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VOICE 진정한 모던 한식

EDITOR’S VOICE 진정한 모던 한식

EDITOR’S VOICE 진정한 모던 한식

사실 한식에 대한 불만이 많다. 일단, 한식은 수많은 노동력을 요한다.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하나하나 반찬을 만드는 수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온지음

온지음의 실내 모습.

 

온지음

온지음 팝업 레스토랑에서는 <찬 CHAN>에 소개된 백반을 맛볼 수 있다.

 

이 모든 준비는 한국의 어머니들이 도맡아왔다. 주방에 서서 멸치 육수를 내고 김치를 써는 어머니들의 뒷모습은 수많은 이들이 공유하는 풍경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노동력을 쏟아부어 식탁에 올라온 백반은 일품 요리와 비교할 때 큰 메리트 있는 맛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전 온지음 맛공방의 백반 팝업 레스토랑에 다녀온 뒤 그 불만이 쏙 들어갔다. 전통음식을 연구하는 온지음의 팝업 레스토랑은 최근 발간한 요리책 <찬 CHAN>의 메뉴를 맛볼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다. 밥과 국, 여섯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백반을 맛보았는데, 모두 그 맛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밥과 반찬이 그렇게 완벽한 하모니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온지음에서 처음 알았다. 심지어 한국적인 미를 모던하게 재해석한 공간과 앞치마, 그릇 등의 사소한 디테일까지 완벽했다. “반찬은 저장 음식으로 쉽게 상하지 않아요. 장아찌나 조림 같은 반찬 하나에 김치만 곁들이면,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죠.” 조은희 방장이 한식이 지닌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온지음의 연구원들은 <음식디미방> <궁중음식 전문서> <서울의 반가음식> 등의 고조리서뿐 아니라, 서울 반가댁이나 지방의 여러 명인들을 만나며 잊혀져가는 한국 음식을 연구했다. 그리고 우리의 옛 음식이 지닌 다양한 조리법을 발굴해 세련된 맛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발전하지 않는 전통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정형화된 한정식 스타일만 고수할 것이 아니라, 전통을 현대화시키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온지음에서 진정한 모던 한식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CREDIT

에디터

문은정

TAGS
Foodie’s Recipe

Foodie’s Recipe

Foodie’s Recipe

과일처럼 달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의 초당옥수수가 제철을 맞았다. 요리 좀 한다는 미식가들은 어떻게 먹을까. 서초양식당의 김성현 셰프와 푸드 칼럼니스트 정동현이 자신들의 비법 레시피를 공개했다.

 

초당옥수수

 

초당옥수수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의 표정은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이게 정말 옥수수라고?” 그도 그럴 것이, 입안에서 오도독 하고 터지는 식감은 옥수수보다는 오히려 과일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초당옥수수는 흔히 볼 수 있는 식재료가 아니었다. 진귀한 재료를 가장 빨리 구하는 셰프들 사이에서나 알음알음 유통되던 것이였다. 그러나 최근 강원도 홍천, 충북 괴산 등지의 농가들이 초당옥수수의 생산량을 크게 확대함에 따라 이제는 마트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식재료가 되었다. 그렇다면 ‘초당’은 무슨 뜻일까. 영어로는 ‘Super Sweet Corn’으로, 이를 한자로 번역하면 ‘초당 超糖’이 된다. 즉 매우 단 옥수수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일반 옥수수처럼 물에 푹 삶아 먹으면 되는 것일까?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보선은 조금 다른 조리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옥수수 자체의 단맛이 강하기 때문에 물에 넣고 삶으면 오히려 단맛이 빠지기 쉬워요. 김이 오른 찜기에 넣고 15분간 찌거나 뚜껑이 있는 그릇에 담거나 랩을 씌운 뒤 전자레인지에서 5분간 돌려 드세요.” 오래 보관할수록 당도가 떨어지므로 수확 후 빨리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껍질째 봉지에 담아 냉장고 채소칸에 넣어두고 최대 일주일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한 김 쪄서 식힌 뒤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얼려두면 두고두고 입이 호사하는 간식이 된다.

 

 

정동현 푸드 칼럼니스트

RECIPE BY 정동현 푸드 칼럼니스트

 

“2년 전 이자카야에서 처음 초당옥수수를 맛보고 터지는 과립의 느낌이 과일 같았다고 생각했다.
식감이 좋기 때문에 보통 생으로 먹는 편이다.
조리할 때는 과하지 않게 굽거나 살짝 찌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초당 옥수수

초당옥수수 솥밥

초당옥수수 솥밥

재료(2인분) 초당옥수수 2개, 쌀 200g, 다진 홍고추 1개분, 버터 15g, 송송 썬 쪽파 적당량

1 옥수수는 칼로 알을 바른다. 물에 옥수수 심을 넣고 15분간 끓여 채수를 만든다.

