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를 입은 공간

주얼리를 입은 공간

주얼리를 입은 공간

갤러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냥 갤러리라고 하기엔 아쉬운 ‘지 익스비션’. 작가들의 작품을 주얼리처럼 공간에 입히는 흥미로운 문화 공간이다.

↑ 정민경 작가의 작품인 벽지와 인체 모양을 작품에 적용한 위성범 작가의 데스크.

국내 유명 갤러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정승진 대표가 한남동 골목에 갤러리를 오픈했다. 갤러리지만 작가들의 작품을 단순히 전시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정승진 대표가 이런 공간을 오픈하게 된 것은 자신의 감각과 취향에 맞는 작가들을 세상에 알리고 다양한 전시를 진행해보고 싶어서였다. “처음부터 갤러리를 오픈할 계획은 없었어요. 갤러리란 단어가 주는 특유의 딱딱함이 싫었거든요. 그렇다고 이곳이 숍은 아니기 때문에 갤러리라는 이름을 피하면서도 공간의 목적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그녀가 오픈한 공간의 이름은 ‘지 익스비션(gexhibition)’ 이다. ‘Great exhibition’의 약자이기도 한데, 이는 1851년 런던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를 뜻하기도 하고 의미 그대로 좋은 전시를 해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트렌디한 식당부터 카페, 숍 등이 속속 생겨나 예전보다 복잡해진 한남동이지만 아직까지는 이곳만의 느낌이 좋아서 결정했다고. 한남동 리첸시아 뒷골목으로 들어오다가 골목에서 유난히 하얀 외관의 집이 보인다면 그곳이 바로 지 익스비션이다.

왼쪽 사진을 벽지로 제작한 정민경 작가의 작품.
오른쪽 2층짜리 작은 주택을 개조한 지 익스비션.

파인 아트를 전공한 뒤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와 쭉 갤러리에서 근무했던 정승진 대표는 작년 말에 지 익스비션을 오픈하며 이제 막 독립을 선언했다. 갤러리 소속으로 일하면서 일은 고됐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배운 것은 그 이상이었다. 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의 갤러리였던 만큼 그녀가 관심 있는 작가들의 전시를 진행하거나 대중적인 전시를 기획하는 데 어려움도 있었다. 고민 끝에 정승진 대표는 예약 없이도 누구든지 들어와서 지금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고, 숍 코너에서는 작가들의 작품도 구입할 수 있는 문화 공간을 오픈하기로 결심했다.

“파인 아트를 전공했지만 갤러리에서 근무할 때는 디자인 부서에서 일했어요. 덕분에 디자인 공부를 처음부터 해야 했지만 저와 잘 맞았고 재미있더라고요. 저는 주얼리(Jewelry)’에 관심이 많아요. 사람이 착용하는 주얼리일 수도 있고, 공간에 주얼리를 입힐 수도 있죠. 그런 면에서 조명은 아주 화려한 주얼리가 될 거고, 벽지나 가구 등도 공간의 주얼리가 될 수 있죠.” 이런 재미있는 발상은 지금 오픈 전시로 진행되고 있는 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진을 찍은 뒤 이를 벽지로 탈바꿈시킨 정민경 작가의 작품, 인체의 일부를 디자인해 가구에 드러내는 위성범 작가, 콘크리트의 질감을 살린 김정섭 작가의 작품들이 노출된 천장과 하얀 벽으로 이뤄진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여성이 귀고리나 목걸이를 하면 20% 예뻐 보인다는 말처럼.

↑ 이광호 작가의 조명과 김정섭 작가의 테이블, 바다디자인아틀리에의 소품들이 어우러진 모습.

지 익스비션은 2층짜리 주택을 두 달 정도 공사해서 개조한 공간이다. 1층은 메인 전시 공간과 작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2층 전시장의 한 코너에서는 작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공간이 넓어서 작품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어색하거나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선도 없다. 벽에 바른 벽지 작품을 가까이 들여다볼 수도 있고 사방에서 작품을 둘러보기에도 안정감을 주는 편안한 공간이다. “고급 멀티숍이 참 많이 생겼잖아요. 공간과 익숙해지기도 전에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을 보고 나면 다시 방문하기가 꺼려지죠. 처음에는 공간과 친해지는 것이 먼저인 것 같아요. 부담스럽지 않은 작품을 접하면서 갤러리와 친해지면 나중에는 좋은 작품을 구입하거나 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도 있거든요.”과연 일리 있는 말이다. 때문에 지 익스비션에는 바다디자인아틀리에의 작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작은 숍 코너도 갖추고 있다.

