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를 조금 더 감각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이 리스트부터 체크할 것. 건축부터 전시, 갤러리, 패션 하우스의 문화 공간까지, 지금 상하이에서 놓쳐선 안 될 디자인 스팟 다섯 곳.
GALLERY 101

클래식한 유럽풍 건축들이 황푸강을 따라 늘어선 와이탄에서 걸어서 10분. 1930년대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상하이의 아득한 시간과 지금의 디자인 감도가 한 공간에서 교차한다. 한때 ‘극동 제일의 아파트’로 불렸던 건물에 자리한 갤러리101은 가구와 앤티크, 오브제와 아트를 다루는 라이프스타일 그룹 101+의 공간이다. 2~3개월마다 크리에이터와 협업해 전시를 바꾸니 상하이에 올 때마다 들러도 볼거리가 생긴다. 전시 보는 방식도 조금 다르다. 공간을 채우는 사운드까지 하나의 작품으로 삼기 때문. 덴마크 오디오 브랜드 아트쿠스틱 Artcoustic의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큐레이션한 음악이 흐르고, 스피커는 벽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101+가 이를 ‘보이지 않는 작품’이라 부르는 이유다. 지난 8월에는 브라질 디자인 브랜드 ETEL과 함께 <Brazilian Polyphony>를 선보였다. 리나 보 바르디, 오스카 니마이어, 호르헤 잘주핀 등 20세기 브라질 디자인의 거장들이 남긴 대표작을 공식 복각한 컬렉션이다. 오래된 건축, 독보적인 디자인 가구,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까지. 상하이에서 가장 흥미로운 디자인 장면을 마주하고 싶다면 꽤 근사한 목적지가 될 것이다. INSTAGRAM @official101plus







DE GOURNAY

단정한 미니멀리즘의 시대가 지나고 다시 화려한 패턴과 레이어드, 손끝으로 완성한 디테일이 주목받고 있다. 동양의 풍경과 서양의 장식미가 교차하는 ‘시누아즈리’의 부활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 우아한 충돌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바로 드고네이 상하이 쇼룸이다. 황푸강과 쑤저우강이 만나는 지점, 옛 영국 총영사관 정원을 마주한 유서 깊은 아파트에 자리한다. 400㎡ 규모의 쇼룸은 살롱과 바, 티룸, 키친, 오피스 등 실제 저택처럼 구성했다. 상하이의 옛 풍경을 담은 파노라마 벽지부터 전통 서예에서 영감받은 ‘타이 치 Tai Chi’ 벽지까지 공간마다 다른 장면이 펼쳐지고, 가구와 조명 역시 그에 맞춰 세심하게 큐레이션했다. 최근에는 구비 GUBI와 함께 전시 <Layers of Living>을 선보이며 20세기 디자인과 동시대 가구를 더하기도 했다. 벽지, 패브릭, 공예 가구가 하나의 아우라를 만드는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의 정수다. INSTAGRAM @degournay





LA GALERIE DU 19M


럭셔리 패션에서 장인정신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지금, 파리의 정교한 공예 세계를 상하이에서 경험할 기회가 찾아왔다. 샤넬이 2021년 파리에 설립한 공예 플랫폼 le19M이 처음으로 상하이를 찾는 것. 9월 25일부터 11월 15일까지 푸동 미술관(MAP) 3층 전체를 ‘라 갤러리 뒤 19M La Galerie du 19M’으로 꾸민다. 자수와 플라워, 주얼리, 모자, 구두 등 패션과 장식 분야를 아우르는 11개 메종의 장인들과 중국의 아티스트, 공예가가 만나 새로운 작업을 선보인다. 그 중심에는 <A Sense of Touch> 전시가 있다. 자수와 직물부터 자수와 직물, 도자, 목공, 칠기, 대나무 공예를 가로지르며 손과 재료가 만들어내는 접점을 탐구한다. 1924년 설립된 자수 공방 레사주 Lesage의 100년 역사를 조명하는 특별전도 함께 열린다. 약 7만5백 점에 달하는 아카이브를 바탕으로 패션과 인테리어를 넘나든 장인정신을 보여줄 예정. 전시뿐 아니라 워크숍과 토크, 가이드 투어까지 마련해 파리 하이엔드 공예의 감각을 상하이에서 몸소 경험하게 한다. INSTAGRAM @le19m



THE LOUIS

상하이 도심 한복판에 거대한 배 한 척이 닻을 내렸다. 루이 비통이 선보인 ‘더 루이’는 19세기 대양을 오가던 여행용 트렁크와 선박의 구조를 접목해 거대한 형태감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동서양을 잇는 역사적인 항구도시 상하이의 정체성을 바치는 오마주이기도 하다. 건축과 시노그래피는 OMA의 쇼헤이 시게마쓰가 맡았다. 금속 모노그램으로 둘러싸인 외관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이야기는 더욱 깊어진다. 두 개 층에 걸쳐 펼쳐지는 전시 <Visionary Journeys>는 브랜드의 유산과 혁신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트렁크를 쌓아올려 만든 터널 형태의 몰입형 설치물 ‘트렁크스케이프 Trunkscape’를 지나면 향수, 스포츠, 패션, 아틀리에를 다루는 공간이 이어진다. 3층 르 카페 루이 비통에서는 상하이식 만두에서 영감을 얻은 모노그램 라비올리 등 위트 넘치는 메뉴도 맛볼 수 있다. 트렁크를 거대하게 쌓아올려 만든 뱃머리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루이 비통이 말하는 ‘여행’의 한가운데에 서 있게 된다. WEB www.louisvuitton.com




WESTBUND CENTRAL

상하이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변모하는 지역을 꼽자면 단연 웨스트번드다. 황푸강을 따라 롱 뮤지엄과 웨스트번드 뮤지엄을 비롯한 미술관과 문화 공간이 모여 있고, 옛 산업지대는 예술과 디자인,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거리로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 자리한 웨스트번드 센트럴 역시 새로운 리테일 공간을 열며 감도를 더했다. 동양의 향신료와 향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투 서머 To Summer, 절제된 미학을 담아낸 가방 브랜드 송몽 Songmont, 상하이의 오래된 광고와 건축, 아르데코를 재해석하는 기프트숍 팅데코 Tingdeco까지 감각적인 로컬 브랜드를 탐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쇼핑 후에는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가 운영하는 카페 라이츠 Café Leitz에 들러보자. 스토어 및 갤러리와 맞닿아 있어, 브랜드 특유의 정갈한 디자인 감도를 느끼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밖으로 나오면 토머스 헤더윅이 설계한 랜드마크 ‘The Orbit’이 반긴다. 강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면, 상하이의 옛 풍경과 동시대의 감도가 절묘하게 교차하는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WEB www.westbundcentra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