 회화 작품이 걸려 있고, 복원된 오리지널 난간과 격자무늬 카펫, 촛대 장식이 고풍스러운 정취를 더한다.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 24개 객실은 벨벳, 모아레, 자카드 등 깊이 있는 질감의 패브릭을 풍성하게 사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침대 헤드보드와 커튼에는 피에르 프레이와 마누엘 카노바스 같은 텍스타일 하우스의 패브릭이 적용되었고, 의자는 몽소 공원의 시설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 호텔의 가장 깊숙한 곳인 지하의 아치형 공간에는 샤를로트 본 Charlotte Bohn의 섬세한 벽화가 채워진 아침 식사 공간이 자리한다. 손으로 그린 식물 덩굴과 꽃 장식은 이곳을 빛이 바랜 정원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골동품점에서 고른 식기와 현대적인 테이블 매트가 어우러진 이 ‘겨울 정원’에서 맞는 아침은, 메종 몽소가 추구하는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몽소 공원과 니심 드 카몽도 미술관을 이웃으로 둔 이 호텔은 파리 17구의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도시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게 한다. 이곳은 파리지앵이 말하는 진정한 삶의 예술, ‘아르 드 비브르 Art de Vivre’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은신처다.

ADD 38 Rue Cardinet, Paris 

INSTAGRAM @hotel.maisonmonc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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