2 쌀은 20분간 불린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뺀다.

3 솥에 불린 쌀과 옥수수 채수를 넣고 가열한다.

4 밥물이 끓으면 약한 불로 12분간 익힌다.

5 4에 다진 홍고추와 초당옥수수 알을 넣고 10분간 뜸을 들인다.

6 쪽파를 뿌리고 버터를 넣고 비벼 먹는다.

 

 

김성현 셰프

RECIPE BY 김성현 서초양식당 셰프

 

“초당옥수수는 대체로 익혀서 먹지만, 생으로 먹어도 아주 맛있다.
믹서에 갈아 퓌레나 차가운 수프를 만들어도 잘 어울린다.
특히 관자처럼 단맛이 도는 해산물과 궁합이 좋다.”

 

초당옥수수 레시피

옥수수 팬 프라이 샐러드

 

옥수수 팬 프라이 샐러드

재료(2인분) 초당옥수수 2개, 새우살 100g, 셜롯 2개, 마요네즈 50g, 스리라차 소스 20g, 꿀 15g, 라임 1/4개, 고수 · 소금 · 후춧가루 · 식용유 조금씩

초당옥수수는 살을 발라 식용유를 살짝 두른 팬에 노릇하게 볶아 식힌다.

2 새우살은 거칠게 다져서 팬에 볶아 식힌다.

3 셜롯은 잘게 다진 후 1, 2와 함께 볼에 담아 섞는다.

4 3에 마요네즈, 스리라차 소스, 꿀을 넣고 섞은 뒤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다.

5 접시에 담아 기호에 맞게 라임과 고수를 올려 먹는다.

CREDIT

에디터

문은정

포토그래퍼

이예린

foodstylist

김보선(스튜디오 로쏘)

assistant

전윤정

TAGS
Back to 1950’s

Back to 1950’s

Back to 1950’s

온 사방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영화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비건 피자 카페 ‘험블 피자’가 런던 킹스 로드에 오픈했다.

 

험블 피자

캔디 핑크 컬러로 단장한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Child Studio

 

지난 5월, 런던 첼시 지역에 위치한 킹스 로드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오픈한 피자 가게가 있다. 런던 기반의 인테리어 스튜디오 차일드 스튜디오 Child Studio가 디자인한 험블 피자 Humble Pizza는 1950년대 런던 웨스트엔드에 처음 등장해 유행을 몰고 온 포미카 카페 Formica Café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됐다. 그 당시 첼시 킹스 로드는 영국의 팝 문화와 펑크 록 패션을 대표하며 롤링스톤스를 비롯한 수많은 음악가와 보헤미안이 즐겨 찾던 거리였다. 그러한 대표적인 거리에 포미카 카페는 모던한 라미네이트와 파스텔 톤으로 꾸민 커피와 간단한 스낵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소였고, 포미카 카페의 등장과 함께 런던의 카페 문화가 활발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시대적 미감을 그대로 재현한 곳이 험블 피자다.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는 공간에 체리나무와 모자이크 타일, 네온사인, 미드센트리 빈티지 조명으로 분위기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연출했다. 오픈 키친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신선한 채소를 사용한 맛있는 피자를 주 메뉴로 선보인다. 최근 런던에는 다양한 비건 음식점이 생겨나고 있기에 험블 피자의 오픈은 더욱 주목받을 듯하다. 험블 피자는 1950년대 런던의 아이코닉한 배경을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독보적인 피자집이 아닐까 싶다.

add 342 King’s Road London, SW3 5UR

tel 020 7351 5505

web www.humblepizza.co.uk

 

런던 험블 피자

ⓒChild Studio

 

비건 피자

이곳에서 사용하는 식기와 가구 또한 핑크 컬러로 통일돼 있다. ⓒChild Studio

 

humble pizza

페퍼로니가 올라간 글루텐프리 피자. ⓒChild Studio

 

london humble pizza

핑크와 대조되는 그린 컬러와 강렬한 네온빛으로 드라마틱한 공간을 연출했다. ⓒChild Studio

 

채식 피자

험블 피자

CREDIT

에디터

원지은

writer

조수민(런던 통신원)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