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명 브랜드 아고와 협업한 스위스 디자인 스튜디오 빅게임이 서울을 찾았다. 을지로에 위치한 아고 쇼룸에서 이들을 만났다.
” 아고 Ago는 막 시작한 신생 브랜드다. 어떻게 진행하게 됐나? “
그레고아르 장모노드 Gregoire Jeanmonod 우리는 새로운 브랜드와의 협업을 늘 원했다.
아고는 신생 브랜드이지만 열정적이었고 에너지가 느껴졌다. 또 서로 생각하는 것에 있어 공통점이 있기에 협업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거스틴 스콧 드 마틴빌 Augustin Scott de Martinville 아고의 조명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믿을 수 있었던 것도 크다. 또 브랜드와 협업할 때 브랜드에 대해 미리 생각하지 않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무스타슈에서 선보였던 볼드 체어는 브랜드가 론칭하기 전에 이미 그렸던 드로잉에서 발전시킨 디자인이다.
” 빅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유화성(아고 디렉터) 제품을 만들기 위해 협업하고 싶은 디자인 후보들이 있었다. 좋은 인성을 지닌 사람이 좋은 디자인을 만든다고 믿는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빅게임은 좋은 사람들이고 디자인이 그것을 보여준다.
” 조명 디자인만의 매력이 있다면? “
어거스틴 조명은 아름다운 형태를 만들어낼 수 있으면서 기능적인 제품이라는 것에서 매력을 느낀다. 오브제 같지만 전원을 통해 불을 켜거나 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마법처럼 느껴진다.
” 아고에서 선보인 조명 셔틀 Shuttle과 프로베 Probe는 어디에서 시작됐나? “
그레고아르 우리는 보통 기하학적인 선을 많이 사용하는데 보통 어린아이들이 빛을 표현할 때 주로 그리는 형태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빛을 그리는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한 접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셔틀과 프로베 모두 디퓨저에서 빛을 느낄 수 있는 형태이며, 그 모습이 아주 단순하다.
” 아고 쇼룸이 위치한 을지로는 흥미로운 지역이지만 카피 디자인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어거스틴 우리가 처음 선보였던 헌팅트로피 제품은 카피가 정말 쉽다. 누구나 그대로 스캔해서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디자인에 대해 많은 것을 공부한 세대가 기성세대가 되면 카피 문제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디자이너나 생산자 역시 뭔가를 카피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더 재미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그레고아르 카피 디자인은 언제나 존재했다. 코코 샤넬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내 아이디어를 가져가세요. 난 다른 것이 많이 있으니까”라는 대답을 했다고 하는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유화성 오리지널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절대 카피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카피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오리지널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즉 아예 별개의 고객층이고 시장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 여행 중인 엘릭 프티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과거 인터뷰 중에서 세 명의 의견이 일치해야 일을 진행한다는 데서 놀랐다. 그게 가능한가? “
어거스틴 우리는 보통 큰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함께 일한다. 그리고 ‘누구의 디자인’이란 것도 없다. 세 명이 의견을 교류하고 일치를 이끌어내는데 디자인에서 합의가 이뤄져도 생산되기까지 무수히 많은 변수를 만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선택지 중에서 중요한 것을 잘 채택하는 일이다.
” 지속가능성이 여전히 화두다. 환경보호에 대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
그레고아르 이제 스위스에서는 분리수거의 분류가 매우 세밀해졌다. 플라스틱, 종이, 유리뿐만 아니라 점점 분리해야 할 카테고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많이 타고 있다. 날씨에 상관없이 자전거를 타는 일은 짜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