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집 전체를 고쳐보기로 했다. 피아니스트 이주연 씨와 변호사인 남편은 신세계까사의 하이엔드 주방 브랜드 쿠치넬라와 맞춤 제작 가구를 중심으로 가족의 생활 방식과 동선에 맞춘 집을 완성했다.

가족 구성원의 변화에 맞춰, 약 200㎡ 규모의 아파트를 새롭게 고쳤다. 이전까지는 이미 완성된 집에 가구를 들이고 스타일링을 더하는 정도였다면, 이번만큼은 처음으로 구조부터 생활 방식에 맞춰 전면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우리가 이전에 살던 집들이 다 비슷했어요. 까만 장에 벽지 붙이고, 크게 손보지 않은 전형적인 아파트였죠. 이번에는 지금의 우리 가족 취향에 맞게, 좀 더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바꾸고 싶었어요.” 피아니스트 이주연 씨는 이 집을 처음으로 ‘제대로 손본 집’이라고 표현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IS Factory 이진재 실장이 시공을 맡고, 신세계까사와 함께 공간을 완성했다. 큰아들이 해외로 나가고 작은아들이 대학생이 되며 가족의 생활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피아노가 있던 방은 가족실로 바뀌었고, 남편의 서재와 TV 공간도 새롭게 계획했다.




집에서 가장 큰 고민은 의외로 수납이었다. 법률 서적이 많은 남편의 책, 연주 드레스와 무대 의상, 수백 장의 CD와 악보까지 집 안에 넣어야 할 것들도 많았다. “우리 집은 미니멀한 집이 아니에요. 물건이 많은 집이죠.” 사실 처음 집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정반대로 생각했다. 생활 기물들이 과하게 드러나 있지 않았고, 큼직한 가구 외에는 눈에 띄는 물건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뷰할수록 이 집은 짐이 없는 집이 아니라, 많은 짐을 똑똑하게 수납한 집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물건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들어가고, 밖에는 꼭 필요한 것들만 남았다. 실제로 신세계까사의 쿠치넬라 팀은 책의 양과 신발 개수, CD 크기와 연주 의상 수납까지 일일이 체크해 제작 가구의 깊이와 높이를 조정했다. “고객 집에 직접 방문해 가족 구성원의 생활 패턴과 실제 수납량을 먼저 살펴봐요. 책이 얼마나 있는지, 신발은 몇 켤레인지, 옷과 CD는 어느 정도인지 세세하게 체크한 후 제작 가구에 반영하죠.” 쿠치넬라 관계자가 말했다. 주방 역시 같은 방향으로 계획됐다. 신세계까사가 지난해부터 선보인 하이엔드 커스터마이징 주방 가구 브랜드 쿠치넬라는 이 집의 생활 패턴을 기준으로 주방을 설계했다. 기존 구조 안에서 펜트리를 새로 만들고, 장독과 쌀 보관함, 자주 쓰는 조리도구까지 수납 위치를 세세하게 계산했다. 요리를 즐기고 손님 초대가 잦은 집인 만큼, 보기 좋은 주방보다는 ‘생활하기 편한 주방’에 가까워야 했다. 그레이가 감도는 쿨 톤 컬러에 우드 소재를 더해 공간 전체를 차분하게 정리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다. 낮은 층고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가장 큰 과제였기 때문이다. 조명은 대부분 간접 조명으로 정리하고, 벽과 가구 톤을 맞춰 시선이 분산되지 않게 했다. 문과 수납장에는 간살 디테일을 더하고, 제작 가구는 천장 끝까지 밀착시켜 답답함을 덜었다. 공간마다 라운드 코너를 적용해 집 전체에 부드러운 인상을 만든 것도 특징이다. “요즘 고객들은 집 안에서만큼은 편안한 분위기를 원해요. 조명의 밝기와 색온도, 수납 방식까지 생활 패턴에 맞춰 설계하는 경우가 많죠. 이 집도 생활 동선과 조명, 수납을 중심으로 접근했어요.” 거실과 다이닝에는 까사미아 가구 중심으로 공간을 채웠다.



거실에는 ‘바스토 스윙백 4인 코너형 소파’를 두고, ‘에르네’ 사이드 테이블과 ‘덴젤’ 플로어 램프를 매치했다. 기존 고가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가구의 존재감 또한 과하지 않게 조율했다. 다이닝 공간에는 ‘보테’ 세라믹 타원형 식탁과 가죽 체어를 배치했다. 대부분의 수납장과 책장, 드레스룸, 가족실 가구는 집의 구조와 생활 방식에 맞춰 제작한 가구다. “제작 가구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면서 고객 생활 방식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비중을 높이고 있어요. 이 집처럼 짐의 양과 공간 구조에 맞춰 디테일하게 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죠.” 쿠치넬라 관계자가 말했다. 패밀리룸에는 ‘로네’ 모듈 소파와 리클라이너를 두고 가족이 함께 TV를 보거나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을 만들었다. 안방과 드레스룸은 수납을 강화한 대신 유리 도어와 조명을 활용해 무겁지 않게 정리했다. 밖으로 드러난 글라스 장은 수납이면서 동시에 장식 역할도 한다. 남편 서재는 법률 서적과 문구류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맞춤 책장으로 구성했다. “집에 들어오면 기분이 좋아요. 물건이 다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거든요.” 화려한 디자인보다 실제 생활에 더 가까운 집. 가족의 습관과 물건의 양, 움직이는 동선을 차근차근 들여다본 결과, 비로소 오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완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