작가를 선정하는 탁월한 안목을 지닌 정승진 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전시는 뉴욕에서 지금 떠오르는 주얼리 디자이너인 아벡 뉴욕(Avec New York)이다. 색다른 재료를 조합해서 주얼리를 만드는 쌍둥이 자매 디자이너가 론칭한 아벡 뉴욕의 작품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 익스비션에서 소개되는 것. 주얼리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그녀가 선보이는 두 번째 전시다. 정승진 대표가 선정한 작가들이 세계적으로도 점점 유명해지는 것을 보면 그 안목을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 앞으로 트렌디한 디자인에 목마르거나 지금 가장 핫한 디자이너가 누군지 궁금해질 때면 한남동의 하얀 집 문을 열고 들어갈 일만 남았다.

왼쪽 작가들의 소소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했다.
오른쪽 널찍한 테이블이 있는 2층.

↑ 신진 작가의 작품을 알리고 싶어 지 익스비션을 오픈하게 된 정승진 대표.

신수진 작가의 흑경 작품과 이헌정 작가의 세라믹 작품, 위성범 작가의 테이블이 어우러졌다.
아래 현재 진행하고 있는 오픈 전시인 <쇼 하우스(Show House)> 전.

에디터 신진수 | 포토그래퍼 조용기
출처 〈MAISON〉 201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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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려야 산다

말려야 산다

말려야 산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요즘 가정용 식품건조기가 각광을 받고 있다. 과연 기계로 식재료를 말리는 것이 안전할까? 사용법부터 영양적인 측면까지 식품건조기에 관한 모든 것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과거에는 집 마당이나 베란다, 옥상에서 고추와 호박, 가지, 시래기 등 각종 채소와 나물을 펼쳐놓고 말리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환경의 변화 때문에 자연 상태로 식재료를 말리는 일은 더 이상 꿈도 못 꾸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가정용 식품건조기이다. 과일과 채소 등 다양한 식재료를 따뜻한 바람의 대류를 통해 건조시키는 식품건조기는 단순 건조를 넘어 식품 발효까지 사용 범위가 넓어 요즘 주방의 새로운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중에는 현재 리큅, 한경희생활과학, 신일산업, 한일전기 등이 식품건조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디자인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능과 원리는 비슷한 편이다. 대부분이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고 원형과 가로형, 좌우 분리형 등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브랜드의 기술력에 따라 건조 효율, 소음 등의 성능 차이가 다소 있다.

식품건조기로 무엇을 만들까?
식품건조기의 가장 큰 장점은 인공감미료나 유해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무공해 천연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생과일을 비롯해 허브, 채소, 생선, 고기, 묵 등의 식재료를 쫄깃하고 바삭거리는 등 원하는 식감으로 말릴 수 있으며, 다양하게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오렌지와 사과, 키위, 멜론 등의 생과일은 바삭하게 말려 과일 칩으로 만들고, 허브는 말려 허브차로 즐길 수 있다. 또 새우, 홍합, 오징어 등 각종 어패류와 생선은 바삭하게 말린 다음 분쇄해 천연조미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감자와 고구마 등은 쪄서 말리면 쫀득해져 영양 만점의 간식이 된다. 식품건조기는 제철 과일이 저렴할 때 구입해 건조해서 보관하기에 특히 좋으며, 다이어트 시 기름기 없는 요리를 만들거나 반려견을 위한 홈메이드 간식을 만드는 용도로도 적격이다.

식재료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을까?
식품건조기는 20~30℃ 내외의 자연풍과 같은 온도로 식재료를 서서히 말려 영양소의 파괴를 최소화하고, 따뜻한 바람의 대류 현상을 통해 건조하기 때문에 열이 골고루 퍼져 재료 속까지 완전하게 건조시킬 수 있다. 직접적으로 열을 가해 식재료를 말리는 전자레인지나 오븐보다 열에 파괴되기 쉬운 비타민C 등의 영양소 파괴를 막을 수 있다. 또 사과와 토마토, 표고버섯 등의 식재료는 말렸을 때 영양소가 증가되기도 한다. 과일과 채소는 20~50% 정도의 수분이 제거되지만 상대적으로 무기질이나 식이섬유의 함량이 높아진다. 특히 사과의 경우 말리면 단맛이 진해지고 펙틴이 증가하는데, 펙틴은 배변을 돕는 것은 물론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칼슘, 비타민 등의 함량이 높아져 영양 만점의 간식으로 좋다. 특히 무는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식품성분표에 따르면 100g당 칼슘이 310㎎으로 말리기 전보다 10배 이상 늘고 표고버섯은 단백질이 90배, 비타민D는 16배 증가한다고 한다.

