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짧아지는 11월, 천천히 곱씹기 좋은 책 두 권. 하나는 건축의 역사가 비켜간 거리의 풍경을, 다른 하나는 세월에 빛바랜 옷과 그릇을 들여다본다.
<구미래: 막사발부터 501까지>

빈티지 옷과 조선 골동을 한 권에 나란히 놓은 책이다. 수박빈티지에서 빈티지 옷을 팔고 답십리 호박포크아트갤러리에서 조선 골동을 다루는 김정열이 오랫동안 곁에 두고, 입고, 쓰고, 팔아온 물건 60가지를 이야기한다. 다만, 이 책은 꼭 가져야 할 아이템을 줄 세우거나 물건의 계보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물건이 지금의 모습이 될 수밖에 없던 이유를 되짚고, 그 표면에 쌓인 세월을 감상한다. 업계에서 익힌 구매 팁부터 오랜 시간을 견딘 물건들이 시대와 쓰임을 넘어 공유하는 가치까지, 재치 있는 입담과 경쾌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INSTAGRAM @oldfuture_flea
<우리는 거리에서 처음 건축을 배운다>

디자인 전문 출판사 안그라픽스가 펴낸 건축, 조경 에세이 ‘풍경시’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건축의 역사와 이론에서 소외된 주변부를 꾸준히 탐구해온 정이삭 건축가의 첫 산문집이다. 그는 신석기 유적지부터 봉천동 판잣집까지 공간에 얽힌 기억을 따라가며, 이미 있던 것을 존중하는 작은 개입의 건축관과 서구 중심 담론에서 비켜난 ‘나머지’의 풍경을 풀어놓는다. 부록의 거리 사진 속 벽돌 무늬 시트지나 목구조 지붕을 흉내낸 콘크리트 처마도 그의 시선을 거치면, 누군가의 필요에 응답한 판단의 흔적으로 다시 보인다. WEB agboo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