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뒤 숨겨진 미슐랭 다이닝, 프레보.

갤러리처럼 꾸며진 레스토랑 프레보의 입구는 그림 뒤 숨은 문으로 이어진다. © Max B

짙은 녹색 벽과 연갈색 가죽 의자가 어우러진 프레보의 메인 다이닝 룸. © Max B
뉴욕 로컬들이 사랑하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한 골목에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프레보 Frevo가 자리한다. 통창 너머로는 작은 갤러리처럼 보이지만, 한 벽면에 걸린 페인팅 뒤 감춰진 문을 열면 단 16석으로 이루어진 다이닝 바가 모습을 드러낸다. 공동 설립자 베르나르도 실바 Bernardo Silva는 뉴욕의 스피크이지 문화에서 영감받아 이 비밀스러운 구조를 구상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다 알 수 없는 도시가 뉴욕”이라며, 그는 “이 도시의 진짜 재미는 숨겨진 장소를 하나씩 발견해가는 데 있다”고 말한다. 프레보는 실바와 브라질 출신 셰프 프랑코 삼포냐 Franco Sampogna가 함께 만든 공간이다. 두 사람은 17세에 프랑스 남부에서 처음 만나, 언젠가 뉴욕에 둘만의 레스토랑을 열자는 약속을 했다. 이후 각자의 자리에서 커리어를 쌓은 후 약 10년 만에 그때 약속을 현실로 옮겼다.

다이닝 룸 내부에 걸린 Mr.StarCity의 페인팅. © Max B

할라피뇨 가스파초와 캐슈 크림을 곁들인 방어 요리. © Evan Sung
인테리어를 맡은 세계적인 건축 스튜디오 록웰 그룹 Rockwell Group은 금속과 목재, 컬러의 균형을 섬세하게 조율해 절제된 감각을 구현했다. 천장과 벽면은 짙은 청록색으로 통일해 공간의 몰입감을 높였고, 바 좌석에는 연갈색 가죽을 사용해 따뜻함을 더했다. 와인 디스플레이 캐비닛은 백라이팅과 짙은 베이지 톤의 석재를 활용해 기능성과 미감을 동시에 살렸고, 갤러리와 다이닝룸 사이를 잇는 벽면은 감쪽같이 색을 입혀 하나의 평면처럼 매끄럽게 연결했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프레보의 음식은 전 세계의 재료와 조리법을 유연하게 엮어낸다. 초콜릿과 와사비, 꿀 아이스크림과 콩테 치즈 같은 의외의 조합을 소개하는 테이스팅 메뉴는 시즌마다 새롭게 바뀌며, 와인 셀렉션 역시 내추럴부터 클래식 빈티지까지 폭넓게 구성된다. 입구를 겸하는 갤러리에서는 신진 작가부터 유명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시가 수시로 교체된다. ‘끓다(Ferver)’라는 뜻의 포르투갈어에서 이름을 딴 프레보. 이곳은 그 이름처럼 늘 새로운 무언가로 들끓는다.