한 가지 고민, 전기세
식품건조기를 통해 식재료를 건조하려면 최소 반나절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리큅의 LD-9013의 경우 7시간을 사용했을 때 1천1백30원 정도의 전기세가 부과된다고 하는데,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생각보다 전기세가 많이 나와 부담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잖다. 식품건조기를 1년 정도 사용해온 푸드 스타일리스 이상림은 “식품건조기를 일주일에 1~2번 정도 사용하니 전기세가 5천원, 때로는 그 이상이 부과되더라고요. 부담되기도 했지만 저는 어차피 요리하는 사람이니까 일의 연장선이라 생각하고 사용하고 있어요. 식품건조기를 사용하는 지인들 중 작은 용량을 구입한 몇몇은 어차피 사용하는 회수에 따라 전기세가 올라가니, 애초에 용량이 큰 제품을 살걸 하고 후회하는 사람도 있어요.” 라며 전기세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각 브랜드에서는 건조할 식재료의 두께를 좀더 얇게 자르거나, 건조 시 바람이 잘 통하도록 각 식재료를 넓은 간격으로 배치하고, 위, 아래 칸이 보다 빨리 골고루 건조될 수 있도록 번갈아 교체해주는 등 말리는 시간을 단축해 전기세를 줄이는 요령을 제안한다. 하지만 결국 식품건조기를 가정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려면 전기세만큼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는 완전 건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거나 칸수가 많아 많은 양의 식재료를 한번에 건조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에디터 송정림 | 포토그래퍼 조용기 · 채승준 | 도움말 리큅 · 한경희생활과학
출처 〈MAISON〉 2014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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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이라 행복해요

메종이라 행복해요

메종이라 행복해요

퀼른 가구박람회에 이어 한 해를 여는 가장 큰 페어인 메종&오브제가 1월 24일부터 28일까지 열렸다. 불황 속에서 규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세 개의 트렌드 관측소가 발표한 올해의 트렌드 전망과 이곳 노르드 빌팽에 모인 브랜드들의 건재함을 볼 수 있었던 리뷰를 전한다.

을씨년스러운 날씨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파리의 겨울답게 눈 대신 비가 내렸다. 장맛비처럼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파리 시내를 한층 더 쓸쓸하게 만들었고 인산인해를 이루며 박람회장으로 들어가는 방문객들의 모습 대신 삼삼오오 노르 드 빌팽을 찾은 이들을 볼 수 있었던 페어 첫 날의 모습도 생경했다.

내부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빅 브랜드도 많이 보이지 않았고, 각 브랜드의 위트를 엿볼 수 있었던 프레스킷(Press Kit)마저 눈에 띄게 자취를 감추었다. 신제품을 출시한 브랜드도 물론 있었지만 4월에 열리는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를 위한 준비 단계의 마음가짐으로 출전한 곳이 많은 느낌이었다(심지어 작년 밀라노 국제가구 박람회에 출시한 제품을 그대로 선보인 브랜드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불황 속에서도 브랜드를 알리고 바이어와 고객을 위해 최선의 준비를 다한 브랜드들이 1관부터 8관까지 크고 작게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이 문득 고맙게 느껴졌다.

디모어 스튜디오의 공간 연출.
아래 센 뎅테리에르에서 선정한 올해의 디자이너 ‘디모어 스튜디오’.

올해의 디자이너로 뽑힌 톰 딕슨과 나우! 디자인 아 비브르(Now! Design a’ Vivre)가 선정한 필립 니그로, 센 뎅테리에르(Scenes D’interieur)가 선정한 디모어 스튜디오의 부스도 많은 이들의 방문으로 북적였다. 엘리자베스 르리슈, 넬리 로디, 프랑수아 버나드 세 곳의 트렌드 관측소가 발표한 올해의 주제는 ‘Elsewhere’. 각자의 개성에 맞게 주제를 풀어낸 세 디자이너의 부스를 방문하며 새로운 세계로의 갈망을 잠시나마 잠재울 수 있었다. 1월에만 열리는 에디퇴르(editeurs)관에서는 고급 원단부터 벽지 등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박람회로서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눈길을 확 사로잡는 붉은색 포스터에 쓰인 2014 메종&오브제의 포스터 주제어는 ‘Happy’다. 생각하면 자칫 우울해질 수도 있는 요즘 세상일수록 우리는 행복을 추구해야 하며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라이프스타일 제품이 존재하는 한 분명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메종&오브제는 말한다.

2014 Influence : Elsewhere
‘여기가 아닌 다른 어딘가’를 뜻하는 감성적이고 몽상적인 ‘Elsewhere’가 2014년 인플루언스의 주제다. 서정적인 분위기로 ‘풍경’을 묘사한 엘리자베스 르리슈, 유쾌하기 이를 데 없는 동영상으로 ‘태양’으로 인한 다양한 상황을 묘사한 프랑수아 버나드, 마지막으로 미지의 세계로의 탐험을 부추기는 넬리 로디의 트렌드관은 많은 이들에게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landcape : Elsewhere in Nature
엘리자베스 르리슈는 이번에도 임팩트 있는 작품을 엄선해 관객들로 하여금 온몸으로 그녀가 하려는 이야기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자연의 광대함과 미세함, 힘과 덧없이 사라지는 빛, 물리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들이 뒤엉킨 풍경을 통해 우리의 상상력과 시선을 자극하고 더 나아가 감각의 항해를 시작할 것을 권했다. 숲의 한 부분을 떼어온 것 같은 카펫과 광물로 만든 듯한 오브제 등 그녀의 특기인 컬러 조합 역시 훌륭했다. 또 나오 타무라(Nao Tamura)의 조명은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오른쪽 나오 타무라의 조명 ‘플로우’.

Helioropic: Elsewhere under the sun
파란 구름이 그려진 비치 체어에 느긋하게 앉아 화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프랑수아 버나드의 트렌드관을 찾은 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 올랐다. 그는 태양의 다채로운 모습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 태양이 사라진 추운 환경, 백야와 밤의 태양 등 태양에 따라 변하는 환경과 이를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들을 동영상으로 표현했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음악 또한 태양 아래의 어딘가로 관람객을 인도했다.

1 프티 프리처의 ‘트래임’ 체어.
2 앤클레버링의 바스켓.

Beyond : Elsewhere in abysses and space
넬리 로디의 트렌드관에 들어서면 에일리언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을 할지도 모른다. 기괴한 디자인의 의자와 소품, 우주를 펼쳐놓은 듯한 카펫과 바닷속 대신 공중에 떠 있는 해파리 모양의 조명…. 그는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곳 혹은 아주 깊은 바닷속 등 아직 가보지 못한 곳으로 떠나라 말하며 우리 안에 숨겨진 탐험심을 자극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미스터리하고 신기한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게 될 것이다.

1 제랄딘 곤잘레스의 조명.
2 넬리 로디의 전시장.

올해의 디자이너 Tom Dixon

↑ 베이스 램프와 윙백 체어.

메종&오브제가 선정한 2014년 올해의 디자이너인 톰 딕슨(Tom Dixon). 까칠한 눈매와 표정이 한번 보면 잊을 수 없게 만드는 디자이너 톰 딕슨은 카펠리니를 통해 S 체어를 선보이면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우뚝 서게 됐다. 오토바이를 좋아해서 용접 기술을 공부하다가 결국 가구 디자인까지 하게 된 특이한 이력의 디자이너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게다가 가구뿐만 아니라 공간 디자인, 액세서리, 조명 등 디자인이 적용될 수 있는 여러 분야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선보여왔다. 톰 딕슨은 최근 구리를 비롯한 황동 등 금속 소재에 심취해 있다. 이번 메종&오브제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건 부스에서 그동안 선보여온 제품들과 최근에 출시한 신제품을 함께 전시했다. 엔지니어링과 파이프, 물리학 등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컬렉션 플럼(Plum)과 황동 컬렉션인 코그(Cog), 새로운 향초 등을 포함한 뉴 컬렉션은 부스를 찾은 방문객들과 바이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위 왼쪽 디자이너 톰 딕슨.
위 오른쪽 레스토랑 ‘에클레틱’.
아래 구리 소재 컬렉션 ‘에클레틱’.

01 Philippe Nigro
지금 가장 주목할 말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나우! 디자인 아 비브르(Now! Design a`Vivre)’에서 선정한 2014년의 디자이너는 필립 니그로다. <메종>에도 종종 등장했던 그가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됐다는 소식은 고개를 끄덕일 만큼 수긍이 간다. 생김새처럼 심플하고 담백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는 필립 니그로는 이제 프랑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많은 작업을 함께한 리네로제는 물론 작년에 협업한 에르메스를 비롯해 세계적인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아온 필립 니그로. 그의 부스는 나우! 디자인 아 비브르 전시장 한 코너에 마련됐다. 부스에는 영상과 함께 필립 니그로를 세상에 알리게 한 리네로제의 ‘컨플루언스 소파’와 세라룽가의 ‘카니제 소파’, 구름 같은 모양의 ‘누에이지’ 조명 등 그의 포트폴리오를 대표하는 가구들이 전시됐다. 지난번 서면 인터뷰에서 공간 디자인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지만 마음껏 그 역량을 표출하기에는 전시 부스도 작았고, 불경기까지 겹쳐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막 급물살을 탄 필립 니그로에게서 조바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더 많은 브랜드를 통해, 혹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지금처럼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을 계속해서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1 필립 니그로의 대표작 ‘컨플루언스’ 소파.
2 세라룽가의 ‘카니제’ 소파.
3 구름 같은 ‘누에이지’ 조명.

02 패턴 플레이
1월 메종&오브제에는 에디퇴르관이 전시장의 볼거리를 더한다. 이번에 느낀 에디퇴르관의 특징 중 하나라면 재미있는 패턴들이 많았다는 것. 미스프린트(Miss Print)에서는 무화과와 나뭇잎 등 자연 패턴을 마리메꼬 못지않은 그래픽 패턴으로 아기자기하게 풀어냈으며 리버티(Liberty)에서도 공작새의 깃털, 꽃 등을 그림처럼 섬세한 터치로 선보였다. 코르도네(Cordones)에서는 타일을 붙인 것 같은 실사 패턴의 벽지를 선보였고 데이드레 다이슨(Deidre Dyson)은 바다와 관련된 패턴의 카펫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미쏘니 홈(Missoni Home)에서는 한층 톤다운된 지그재그 패턴과 스트라이프 패턴의 쿠션과 소파 등을 선보여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미쏘니 홈 컬렉션.
아래 왼쪽 코르도네의 타일 벽지.
아래 오른쪽 데이드레 다이슨의 카펫.

03 금속이 대세
에클레틱 라인을 론칭하며 구리에 대한 애정을 표출했던 톰 딕슨의 마음이 올해는 황동으로 넘어간 듯하다. 톰 딕슨의 황동 컬렉션 코그(Cog)는 크기와 형태가 다양한 남성적인 느낌을 통해 요즘 가장 핫한 소재가 메탈임을 증명했다. 그 외에도 2가지 소재 이상을 믹스하거나 아예 금속으로만 이뤄진 재미있는 디자인의 제품들이 많았는데 디자이너 쇼코 추루모토는 SUS를 통해 미묘한 컬러의 티타늄 컵과 접시 등을 선보였으며 메뉴(Menu)의 구리 소재 조명, 네리&휴(Neri and Hu)가 선보인 황동 소재 상판의 테이블 등 전시장에서 메탈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톰 딕슨의 황동 컬렉션 ‘코그’.
아래 왼쪽 펌리빙의 화분.
아래 오른쪽 SUS 컬렉션.

↑ 구비의 마티유 마테곳 컬렉션.

04 북유럽의 파워
이번 메종&오브제에서 위상이 높아진 북유럽 브랜드들의 부스를 보며 세계적으로 노르딕 스타일이 대세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무토(Mutto), 노만 코펜하겐(Normann Copenhagen), 앤드트레디션(&tradition)은 나란히 부스를 선보여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들었고 나우! 디자인 아 비브르관에는 처음 나온 펌리빙(Fermliving) 또한 북유럽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하는 듯했다. 노만 코펜하겐에서는 워싱 볼이나 더스트 팬의 컬러 체인지와 함께 벨 조명의 새로운 사이즈와 옹켈(Onkel) 소파의 가죽 버전을 출시했으며 펌리빙에서는 시그너처인 그래픽 패턴뿐만 아니라 에스닉한 느낌을 가미한 테이블 클로스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건축가인 커스틴 H. 홀름퀴스트와 마티유 마테곳의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인 구비(Gubi)는 북유럽 브랜드 사이에서도 유니크한 디자인과 부스로 가장 주목을 끌었다.

앤드 트레디션의 코펜하겐 조명. ©&tradition
아래 노만 코펜하겐 ‘몽켈’ 소파의 가죽 버전. ©Normann Copenhagen

↑ 파올라 라보네의 레티앤코 컬렉션 중 ‘코코’.

05 마음을 달뜨게 하는 컬러
인플루언스관의 영향일지는 몰라도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보드라운 컬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샌드버그(Sandberg)의 벽지 스키닝(Skyning)과 그리닝(Gryning)은 석양이 지는 듯한 그러데이션 컬러의 벽지로 북유럽 스타일을 보여줬으며 PCM에서는 나뭇잎을 형상화한 레진 소재의 서브 접시를 소개했는데 손으로 직접 섞어서 만든 내추럴한 컬러가 인상적이었다. 프랑스의 듀오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콜로넬(Colonel)은 북유럽 기반의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룹으로 이번 메종&오브제를 통해 그들의 세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다. 가벼운 나무로 만든 가구와 패브릭 커버의 조명인데 여행과 휴일을 떠올리게 하는 상큼한 컬러로 주목을 받았다. 블루 컬러를 가장자리 부분에 적용한 침대 컬렉션 코코(Coco)를 선보인 파올라 나보네의 레티앤코(Letti&Co)도 그녀가 좋아하는 블루 컬러를 얼마나 다채롭게 변형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1,2 파스텔 컬러의 제품을 선보인 콜로넬의 컬렉션.
3 PCM의 레진소재접시.

왼쪽 리네로제의 ‘루체’ 1인용.
오른쪽 봉돔의 화분소파.

06 반갑고 고마운 빅 브랜드
이번 박람회에서는 늘 자리를 지켜왔던 빅 브랜드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었다. 카르텔이나 카시나는 파리 시내의 단독 쇼룸에서 신제품을 발표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때문에 익숙한 브랜드들이 눈에 뜨일 때마다 반가우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앞섰다. 언제나 명석한 디스플레이와 컬러 매치를 보여주는 리네로제(Ligne Roset)와 신나(Chinna)는 의자와 테이블, 액세서리류에서 꽤 많은 신제품을 내놨다. 특히 잉가 상페의 루체(Ruche) 소파를 1인용 암체어로 만나볼 수 있었는데 패브릭 컬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필립 니그로의 새로운 소파 코제(Cosse)도 신나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박스터(Baxter)는 역시나 이번에도 파올라 나보네와의 협업을 과시했다. ‘White is everywhere’란 주제의 컬렉션을 위해 온통 흰색으로 꾸민 쇼룸에는 은은한 광을 내는 화이트 컬러의 가죽 제품들이 자리를 잡았다. 아웃도어 브랜드 봉돔(Vondom)에서도 두 사람이 같은 방향 혹은 다른 방향으로 함께 누워서 쉴 수 있는 미니 베드와 밤에는 빛을 내는 조명 역할도 겸하는 화분 등을 소개하며 나우! 디자인 아 비브르의 부스를 지켰다.

박스터의 흰색 컬렉션 중 소파. ©Baxter
아래 신나의 코제 소파. ©Chinna

왼쪽 그랑지의 2014 신제품 라인.
오른쪽 방향제 브랜드 마틸드 엠의 리빙 컬렉션.

07 이것이 프렌치 스타일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는 나라답게 프랑스에는 수많은 스타일의 브랜드가 존재하지만 뿌리부터 프랑스인 브랜드는 어딘지 모르게 남다르다. 아무리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이고 모던 스타일이 보편화됐다고 하더라도 프렌치 스타일이 건재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프랑스의 국민 방향제로 불리는 마틸드 엠 (Mathilde M)에서는 새로운 향과 패키지의 방향 제품을 소개했으며(대표인 마틸드 엠 과의 인터뷰는 뒤에 이어진다), 코쿠쉬구르(Coquecigrues)에서도 페미닌한 디자인의 리넨 소재 커튼과 베딩, 쿠션 등 홈 패브릭의 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랑지(Grange)는 보다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클래식 가구들을 선보였으며 마치 베르사유의 궁전에 있을 법한 앤티크한 느낌의 타일라르다(Taillardat)에서도 데이베드와 암체어 등 앤티크한 느낌이 가미된 신제품을 출시했다. 자국에서 열리는 메종&오브제에 기꺼이 얼굴을 내민 프렌치 브랜드들이 반가웠다.

↑ 타일라르다의 데이베드 소파. ©Taillardat

08 What is this?
한번 보는 것만으로는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만져보거나 가까이 들여다보거나 “이건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봐야 하는 아이템들이 있다. 노메스 코펜하겐(Nomess Copenhagen)에서 소개한 갈퀴 모양의 옷걸이 레이크(Rake), 오륜기를 본뜬 옷걸이 훅인 ‘올림픽(Olympic)’을 선보인 이엔오(Eno) 스튜디오의 유쾌한 디자인도 즐거웠으며 다프트 펑크의 음반 커버를 떠올리게 하는 무슈타슈(Mustache)의 반사 조명, 작은 구멍이 뚫린 나일론 소재의 3D 조명을 소개한 엑스노보(Exnovo) 등 궁금증을 자아내는 아이템들이 박람회장의 웃음 코드를 책임졌다.

1 엑스노보의 조명. ©Exnovo
2 노메스 코펜하겐의 칼퀴 모양 옷걸이 ‘레이크’. ©Nomess Copenhagen
3 이엔오 스튜디오의 ‘올림픽’. ©Eno
4 무슈타슈의 조명 ‘옵티컬’. ©Mustache

09 클래식의 정의
클래식 음악의 특징은 명확하지만 클래식한 디자인의 정의를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클래식 디자인에는 과거로부터 내려온 문화와 취향이 반영돼 있다는 것. 예를 들면 마상(Massant)은 분명 모던한 아웃도어 가구들과는 차별화된 클래식 디자인의 아웃도어 가구를 선보인다. 이번에도 역시 등받이를 따라 굴곡진 곡선과 부드러운 라인의 다리 등의 가구를 선보였는데 의자부터 데이베드, 테이블 등 아이템도 다양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Astier de Villatte)에서는 스누피를 주제로 한 신제품과 함께 향꽂이, 조명 등의 신제품을 소개했는데 만인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인 스누피 캐릭터를 빌라트만의 클래식한 감성으로 변화시킨 점이 놀라웠다. 무아쏘니에(Moissonnier)는 어떤가. 프레임과 디자인은 클래식하지만 핫 핑크 패브릭으로 커버링하는 등 팝 스타일과의 믹스매치를 보여줘 신선함을 자아냈다.

1 마상의 아웃도어 체어와 테이블. ©Massant
2 무아쏘니에의 핑크 벤치. ©Moissonnier
3 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뉴 컬렉션. ©Astier de villatte

10 ETC

왼쪽 레스빗의 펜던트 조명.
오른쪽 틴자의 에스닉한 테이블.

1 에스닉의 존재감 에스닉 브랜드들이 참여하는 1관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북적였다. 특히 브라질에서 자라는 야생 풀을 활용한 램프와 바스켓 등을 쇼룸에 디스플레이해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한 베스트 비포(Best Before)와 나무의 모양을 그대로 살린 의자와 사이드 테이블 등을 소개한 틴자(Tinja)의 제품들이 돋보였다.

2 유쾌, 상쾌, 통쾌 전시장에서 잠시 지친 다리를 쉬어갈 수 있도록 꾸며진 팻보이(Fat Boy) 부스는 역시 싱그러웠다. 주니어 빈백 의자부터 조명과 트레이를 자석으로 연결할 수 있는 ‘스낵라이트(Snaklight)’ 등 신제품 컬렉션으로 풍성한 팻보이 스튜디오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3 뭉쳐야 산다 작은 조명이 모여 하나의 큰 조명을 이루는 빅 사이즈의 조명. 레스빗(Lesvit)을 통해 선보인 아릭 레비의 조명 역시 여러 개의 병 모양 조명이 모여 더욱 존재감을 발했으며 블랙 보디(Black Body)의 LED 조명은 칩처럼 얇고 작은 조명들이 모여 아주 큰 펜던트 조명을 이룬 재미있는 제품이다.

1 베스트 비포의 조명.
2 팻보이의 ‘스낵라이트’.
3 팻보이의 주니어 빈백.

INTERVIEW 향기로운 마틸드 엠
프랑스의 국민 방향제로 불릴 만큼 유명한 마틸드 엠 . 브랜드와 똑같은 이름의 대표 마틸드 엠 을 메종&오브제에서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에디터 신진수

마틸드 엠 이란 본인의 이름이자 브랜드 네임은 어떻게 시작됐나?
마틸드 엠(Mathilde M)은 프랑스어로 ‘마틸드가 사랑하다’란 문장과 비슷한 발음을 가지고 있다. 내 이름이기도 하지만 뜻도 좋아서 사용하게 됐다. 조금 구식인 이름이기도 하지만 우리 브랜드의 노스탤지어적인 느낌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려달라.
마틸드 엠 은 오발(Orval)이란 브랜드의 자회사 개념이었다. 1986년에 설립된 오발에서 2000년에 키친 패브릭, 키친 텍스타일 브랜드를 론칭했고 그것이 마틸드 엠 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잘되지 않아 오발에 흡수되었는데 그 결과 마틸드 엠 은 어떤 사업군도 가지고 있지 않은 브랜드가 됐다. 그 후 뭘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방향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왜 하필 방향제 사업이었나?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타임리스’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언제나 존재하고, 어디에나 존재하며 유행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제품 말이다. 또 18세기 프랑스의 정신이기도 한 로맨틱하고 노스탤지어적인 분위기와 어울리는 아이템 중 향수, 방향제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론칭 이후 위기도 있었나?
마틸드 엠 은 꾸준히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시작해서 4년 만에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 처음 2년은 어떻게 사업을 발전시킬 것인지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 그 후 2년이 지나서야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마틸드 엠 의 향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단순히 만들어진 향을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향을 복합적으로 섞어서 개발한다. 왜냐하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향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향은 사람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예를 들어 라이스 파우더 향은 엄마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향 하나로 여러 가지 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1 마리 앙뚜아네뜨 디퓨저. 12만원.
2 볼티지 향의 석고 열쇠 방향제. 8천원.
3 욕조 모양 비누 받침대. 4만6천원.
4 라이스 파우더향의 천사 모양 석고 방향제. 8천원.

향의 개발은 누가 담당하나?
그라스라는 지역에 있는 조향사에게 향을 제안하는데, 가끔 이 과정에서 이야기나 이름 등에 어울리는 향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마틸드 엠 에는 실험실처럼 향을 만드는 공간이 따로 있다. 론칭 이래 세 명의 조향사가 향을 만들어왔다.

모던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는가?
우리는 사실 프랑스 고유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회사다. 이제 어디에나 존재하는 모던한 스타일은 차갑지만 로맨틱한 스타일은 조금 다르다. 다른 스타일과 섞기도 쉽고 무엇보다 따듯하다. 환경이 점점 모던해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따뜻한 것이 필요하다.

짦은 시간에 성공하게 된 비결은 무엇인가?
마틸드 엠 은 고품질을 지향하고 있고 소비자들이 이를 알아주는 것 같다. 우리는 향수를 와인과 비교하곤 한다. 와인이 만들어질 때 맛과 냄새가 서로 다르듯 향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좋은 향과 와인의 맛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진다. 시간을 아우를 수 있는 향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는 아주 중요한 문제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향이 있다면?
내가 만든 향이기 때문에 다 애정이 있지만 라이스 파우더 향과 향수 라인의 마틸드 향을 좋아한다. 향수 역시 방향제를 함께 사용해도 잘 어울린다. 라이스 파우더 향에 다른 향을 뿌려도 이질감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데 향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가 섞여서 그런 효과를 만들어낸다.

마틸드 엠 의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한편으로는 영광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날이 갈수록 카피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디자인 부분에서 특히 그러한데 대신 마틸드 엠 은 앞으로 향으로 차별화를 꾀할 것이다. 그 외 계획은 정보 누출이 되지 않도록 비밀로 하겠다!

↑ 마틸드 엠 의 메종&오브제 부스.

SHOP INFO
마틸드 엠 의 제품은 국내 공식 딜러 업체인 메종드파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메종드파리는 마틸드 엠 을 비롯해 꼬꾸시그루,레네비에르,블랑디보아 등 유럽 정통의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를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1191-1 형우빌딩1층 메종드파리
문의 070-4212-7081,www.parisangel.co.kr (메종드파리 서래마을점 )

에디터 신진수
출처 〈MAISON〉 2014년 3월호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